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에 있는 간이횟집의 쥔장이 강구막회 처럼 까칠하긴 하지만 회맛도 좋고 탕맛도 좋다며 한 번 가보라고 손님이 추천을 하시네. 우럭맑은탕이 쥑인다는데..."
"그래?!!"
선장님이 첩보를 얻어 왔으니 냉큼 방문해 볼 수밖에요. 갑판장은 이런 유혹(?)에 무지 약합니다.
파장 무렵의 '딱! 한 잔'
손님께 귀동냥으로 얻은 대략의 지리정보를 가지고 찾아가려니 이 골목 저 골목에서 다시 이 골목을 두리번거려야 하는 발품을 팔았습니다. 강구막회의 영업을 마감한 야심한 시각임에도 간이횟집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식당 앞 마당(주차장)에 펼쳐놓은 열댓개의 간이 테이블 마다 손님이 가득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을지로 만선호프 만큼의 장관은 아닙니다만 행인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키기에는 충분합니다.
뒷문에서 바라본 식당 안 모습
횟집 앞에 펼쳐놓은 열댓개의 간이 테이블 마다 이미 임자가 있으니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빈 자리를 찾았습니다. 초등학교 앞 떡볶이집의 테이블쯤으로 보임직한 작은 테이블 다섯 개 중 세 개가 비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우럭회를 주문했습니다. 우럭 말고도 광어, 농어, 줄돔, 산낙지, 멍게, 개불 따위가 메뉴판에 빼곡히 적혀 있지만 나중에 맑은탕을 맛볼 요량으로 우럭을 선택한 것 입니다. 우럭은 회로도 좋지만 탕이 특히 맛납니다. 이틀 쯤 꾸덕하게 말린 우럭젓국이라면 금상첨화겠습니다만 오늘은 회도 먹고, 서더리탕도 먹으러 왔습니다.
3만원 짜리 우럭회 상차림(서더리탕 추가시 5천원 별도)
횟값이 저렴한 대신 회에 딸려 나오는 음식은 벌줌합니다. 양념막장과 초고추장, 편썰은 오이, 콩나물냉국 까지는 뻔한 상차림인데 삶은 바지락이 특이합니다. 갑판장의 짐작으로는 아마도 바지락과 콩나물이 쥑이는 매운탕(또는 맑은탕)의 힌트일 것 같습니다. 갑판장이 이 집의 쥔장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만.....
간이횟집에선 상어껍데기 강판에 막갈은 생와사비 따위는 사치입니다. 막 잡은 활어회는 분말와사비맛을 더한 초장에 슬쩍 찍어도 좋고, 마늘과 참기름맛을 더한 양념막장에 푹 찍어도 좋습니다. 우럭회를 오랫만에 맛봐서인지 아니면 원래 이 집의 우럭회가 맛나서인지 암튼 쫀득한 치감과 달큰한 뒷맛에 연거푸 술잔을 비우게 됩니다.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찾아오는 손님들도 달달한 회맛의 비결이지 싶습니다. 영업이 잘 되니 당연히 수족관의 회전도 빠를테고, 그 만큼 덜 묵은 활어회가 손님상에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우럭맑은탕
야심한 시각이라 맑은탕이 매진 되었다길래 일부러 맑은탕을 맛보러 왔다며 설레발을 떨었습니다. 갑판장의 입맛에는 간이 세지만 미각과 후각이 이미 뭉그러진 취객들에게는 오히려 짭쪼름하니 맛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활우럭의 서더리로 탕을 끓였으니 대충 조리를 해도 맛이 있을텐데 여기에 바지락, 대파. 소금 등을 더해 한바탕 끓여냈으니 당연히 맛있습니다. 하지만 쥑일 만큼은 아닙니다. 갑판장이 암만 두 눈을 부라리고 관찰을 해 봐도 갑판장이 머무는 동안에는 단 한 명도 죽어서 나간 사람이 없었거든요. ^^
짭쪼름한 우럭탕을 거푸 떠먹자니 탄수화물이 급땡깁니다. 쥔장에게 공기밥을 청하니 라면사리는 되지만 밥은 아예 취급을 안 한답니다. 다른 테이블에 밥이 보이길래 물어보니 손님이 직접 다른 식당에서 조달했을 것이라며 말을 흐립니다. 이 쯤 되면 밥이 필요한 사람이 각자 알아서 편의점에서 햇반을 뎁혀 와 먹으면 되겠습니다.
