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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해우(海隅)의 백합국어사랑방(신문사설&칼럼) 원문보기 글쓴이: 해우(海隅)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 일러두기 :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편집한 것이며 상업적 목적은 일절 없습니다.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본인의 성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
[한국일보 사설-20110127목] 2014 수능개편안, 학교 변화 계기 될까
교육과학기술부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26일 확정 발표했다. 새 학기에 고교생이 되어 3년 후 개편 수능시험을 보게 될 학생들은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 개편안은 앞으로 대입시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데 맞춰 수험생들의 수능학습 부담을 줄여 주는 데 초점을 뒀다.
골자는 현재 범 교과서적 성격의 통합문제가 출제됐던 수능의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의 명칭을 국어, 수학, 영어로 바꿔 교과 중심 문제로 출제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수리영역에만 시행하고 있는 수준별 시험을 A, B형으로 나눠 국영수 세 과목 모두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탐구영역의 최대 응시과목 수도 올해 치러질 2012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한 과목 줄어든 2개로 조정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시안에 들어 있던 수능 연 2회 실시 방안, 사회ㆍ과학 탐구과목 통합안, 제2외국어와 한문 제외 방안 등은 백지화했다. 수능을 2회 실시할 때 학생들로선 두 차례 시험을 모두 볼 수밖에 없어 오히려 학습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을 감안한 결정이다. 과목 통합과 제외를 백지화한 것도 거창했던 계획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으나, 수업현장의 현실 등을 고려하면 유연한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편안은 학교 교육의 양상을 적잖이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국영수 문제 유형이 교과 중심 문제로 바뀌는 건 수업과 내신, 수능시험까지 일관된 맥락의 수업을 가능케 함으로써 학교 수업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도 수능 과목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주도 학습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시도해볼 여지가 커지게 됐다.
수능학습의 부담이 줄어든 건 대입시에서 그만큼 논술 등 수능 이외의 요소가 크게 작용하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백과사전적 지식보다 개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내겠다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방향이기도 하다. 개편안이 학교에서 수능을 넘는,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습 분위기를 일구는 쪽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한겨레신문 사설-20110127목] 구제역 확산 자초한 농식품부 장관 물러나야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의 대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응 매뉴얼 자체가 엉성했고, 초기 대응에서부터 이후 본격적인 방역활동에 이르기까지 농림수산식품부 등 방역당국의 대처 방식도 안이하기 그지없었다. 농식품부 등 정부당국은 총체적인 방역망 부실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구제역 방역 체계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그대로 드러난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23일 들어온 의심신고를 간이검사만 거친 채 음성으로 판정하고 후속 조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11월28일 구제역이 확인됐지만 이미 발생 시점으로부터 2주 이상이 흐른 뒤였다. 경북 안동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기도 전에 구제역은 경기 지역까지 전파돼 있었다.
구제역이 경북에서 경기를 거쳐 강원·충청 등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감염 경로는 대부분 분뇨차·사료차 등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예상했던 감염 경로이므로 당국이 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관성 없는 백신 대책도 구제역 차단 효과를 크게 감소시켰다. 초기 대응에서부터 방역망 구축, 백신 접종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 셈이다.
