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와 기원의 오색 깃발, ‘룽-따’ 1
* 40여년 만에 다시 공개된 천마도
이번 해양 실크로드 발대식에 참석차 경주에 갔다가 짬을 내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천마(天馬), 다시 날다> 특별전에 들렸다. 그 이유는 문제의 ‘천마도(天馬圖)’를 다시 곰곰이 보기 위해서였다.
40여년 전 경주고분군에서 신비한 말 그림 유물이 대량 출토되어 화제가 된바 있었다. 그후 이 고분은 총마총(天馬冢)이라 명명되어 국보 207호로 지정되어 일반에게도 공개되어서 경주의 또 하나의 답사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얼마 전 추가로 새로운 <천마도>가 공개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만사 제쳐놓고 그것을 보러 박물관에 들렸던 것이다.
특별전시실 안에는 모두 세 점의 천마도가 전시 중이었는데, 한 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국보 207호의 그 <천마도>이고 나머지 두 점은 보존처리과정을 거쳐 이번에 처음 공개한 것이라 한다.
천마총은 1973년 발굴조사가 이뤄졌는데, 당시 고분발굴은 경주관광개발계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우선 외형적으로 최대 고분으로 알려진 98호분(황남대총)을 발굴 조사한 뒤 내부를 공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고분을 발굴해본 경험이 없던 고고학계로서는 98호분처럼 거대한 고분을 발굴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기에 고민 끝에 ‘노하우’를 얻기 위해 그 옆에 있는 비교적 작은 155호분을 먼저 발굴하기로 했다. 바로 지금의 천마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시험발굴이었던 셈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예상외로 6세기 무렵의 금빛 찬란한 금관과 당시로서는 처음보는 <천마도>와 같은 귀중한 국보급 유물 1만여 점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었다. 시쳇말로 대박이었다.
그런데 고분을 발굴하면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무덤의 주인의 이름에 따르는 게 관례였지만 이 고분은 주인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중요한 출토품의 이름을 붙이기로 하였다.
물론 출토품 중에서는 금관이 가장 중요한 발굴품이었지만, 1921년에 이미 ‘금관총’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다음으로 중요한 발굴품을 따라 “천마도가 나온 무덤이라는 뜻”의 ‘천마총’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 경주박물관 입구

▼ 볼것많은 특별전이 열리지만 오히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짝짝짝 ...중국사람들 쬐금 띠끔할 거이다. 외국사람에게 따따불로 바거지 쒸우는 자칭 부자라라는 대국 중국...ㅉㅉㅉ



▼ 기존의 국보 207호 <천마도장니도> 로고를 사용한 특별도록


▼ 이번에 41년만에 새로 공개된 <천마도> 앞부분과 아래 구름무뉘가 없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오히려 기존의 천마도를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보 207호 천마도의 공식 명칭은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 이다. 여기서 ‘장니’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의 안장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말 부속도구로 우리말로 ‘말다래’라고도 한다. 이 말다래에 천마를 그려 넣은 것이 바로 <천마도>로 자작나무 껍데기 여러 겹을 겹친 뒤 이를 누벼서 판을 만들었고 그 위에 하늘을 날아가는 흰색 말과 붉은색 갈색 검정 덩굴무늬를 그려 넣었다.
원래 1973년 발굴 당시 천마총에선 3쌍의 말다래가 출토되었는데, 그 중에가장 상태가 좋았던 <천마도장니>가 국보 207호로 지정되었고 나머지는 당시로서는 실체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렇게 40여년이 흐른 뒤 이번에 새로운 보존처리와 복원과정을 거쳐 자작나무로 만든 것과 대나무로 만든 것을 공개하였는데, 그중 대나무 천마도장니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크고 작은 금동판을 붙여 천마를 표현한 것으로 3차원(3D) 스캔과 X선 촬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획기적인 개가였다.
과연 이번에 공개된 <천마도>는 한눈에도 신령스러움이 감돌고 있다. 비록 앞 다리부분이 마저 복구되지는 못하였다하더라도 나머지 부분과 국보 207호 <천마도>를 겹처보면 복원되지 못한 부분인- 앞 발부분과 말 몸체를 받치고 있는 날리는 구름문양까지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이로써 미루어보면 영계의 하늘을 나는 듯한 힘찬 기상을 엿볼 수 있어서 <천마, 다시 날다> 라는 특별전의 주제와도 잘 어울리고 있다. 새부적으로 본다면 크게 벌린 주둥이에서는 온 누리를 진동할 수 있는 표호가 울려나오는 듯하고 뒷목에 고추 뻗은 갈기와 힘차게 휘젓는 꼬리에서는 구천의 허공계를 가르는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금빛과 푸른색이 감도는 색조는 유명계의 신령스러움이 은은히 배어나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천마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말’이다. 당시 일부에서는 머리부분에 뿔이 있는 것으로 보여 말이 아니라 기린(麒麟)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바 있지만, 이는 신라의 개국시조 박혁거세의 신화를 이해하지 못한 단견이다. 신라의 개국설화는, 백마 한 마리가 하늘로 올라간 자리에 있던 알에서 광채가 나는 사내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다. 이른바 천강설(天降說)과 난생설(卵生說)이 조합된 개국설화이다.
대개의 고대왕조의 개국신화는 북방 유목민족의 경우 ‘천강설(天降說)’을, 남방 농경민족은 ‘난생설(卵生說)’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구려 주몽(朱蒙)은 천신 해모수와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와의 결합이란 모티브로 시작된다. 하늘과 물이 만나 농경민족의 상징인 알로 다시 화하는, 북방과 남방문화의 특징이 합쳐진 이중적인 상징성을 지닌 구도이다.
반대로 남방계열의 신라 박혁거세는 천마가 낳은 알에서 태어나 용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난 알영녀(閼英女)와 결합하는 모티브로 하늘과 알과 용이라는, 외래민족과 토착민족의 토템이 결합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역시 알에서 태어난 가야국 수로(首路)왕은 야유타국 공주와 결합하여 농경문화와 해양문화, 토착문화와 외래문화란 두 이질적인 집단이 결합한 사례에 해당된다.
이처럼 날개 달린 천마는 신라 사람들에게 매우 신성한 존재였다. 그러나 시야를 넓게 뜨고 보면 티베트의 말과 연결하면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천마총의 날개달린 천마는 벽사(辟邪)용의 사신도(四神圖)와는 성격이 다른, 바로 영혼을 실어 나르는 무마(巫馬), 즉 티베트의 오색깃발 속의 ‘룽-따’와 같은 의미이다. 그러니까 무덤의 주인공을 온갖 치장을 한 말잔등에 태워서 바람처럼 날아서 조상들의 나라로 날아 올라가게 하려는 기원이 깃들어 있다고 하겠다.
<계속>
첫댓글 그래도 경주가 볼거리가 많아
뜻깊은 나들이가 되셨네요ᆞ
특히 석양녁의 감은사 가 좋았습니다
아
그렇구나 룽따(風馬)...
다음 글이 볼만 할것입니다
참 경주 카다록 보내 드릴까요?
@다정/김규현 앉아서 받기가 죄송해서...
@다정/김규현 저도~~
오우, 환상입니다. 말다레에 까지 저런 작품으로 치장하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