2017년 9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 의령 군민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제8회 천강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 아산 현충사 들어가는 옛길 ©최영숙
최분임 시인의 천강문학상 시상을 축하하기 위해 소래문학회 회원들이 새벽 6시 경 출발했다. 아산 현충사 들어가는 곳의 아름다운 은행나무 가로수 길 옆에서 준비해온 아침 식사를 했다. 축하를 겸한 가을여행은 더욱 사람들을 편안하고 가슴 뛰게 만들었다.
▲ 대나무숲에 들다 ©최영숙
의령으로 들어섰다.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던 길을 멈추고 알 수 없는 길로 들어섰다.
충의 고향답게 푸른 잎이 청청한 대나무 숲이 있었다. 저 멀리서 이 숲길을 보고 찾아든 일행이 감사했다.
허물을 벗고 있는 뱀을 만났다. 이 녀석도 난감했을 듯했다. 피하자니 꼼짝도 못 하는 실정이고 자신의 목숨을 온전히 운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가까이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자신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절대 절명의 위기를 넘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의 증직명과 관향 등이 적힌 명판을 보관한 충의각
충익사는 임진왜란 때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켰던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과 17장령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의 증직명과 관향 등이 적힌 명판을 보관하는 충의각 위편의 대나무는 임진왜란 당시 충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렸던 의병들의 기개를 보는 듯했다. 충의각은 한 곳도 쇠못을 치지 않는 전통 목조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 최분임 시인 곽재우와 17장령의 위폐를 모신 사당에 향을 피우다 ©최영숙
최분임 시인이 곽재우와 17장령의 위폐를 모신 사당에 향을 피우고 예를 표했다. 천강문학상이 곽재우 장군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니 만큼 심사위원들도 꼭 사당에 참배를 드리고 심사를 했다고 한다.
▲ 700년된 모과나무 아래 서다 ©최영숙
충익사에는 수령 300년 된 경상남도 시.도기념물 제 83호로 지정된 모과나무가 있었다. 모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 모과나무는 기대된다. 원래 가래면 수성리 입구 계곡에 있었던 당산목으로 토속신앙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1978년 망우당 곽재우 장군 유적지 정화사업을 실시할 때 이곳 충익사로 옮겨 심어 놓았다고 한다. 울퉁불퉁한 나무는 신령스럽게 느껴졌다.
▲ 천강문학상 시상식전 공연을 하다 © 최영숙
의령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소머리국밥을 먹고 천강문학상 시상식이 치뤄지는 의령군민문화회관으로 갔다. 초대되어 온 장하은 기타리스트의 선율은 참석자들이 그의 음악 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 최분임 시인 인사말을 하다 © 최영숙
최분임 시인에게 수상소감을 물었다.
"이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의령군과 <천강문학상> 관계자 분들, 그리고 부족한 詩를 선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오늘 이 상에 부끄럽지 않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 오늘 이 상은 한 달에 한번 모이는 합평회 때마다 날카롭고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준 소래문학회 회원들 덕분이다. 더디고 느린 걸음의 내 詩가 여기까지 온 건 순전히 소래문학회의 힘이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먼 이곳 의령까지 새벽길을 나서 이 자리에 함께해 준 소래문학회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 전한다. 늘 이렇게 뜨거운 마음을 받기만 해서 죄송하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마음을 갚을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의 수상 소감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내세울 것 없는 삶이지만 시 하나만큼은 떳떳하다.’ 그 문장을 잊을 수 없다. 아니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문장이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 짧은 문장에 한동안 찌르르 감전됐었다. 비루한 내 삶과 별개로 비루하지 않는 詩를 써야 한다는 강박, 내 안에 비수처럼 새겨진, 그 문장을 스승처럼 모시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늦은 나이에…. 빠르고 화려한 걸음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끙끙거리는 시간들을 데리고 다시 걸을 것이다."고 했다.
최분임 시인의 결기 있는 강단과 겸손함, 시를 대함에 있어서의 그 치열함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더욱 깊어질 그녀의 시선이 기대된다.
▲ 단체사진을 담다 ©최영숙
단체사진을 담았다. 시상식이 끝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저녁식사를 가볍게 먹고 의령 시장을 들렀다. 의령에 오면 소바 맛집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소문처럼 의령소바는 최고의 맛이었다. 되돌아 갈 기운을 충전시키는 듯했다. 시장에서 망개떡을 한 상자씩 들고 시흥으로 출발했다.
▲ 곽재우 장군의 시 ©최영숙
곽재우 장군이 평생을 보았을 의령을 하루로 다 볼 수는 없었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의령을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졌다.
이번 가을 여행은, 최분임 시인 시상식 참석이라는 유쾌한 여행의 목적과 화창한 날씨, 마음이 통하는 일행, 의령의 아름다운 산천과 맛 집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의미 깊고 아름다운 가을 여행이었다.
첫댓글 시흥장수신문에 올린글입니다. 최분임 샘 축하드립니다.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길 바랍니다.
태어나서 처음 의령에 가보았습니다. 최분임 시인 덕분에 모처럼 즐거운 가을 여행이었죠. 다시 한번 천강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멋진 사진으로 여행을 빛나게 해주신 최영숙 선생님 고맙습니다.
장하은 양의 기타연주는 꼭 한번 다시 듣고 싶군요. 시흥으로 오는 내내 귓가에 맴돌던 아름다운 선율...
그 이름을 기억이 가물해서 못 적어 넣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정해서 올려야겠습니다.
최영숙샘 고맙습니다. 사진 찍고 글 쓰고 올리고...하루 종일 운전해 준 임경묵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그곳까지 와 준 샘들, 고맙고 저도 가을여행을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황샘은 대상포진까지...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최분임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저 작은 체구에서 어찌 그리 아름다운 시어들이 탄생하는지 대단하세요~^^*
먼 길 다녀오신 샘들도 즐겁고 행복하신듯 싶네요~
이제야 사진을 봤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구요,
쭉~~ 좋은 시 많이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