구제역 확산이 그치지 않는 지금 상황에선 일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 책임은 그다음에 묻는 게 순서다. 하지만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지 두달이 지났다. 270여만마리의 가축을 매몰하고도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등 현재의 방역당국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 구제역 종식을 기다리던 여론도 인내의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번 구제역 재앙과 연관된 정부 당국자들은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방역체계의 혼란이 우려된다면 일단 농식품부 장관만이라도 물러나야 한다. 지금 체제로 그냥 가면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하기엔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정부는 농식품부와 행정안전부에만 맡겨두지 말고 새로운 대응체제를 구축해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어제 설연휴 구제역 확산에 대비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선일보 사설-20110127목] 투자자 돈 끌어다 쓰고 한 달 만에 법정관리라니
국내 해운업계 4위인 대한해운이 25일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작년 12월 중순 주주배정 방식으로 8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투자자 돈을 끌어들인 지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대한해운 주식은 이날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만약 법원이 기업회생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한해운은 청산 절차를 밟게 되고 주식은 휴짓조각이 돼버린다. 법원이 회생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대한해운 주식은 관리종목으로 편입된다. 관리종목이 되면 보통 주가가 떨어진다. 투자자들로서는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대주주와 경영진이 곧 부도날 회사를 멀쩡한 회사인 양 투자자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
현실적으로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들 피해를 막을 길은 없다. 금융위원회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으로부터 증권 신고서를 받고 있지만 기본 요건만 갖추면 거의 100% 통과다. 증자 업무를 주관하는 증권사들도 기업 재무상태 등에 대한 실사(實査)를 거의 하지 않는다. 상장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는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실기업의 오너와 경영진은 당장 급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골탕먹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7년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한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증자 1년도 안 돼 상장폐지된 기업이 111개나 된다. 대주주가 상장폐지를 앞두고 막판에 한 몫 챙기기 위해 유상증자 실시한 뒤 그 돈을 빼돌린 경우도 적지 않다.
선의의 피해를 줄이려면 기업 공시제도를 보완·강화해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상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도 더 무겁게 묻고, 투자자를 속이려는 고의(故意)가 엿보이면 수사의뢰도 해야 한다. 법원이 오너나 그 가족, 또는 구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이나 고문으로 지명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신용평가회사들은 대한해운의 신용등급을 마지막까지 투자등급으로 유지하다 회생 신청 사실이 알려진 다음에야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다. 이들의 부도덕한 사업방식에 대한 제재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경향신문 사설-20110127목] 나라 망신 자초할 법무부 유엔 인권보고서
법무부가 유엔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 규약 이행에 관한 제4차 국가 보고서’ 초안이 정부의 일방적 주장만 담아 논란이 일고 있다. 초안은 대형 신문사와 대기업에 대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업 허용을 진입규제 완화라며 자유권을 확장한 사례로 들었다. 또 교사 시국선언과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 활동에 대해선 확정 판결 전임에도 “공익에 위반한 집단행위”와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못박아 기술했다. 종편 사업자 선정 등으로 여론 독과점에 대한 걱정이 비등한 상황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정부 입장을 밝히는 보고서라고 하지만 법무부의 초안은 현실 무시를 넘어 왜곡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쟁점이 되는 모든 분야에서 정부 입맛대로 기술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인권 제도와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미비점은 도외시했다.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사실 유포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권리 증진 사례로 언급했지만, 법무부가 이에 사실상 불복해 대체입법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은 뺐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법무부의 무차별 단속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막연히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입법을 통해 권리가 증진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온통 나라를 뒤흔든 민간인 불법사찰과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국방부의 불온서적 선정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다. 이러고도 법질서 확립과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기관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 법무부에 묻고 싶다.
유엔 인권규약위원회들이 정부 보고서를 심의하는 목적은 위원회와 규약 당사국간 건설적인 토론을 위한 것이다. 아무리 정부 보고서라고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인 내용을 보고해서야 어떻게 생산적 토론을 통해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 국내 인권 현실을 은폐·왜곡하는 것은 인권 개선 의지 부족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다. 오죽하면 정부에 종속된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받는 국가인권위조차 이 초안이 미흡하다고 곳곳에서 지적하고 있을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한국의 인권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권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한한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마저 정보기관에 의해 감시받은 일까지 있었다. 법무부는 설사 인권관련 기구나 단체들과 입장이 다르다 해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라도 제대로 보고하는 것이 국가 망신을 덜 시키는 처사임을 명심할 일이다.