간이횟집 '딱! 한 잔'과 비교할 만한 곳으로는 '막내회집'을 들 수 있습니다. 남대문시장, 종로, 서대문 등 세 곳에서 영업 중인데 비슷한 비용으로 두툼한 광어회나 우럭회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반찬으로 감자조림, 고등어조림, 오징어볶음을 제공하고 회를 다 먹은 후에는 서더리매운탕과 함께 밥도 제공하니 손님이 직접 밥을 구하러 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금천구민인 갑판장이 야심한 시각에 드나들기에는 편치 않은 곳이니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림의 떡 보다는 편도 택시비 3천원으로 드나들 수 있는 '딱! 한 잔'이 더 반가운 이유입니다. 딱! 한 잔은 광명 철산상업지구에 있으며 오전 1시 까지 영업을 한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숟가락에 담긴 것은 우럭의 간입니다.
첫댓글 강구막회갔다가 2차로 가면 계속 회만 먹는 격이니 쉽지않네요.
인근에 먹을만한 곳이라고는 눈꼽 떼고 찾아도 없는 동네인데 말입니다.
2차로 가서 우럭 맑은탕만 먹으면 될 듯...
강구에 우럭 말린 것 몇 개 가져가면 우럭젓국 끓여 줄랑가? ㅎㅎ
푸른군은 1차로 강구막회에서 배불리 먹고, 2차에서는 갑판장이 배불리 먹으면 됩니다.
딸기아빠는 강구막회에선 강구막회의 음식을 맛나게 드시고, 가져 온 건우럭은 나중에 강구막회의 식구들이 맛나게 끓여 먹으면 된다는 의견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내친김에 3차는 대구뽈찜 추천!!!
혼자만 드시면 맛 없잖습니까.
강구막회에서 단품으로 먹고 2차때 같이 먹어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전라도 사람입니다.
그쪽은 같이 먹어주는 것을 예의로 압니다.
아! 정녕 푸른군은 산호충강 육방산호아강 해변말미잘목에서 군대로 위장전입을 시킨 강장동물이란 말입니까?
가뜩이나 선장님으로 부터 영업에 보탬이 덜 되는 종업원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갑판장이 푸른님의 댓글로 인해 가중 받게 될 핍박과 박해가 심히 두렵습니다.
아울러 갑판장의 食口 중 이미 여럿이 선장님의 눈 밖에 났는데 그 명단에 푸른님도 올라 갔지 싶습니다.
이 카페는 항상 선장님으로 부터 감청을 받고 있습니다. ㅠ.,ㅠ;;
오전 일과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이심에 가서 강장동물을 주제로 뒷담화를 해야겠습니다.
푸른님이 예의 챙기는 분인지 오늘 처음 알았네요.
강구막회는 어쩌다 한번 들러도 매상에 신경쓰려 노력하건만, 쉽지 않은 일이니.. ㅋㅋ
푸른님 대동하고 가서 저는 강구막회에서 예의가 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ㅎ
그나저나 땡기는 업소이나 광명시라니...ㅡㅡ;;
금액에 상관없이 강구막회의 음식을 열심히 맛나게 몰입해서 드시는 분이 고마우신 분이십니다.
그나저나 수림원의 청국장은 참 맛나지 말입니다. 몰입해서 먹는 갑판장이라는 소문입니다. 휘리릭~~~~
갑판장으로 말미암아 더욱 밝아지는 금천구와 광명시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발굴하여 빛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
아~저렴하게 한잔하기엔 좋을듯 합니다....헌데 저의 서식지가 먼듯해서...ㅠㅠ
상호대로 '딱! 한 잔' 만 해야지 여러 잔 하다보면 일식집 비용을 치룰 수도 있습니다.
아~그렇군요...ㅎㅎ
ㅎ 여긴 제가 즐겨 가는 술집입니다. 딱!~한잔 ㅋ
잘 지내시죠?
강구막회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답니다. 에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