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여행 후기>
마약(痲藥)왕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
에스코바르 가족 / 에스코바르 피격 사망 / 아마존의 마약 생산지 / 에스코바르 사진 1,2
남미(南美) 콜롬비아(Colombia) 제2의 도시인 메데인(Medellin)의 빈민굴 출신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1949.12.~1993.12.)는 어린 시절, 너무나 가난하여 입버릇처럼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자라면서 온갖 범죄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오직 돈 벌 궁리만 했는데 우연히 마약(痲藥)의 일종인 코카인(Cocaine)을 미국에 팔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에 집중하여 마침내 대량생산에 성공하여 돈을 끌어모으기 시작한다. 코카인은 관목식물인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되는 성분이다.
향정신성(向精神性) 마약(痲藥)인 코카인(Cocaine)은 흰 가루인데 코로 들이마시면 환각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것으로 한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대유행했다. 그는 아마존 밀림 속에 비밀생산기지를 세우고 하루에 수십 톤씩 생산할 수 있어 20대 초반부터 돈을 끌어모으기 시작하여 전 세계 코카인 유통량의 80%, 1주일에 4억 달러 이상 수입을 올렸다고 하며, 많을 때는 하루에 2억 달러.....
그때부터 그는 돈 파블로(Don Pablo/명인), 엘 파트론(El Patron/두목), 코카인의 제왕(帝王)이라 불렸는데 콜롬비아와 미국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정계, 경찰, 군인 등을 매수하여 범죄왕국을 세우고, 살인을 밥 먹듯 하는 비밀조직 시카리오(Sicario)를 조직하여 양성하는데 시카리오(Sicario)는 라틴어 시카리우스(Sicarius/단검을 든 자들)가 어원(語源)이라고 한다.
그는 벌어들인 돈이 엄청 많아 세계 7위의 부자(자산 300억 달러/현 시세로 1,000억 달러)로 꼽혔지만 사람들은 ‘메데인 카르텔(Medellín Cartel/메데인 범죄조직) 지도자’, ‘아메리카 대륙의 마약의 왕’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당시 그의 가족이 살던 저택은 사설비행장, 군대막사, 동물원, 조각공원은 물론 7개의 풀장(Pool)까지 있는 등 20㎢(600만 평)의 저택으로, ‘아시엔다 나폴레스(Hacienda Napoles)’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호화저택이었다고 한다. 아시엔다 나폴레스(Hacienda Napoles)는 ‘나폴리의 대농장’이라는 의미이다.
마약(Cocaine)으로 인하여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던 미국 정부는 콜롬비아 정부와 범인 인도조약을 맺고 마약범죄자들을 잡기에 힘을 쏟는데 위기를 느낀 에스코바르는 정치인들과 경찰들을 매수하는가 하면 대규모 농장(農場), 자동차 판매회사, 건설업(메데인 그룹), 복지사업, 빈민구제사업, 교회와 학교 설립 등을 하기 시작하여 그가 태어난 메데인 사람들로부터 로빈 후드(Robin Hood/義賊)라는 별명으로 존경을 받았다. 그 후, 그는 살아남기 위해 뇌물을 물 쓰듯 하고 정계(政界)에 도전하여 마침내 1982년, 콜롬비아국회 하원의원(下院議員)에 당선되는데 그때 그가 경찰, 공무원, 정치인, 판검사들에게 한 말이
‘Plata O Plomo(은<銀> 아니면 납<鉛>)’이었다고 한다.
Plato(銀)는 뇌물(賂物)을, Plomo(鉛)은 화살촉을 의미하니 ‘돈 받을래, 죽을래...’ 이었겠다.
당시 콜롬비아는 정부군과 좌익(左翼) 반군, 우익(右翼) 준(準)군사조직 등 정계가 매우 혼란스러웠는데 에스코바르는 검은 돈을 이용, 이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들여서 자신의 조직(組織)을 강화한다.
에스코바르는 암살조직 시카리오(Sicario)를 이용하여 자신을 혐오하는 인물들은 정치인 및 군인경찰은 물론, 민간인들까지 무자비하게 암살하는데 그 인원을 모두 합치면 5,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에스코바르는 상원의원(上院議員)을 거쳐 대통령까지 넘보게 되고, 첫 번 째 주장이 미국과 맺은 범인 인도조약 파기(破棄)였다. 그러나 법무장관이었던 라라 보니야(Bonilla)의 마약밀매 범죄자 폭로로 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되자 즉각 법무장관 보니야를 비롯하여 자신을 부정하던 상원의원 절반가량을 살해한다.
이후, 그는 궁지에 몰리자 돈을 물 쓰듯 하며 미국으로 인도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감옥에 가겠다고 했는데 법원의 판결은 5년형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법관들을 공갈협박 및 뇌물을 뿌렸을지 짐작이 간다.
그는 스스로 자기가 들어갈 감옥을 짓겠다고 하여 허락을 받았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초호화 감옥으로, 주위의 경관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수영장, 당구장, 볼링장, 나이트클럽, 바(Bar) 등 유흥시설을 비롯하여 거대한 정원은 물론, 호텔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자신의 방을 꾸미고 스스로 수감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감옥의 모든 교도관과 직원들은 자신의 부하 암살조직인 시카리오(Sicario)로 채웠다고 한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가 미국과 협력하여 자신을 체포하려는 낌새를 눈치챈 그는 콜롬비아 대통령궁에 220파운드(100kg)의 폭탄을 설치, 폭파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니 놀랍다.
그러다 13개월의 수감생활을 하던 중 부하 조직원들과 불화로 부하 두 명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것을 계기로 그의 악행을 보며 이를 갈던 정계와 법조계 등 정의파들이 들고 일어서 미국과 협력하여 그를 체포하여 일단 다른 감옥으로 보내려 하였다. 그런데 그는 감쪽같이 감옥(초호화 저택)을 탈출하여 행방을 감추어버린다.
그의 은신처를 알아내기 위하여 갖은 수단을 동원하였는데 마침내 그가 아들과 통화하는 것을 포착하고 숨어있는 곳을 알아낸 후 즉각 미국과 콜롬비아의 특수부대를 총동원하여 체포 작전에 나섰다.
드디어 그들 조직들과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을 펼치는데 마침내 1993년, 그는 지붕 꼭대기로 피신하다가 총알 3발을 맞고 사망하는데 당시 만 44세, 그의 생일날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를 의적(義賊) 로빈 후드(Robin Hood)라며 칭송하던 그의 고향 메데인(Medellin) 사람들은 그의 장례식에 2만 5천여 명이나 운집(雲集)하여 애도했다니 정말 아이러니이다.
내가 콜롬비아를 혼자 배낭여행한 것이 2018년이니 그가 죽은 지 15년, 그는 나보다 2살 연하로 나와 같은 세대(世代)의 사람이었으니 생각만 해도 기가 막혔다.
나는 여행하는 내내 무척 조심스러웠는데 당시에도 콜롬비아는 마약의 나라, 여행위험지역으로 손꼽혔다.
글을 마무리하며, 현재 정권과 재물에 집착하는 괴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북한 김정은.... 우리민족의 앞날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