[서울신문 사설-20110127목] 학생·학부모 헷갈리게만 한 수능 개편안
오는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대학입시 때 치르게 되는 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의 개편안이 확정돼 어제 공개됐다. 핵심을 정리하면 국어(옛 언어영역), 수학(수리), 영어(외국어)는 수준에 따라 A·B 두 가지 유형을 출제해 그 가운데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 또 사회·과학 탐구 영역은 최대 4과목까지 시험 보던 것을 2과목으로 줄였다. 반면 연 2회 수능을 치르려던 계획은 유보했고, 제2외국어·한문 폐지는 취소됐다. 이런 정도라면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도 마치 수능시험의 골격을 바꾸기나 하는 것처럼 한동안 호들갑을 떨었다는 게 그저 딱해 보일 뿐이다.
교과부는 이번 수능시험 개편의 목표가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정도 개편 가지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영·수 과목을 학생 수준에 맞게 두 유형으로 나눈다고는 하나 수학은 이미 인문계·자연계가 따로 보아 왔다. 국어·영어도, 수험생 대부분이 노리는 상위권 대학은 당연히 높은 수준의 시험 성적을 요구할 터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 사회·과학 탐구 영역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4학년도부터는 4과목을 2과목으로 줄인다고 했지만,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 대학들은 2011년도 입시에서 이미 2과목만을 반영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수험생 부담은 사실상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학입시를 개선하려면 초점을 사교육 부담 줄이기와 객관성·공정성 강화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으로 수험생 부담이 줄지 않으니 사교육 의존도가 낮아질 리 없다. 게다가 교과부는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이 줄어드는 방향에 맞춰”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능보다는 입학사정관제 및 논술 시험을 위주로 한 수시 전형을 권장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입학사정관제에 의구심을 갖고 있고, 논술은 공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입시의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실효성은 거의 없으면서 학생·학부모만 헷갈리게 하는 수능 개편 작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참으로 걱정이다.
[한국경제신문 사설-20110127목] 국가부채 더 까다롭게 파악하고 관리해야
기획재정부가 어제 공청회를 열고 나라 살림을 한눈에 보여주는 재정통계를 다시 작성하기 위한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국가채무를 새로 확정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내용은 통계를 작성하는 기준을 국제통화기금(IMF)의 1986년판 통합재정통계(GFS)에서 최신판인 2001년 GFS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회계기준을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꾸고 정부 포괄범위를 중앙 및 지방재정뿐만 아니라 비영리 공공기관까지 확대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는 정부가 추정한 393조~394조원(2010년 말 기준)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범위가 확대되고 발생주의 채택으로 임대형 민자사업 미지급금이나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기준을 따랐다는 개편안조차 일관성을 잃어 국가채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빚이 지금처럼 국가채무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원가보상률이 50%가 넘는 공기업은 제외한다는 원칙에 따라 LH 빚을 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H공사법 11조는 LH 손실에 대해 자체 적립금이나 준비금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보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LH의 손실은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 LH 빚은 곧 국가부채라는 얘기다. 공무원 및 군인연금의 충당 부채도 국제기준에는 일반부채에 포함토록 하고 있는데 정부가 자의적 판단으로 제외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가채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효율적 재정관리와 합리적인 국가운영을 위한 선결 과제다. 최근의 무상복지 논란에서 보듯 앞으로 복지수요가 급증하고 통일에 대비한 재정수요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재정위험이 얼마나 악화될지,우리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도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가채무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잠재울 수 있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통계가 나와야 한다.
