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간 : 2005. 6. 17 - 8. 21 전시 장소 : 로댕 갤러리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일본 작가의 한 사람인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는 1959년 일본 아오모리현 출생으로 일본 아이치현립예술대학을 나와 1988년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에서 유학 후 2000년까지 독일을 근거지로 활동하였고, 현재는 동경에서 작업 중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한 활약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에는 늘 순진한 듯 하면서도 악동같은 표정의 어린 아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그림 속의 아이들은 대부분 눈꼬리를 치켜 뜨고 입을 비쭉거리기 일쑤다. 그의 작품이 특별한 것은 귀엽고 한없이 순진 무구하리라 기대되는 어린 꼬마의 얼굴에 나타나는 반항적이고 때로는 사악해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이 우리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잔인함 등 복잡한 현대인의 감정의 선을 잘 읽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Neo Pop"에 속하는 나라의 예술은 이른바 '오타쿠'라고 하는 일본 서브컬쳐 옹호 세대를 배경으로 탄생하였다. 일본의 "Neo Pop" 세대가 전체적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라 요시토모의 경우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청소년기부터 몰입해온 저항과 자유를 노래하는 록큰롤 음악에서 더욱 강한 영향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순수 미술 형식과 대중 문화의 정서를 결합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며 현재 양 진영 모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나라 요시토모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자,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5년 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전시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이 전시는 제목 그대로 마치 바쁜 삶 속에 자주 들여다보지 못하는 책상 서랍을 오랜만에 뒤졌을 때 과거의 작고 사소한, 그러나 한때는 소중했던 추억의 물건들을 발견하듯 과거의 자신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방향을 얻기 위한 전시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대표적인 회화와 조각들은 물론, 그의 순간적인 단상을 담은 드로잉, 사진에 이르기까지 1980년대 후반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나라에서 이제까지 오히려 삽화와 캐릭터로 먼저 알려진 나라 요시토모를 진정한 미술가로서 이해하고 그의 예술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