[서울경제신문 사설-20110127목] 보험질서 선진화 원년 돼야
정부가 올해를 '보험범죄 추방 원년'으로 선포하고 정직한 보험질서 확립대책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보험사기를 비롯한 고질적인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범죄는 선량한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려 가계살림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의 신뢰성ㆍ정직성을 떨어뜨리는 등 폐해가 막심하다. 정부는 관계 당국은 물론 보험사 등 민간과도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해 보험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보험범죄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보험범죄로 적발된 금액은 지난 2007년 2,045억원에서 2008년 2,549억원, 2009년 3,305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다. 감독 당국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기 규모는 연간 2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70%가 자동차보험과 관련돼 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비율)이 계속 치솟아 보험사들의 경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모럴해저드는 곳곳에 만연해 있다. 일부 병원, 차량 정비업소 종사자는 물론 청소년, 탈북주민 등 여러 분야와 계층에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보험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보험범죄에 따른 보험금 누수는 고스란히 선의의 계약자에 돌아갈 뿐 아니라 시회적 비용을 높여 경제사회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정부는 이번에 금융범죄수사팀을 대폭 보강하고 보험범죄 적발시 제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 일벌백계로 다스려 보험범죄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과 의료기관ㆍ보험사 등의 협력체제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경우 민관합동으로 보험사기 및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턱없이 높게 책정돼 있는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수가 조정 등 자동차보험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개선돼야 한다. 올해가 보험질서 선진화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오늘의 주요 칼럼 읽기
[동아일보 칼럼-오늘과 내일/허승호(편집국 부국장)-20110127목] 유시민 전 복지장관에게서 배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치적으로 강고한 비토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행정가로서는 유능했다는 평가도 많다. 복지부의 다수 공무원들은 그를 ‘역대 장관 중 가장 합리적이고 소통하는 장관’으로 친다. 그가 최근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왜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져 주느냐”는 것이다. 그는 아주 적극적인 복지론자이지만 장관 시절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개혁을 해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복지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그는 시민단체로부터 ‘국민불신임장’을 받기도 했다.
요즘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논쟁이 뜨겁다.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같은 복지혜택을 베푸는 보편적 복지는 유연성이 떨어지고 효율성도 낮다. 하지만 “쟤 무료급식 대상자야”라는 같은 학급 친구들의 수군거림(낙인효과)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극빈층으로의 계층추락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사회안정성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필요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선별적 복지는 비용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 좋다.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관계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낙인효과를 감수해야 한다.
복지 논쟁이 가열되면서 보편복지, 선별복지라는 꽤 전문적인 용어가 일반 국민에게 꽤 친숙하게 됐다. 기자의 생각에 이 문제는 2012년 총선 및 대선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것 같다. 현재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적 지형으로 볼 때 복지와 안보만큼 뜨거운 이슈가 또 있을까 싶다.
좋은 일이다. ‘누가 누구와 한 편이 됐다’는 뉴스에 주목하거나, 국민 실생활과는 무관한 일로 여야가 멱살잡이 하던 기존의 정치행태보다는 이쪽이 훨씬 낫다. 이는 또 우리가 ‘앞으로 어떤 형태의 복지사회를 지향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할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사회가 성숙했다는 뜻이다. 경제적 토대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지만, 복지의 향상 없는 성장 역시 허망하지 않은가? 적극적 능동적으로 이 상황을 맞을 만하다.
한국은 국방비가 전체 재정의 10%다. 그만큼 복지재원이 짓눌려 국가 위상에 비해 복지가 취약한 편이다. 이런 여건을 고려할 때 효율성을 앞세워 제도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졌듯이 최근 스웨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복지강국의 대세도 ‘보편복지의 축소’다.
그렇다고 선별복지 외길로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보편복지의 대표적 형태다. 이들 4대 보험 제도를 통해 우리 사회는 한층 두터워졌다. 한편 기초생활보장,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등은 선별복지 모형이다. 이미 보편과 선별, 두 모델이 혼재돼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 쓰면 된다. 다만 ‘저부담-고복지’는 없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무상00’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치 공짜복지가 가능한 것처럼 현혹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염려스러운 것은 이 논의가 편가르기식 흑백공방으로 흐르는 것이다. 4대강, 세종시 등에서 보듯 어젠다가 정치에 오염되면 이성적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정쟁 도구로 전락해 당파적 이익에 복무하고 만다. 복지에서도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인다. 정말 그렇게 되면 개별 복지정책의 장단점, 우선순위, 적정 수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실종된다.
더 나쁜 시나리오도 있다. 복지가 정치바람을 타면 처음엔 정치가 복지이슈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중에는 복지에 정치가 질질 끌려 다니며 나라꼴을 망쳐놓는다. 다른 이슈에 비해 악영향이 길고 깊은 것이다. 남유럽 국가들이 맞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다. 어쩌랴. 우리 사회의 담론 소화능력과 정치문화가 그런 수준이라면 그 길로 갈 수밖에…. 우리는 지금 그런 갈림길에 서 있다.
[중앙일보 칼럼-분수대/박종권(논설위원·선임기자)-20110127목] 킹스 스피치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지만 말솜씨 없는 위인도 많다. 성경에서 출애굽의 주인공 모세는 말더듬이다. 스스로 “말에 능하지 못한…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출애굽기 4:10)”라 했다. 그러나 신은 달변(達辯)의 아론 대신 눌변(訥辯)의 모세를 택한다. 신학자 마틴 부버는 ‘타고난 계시의 비극’이라 했다. 모세는 파라오 앞에서 더듬거리는 말로 “ㄴㄴ내 ㅂ백성을 ㄱㄱ가게 하라”고 한다.
웅변의 달인 데모스테네스도 말더듬이였다. 발음이 부정확하고 호흡도 짧아 긴 음절은 한꺼번에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입에 작은 돌멩이를 넣고, 가파른 언덕을 뛰어오르며 발성을 연습했다. 무엇보다 독서에 매진한다. 말보다 갈무리된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말더듬이였다.
춘추전국시대 ‘합종연횡(合從連橫)’의 주인공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는 세 치의 혀로 천하를 주물렀다. 반면 진(秦)나라에 법치의 기반을 놓은 한비(韓非)는 심한 말더듬이다. 그는 혀 대신 붓으로 말했다. 대표작이 역린(逆鱗)을 들어 임금에 유세(遊說)의 어려움을 논파한 ‘세난(說難)’이다. 제목에서 그의 어눌함이 오버랩된다면 오버일까.
영국 총리 처칠도 말더듬이였다. ‘에스(S)’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술에 취했기 때문”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그러나 2차대전이 발발하자 하원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과 땀밖에 드릴 게 없다”는 연설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다. 동시대 국왕 조지 6세도 심한 말더듬이였다. 현 엘리자베스 2세의 부친이다. 형 에드워드 8세가 심프슨 부인과 ‘세기의 스캔들’로 하야하면서 얼떨결에 왕위를 계승한다. 호주 출신 언어치료사의 도움으로 말더듬증을 고친 그는 훗날 라디오를 통해 독일에 선전포고 연설을 한다. 능변(能辯)의 히틀러와 달리 그는 ‘공감의 힘’이다. 국민은 감동하고, 끝까지 영국을 지켜 마침내 승리한다. 이를 그린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가 제83회 아카데미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궤변(詭辯)과 아집(我執), 내 주장만 늘어놓는 우리 지도자들에게 공감 ‘스피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까. 능언앵무(能言鸚鵡)라 했다. 앵무새도 말은 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애리조나 추모 연설에서 ‘51초 침묵’은 청산유수보다 강한 여백의 힘을 보여준다. 그러지도 못할진대 소음(騷音)보다 정적(靜寂)이 낫겠다. 침묵이 금(金)이라니까.
[경향신문 칼럼-여적/이승철(논설위원)-20100127목] 박한철과 김앤장
예를 이렇게 들어보자. 차세대 전투기 기종 결정을 앞두고 국방장관 후보자가 미국 생산업체의 지원을 받아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한다고 치자. 빗발치는 비난 여론 때문에 대통령은 엄청난 정치적 위기를 맞을 듯하다. 더욱이 그 후보자가 관련 업체 출신이라면 당사자는 물론 대통령까지 자리 보전을 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공직자로서의 이해와 업체의 이해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민간인들이 고위공직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2001년 초 조지 W 부시 정권의 1기 내각 멤버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폴 오닐 재무장관 등의 청문회를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럼즈펠드는 세계적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 오닐은 신종플루 치료약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타미플루 개발업체인 질리드 사이언스의 회장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자기가 몸담았던 업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다. 대신 이들 회사와의 관계를 엄격하게 정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오늘 국회 청문회를 갖는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우리나라의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으로부터 변호사를 지원받아 청문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은 박 후보자가 지난해 9월 말부터 4개월여 근무하고 2억4500만원을 받아 전관예우 논란을 불러일으킨 회사다.
김앤장이 어떤 곳인가. 관련하지 않은 사건이 없다고 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곳이다. 특히 김앤장은 고액의 보수를 주고 판·검사 출신뿐 아니라 전직 고위공직자들을 영입해 사실상 로비회사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 만큼 김앤장은 헌법 해석의 최고 권위기관인 헌법재판소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박 후보자-김앤장은 국방장관 후보자-미 전투기 생산업체와 닮은꼴이다.
박 후보자는 지금까지 별로 말이 없다. 아마 그의 침묵 속에는 자신이 김앤장의 지원을 받은 것에 전혀 잘못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이해의 충돌 가능성을 느끼지 못하는 그의 무감각이 놀라울 따름이다. 박 후보자는 헌재 재판관의 임기를 마친 뒤 더 많은 보수를 받고 김앤장으로 돌아가면 그만일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지켜보아야 하는 국민은 서글프다 못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매일경제신문 칼럼-사이언스플라자/클라우디오 테네이로(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20110127목] 에너지 문제의 답은 저장기술에 있다
최근 매서운 한파로 난방용 전열기구 사용이 많이 늘어나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 전력 수요가 사상 처음으로 7000만㎾를 넘었고, 지난 17일 낮 12시에는 전력예비율이 5.5%까지 떨어졌다. 어느 지방은 전력 최고 피크시간대(오전 11~12시)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점심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했다고 한다.
흔히 에너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것인가 하고 생각하지만, 실은 에너지 생산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에너지원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저장` 문제가 중요하다. 전력예비율이 떨어지거나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전력 공급이 끊어졌을 때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은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전력 공급 방식이다.
스마트 그리드 방식이란 예를 들어 각 가정 전력계가 디지털 통신 기능을 갖고 있어서 전력 수요량을 통신으로 주고받으면서 전력 공급을 스스로 조절하는 기술을 말한다.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갖춘 좋은 예로 일본 도쿄전력주식회사의 6000㎾ 규모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는 연평도 전체 주민들을 위한 발전 용량의 두 배 규모다. 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피습 때에 연평도 주민들은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에너지 저장은 이런 비상사태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혹한, 수해, 도발, 테러 등으로 인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에너지 부재에 따른 위기 상황이 노출된다. 따라서 우리 질문은 과연 우리가 필요로 할 때에 필요로 하는 곳에서 값싸고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세계 4대 회계 컨설팅 업체인 미국 PwC(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는 2050년이 되면 기존 주요 7개국(G7)보다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E7이라 불리는 신흥 7개국 경제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경제 신흥국이 팽창 성장한다면 국제에너지기구가 예측하듯 원유 가격은 널뛰기하듯 뛸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에너지원 다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 각국은 그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할수록 에너지 저장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태양에너지나 풍력발전은 날씨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하려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이 갖게 될 기회가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에너지 저장을 위한 혁신적인 신기술을 찾는 연구에 선택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에너지 저장체인 배터리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은 환경친화적이면서도 현재보다 효율이 10배, 100배 우수해야 할 만큼 혁신적이어야 한다.
둘째로 E7 국가 중 절반 이상이 한반도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 신기술을 찾음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과감하게 이들 국가를 시장으로 개척하도록 핵심 기술의 표준과 모델을 선점하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저장을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은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과 관련 공학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존 기술을 조금씩 발전시키는 수준으로는 필요한 에너지 저장량을 감당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한국의 경쟁력 있는 연구그룹과 산업체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