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대 별 병력 숫자가 커질 수록 전술도 전략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흥미롭군요.
병력 2배인 경우 일반적으로 1개 군단 20유닛 풀스택이 5,000~6,000 규모로 얼추 실제 로마군 1개 군단 규모보다 조금 많고, 병력 3배인 경우 1개 유닛이 480명 규모로 군단병 1개 코호르스(대대)와 정확히 일치하며, 집정관 지휘 하의 2개 군단(1 레기온 = 10 코호르스)이 정확히 만들어짐(20개 스택 채우면 풀스택이 1만명 전후 규모).
근데, 병력 숫자가 늘어날 수록 접전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일반적으로 쉽게 이기던 전투가 훨씬 힘들어짐. 즉, 500 vs 800의 싸움과 1,000 vs 1,600의 싸움, 그리고 2,000 vs 3,200의 싸움은 셋 다 5:8의 비율이지만 후자로 갈수록 병력차이가 전투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됨...
500 vs 800과 같은 상황에서는 병력비가 5:8이긴 해도, 양쪽 모두 병력이 적으니 500으로 짧은 시간 내에 800의 다수를 죽이면 이쪽의 희생이 누적되기 전에 모랄빵을 내기 쉬운데, 이게 2,000 vs 3,200, 내지는 10,000 vs 16,000 이런 식으로 비율은 같아도 병력 수가 늘어나면 애초에 접전이 길어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다수를 죽이기도 힘들고, 적을 많이 죽여도 아군도 희생과 피로가 누적되고 해서 결국엔 병력 쪽수를 극복하기가 힘들어짐.
...즉, 병력 수가 늘어나서 실제 전쟁 규모와 비슷해질 수록, 실제로 게임 하는 우리의 "전술적 능력"이라는게 별거 아니구나.. 하고 느끼게 되면서, 실제 장군들의 지휘와 전술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건지를 여실히 느끼게 됨.
무슨 말이냐면, 보통 소규모 전투를 치르면서 우리는 이 게임을 갖고 "ㅎㅎ 히로익 빅토리 별거 아님 나 전술의 귀재인 듯"하고 의기양양 하는데, 이게 실제 전쟁규모로 병력이 늘어나버리면 보통 수준의 옆치기 한 두 번 정도의 전술 갖고는 택도 없다는 소리임; 그런 걸로 적 몇 부대 정도 패주 시킬 수는 있어도 "모루" 역할을 하는 아군 전열이 결국엔 병력차이를 극복 못하고 밀리게 되고, 옆치기나 뒷치기 해서 적을 패주시킨 양동부대도 그러한 옆치기 뒷치기를 위해 기동하느라고 체력소모도 심하고, 병력피해도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능;;
결국, 병력 숫자가 많을 수록 정말로 쪽수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시작부터 전체적으로 적을 거의 완벽하게 포위섬멸하는 작전이 나와서 성공해야 하는데, 이게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쉽지가 않음.
결국, 우리가 롬2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병력규모로 승리하는 것은 "적당히 성공적 전술 몇 번만 해주면 이기게끔" 난이도가 조절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고, 반대로, 병력규모가 커지면 그런 적당한 성공 몇 번으론 힘들고, 정말로 전장 전체를 지배해서 적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임.
...
2배 까지는 겨우 돌리는, 유닛 당 병력 3배에서는 컴이 비명을 지르고, 4배 부터는 아예 슬라이드쇼가 발생해서 더는 할 수 없었음. 일반인들 컴퓨터 기준으로 최신 그래픽 카드에 16기가 램 정도가 있으면 3배까지는 그럭저럭 가능해지고, 아마 돈 100만원 훌쩍 넘어서 200~300만원 대로 가는 전문적인 수준의 컴퓨터 정도로는 병력 3배 이상으로 겜 돌릴 수 있을 듯.
추가로 재미있는 현상...
병력 규모가 많아지면, 마을/도시의 포위전/공성전 조차도 양상이 완전히 바뀜.
...이게... 유닛별 기본 세팅으로 하다보면 (Ultra 기준), 그래도 병력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대충 아군과 비슷한 쪽수의 정규군이 농성하고 있는 마을을 포위하여 전투가 발생하면, 일단 주된 위협은 아군과 수가 비슷한 적의 정규군 뿐이고 농성할 때 튀어나오는 의용병 수준의 유닛들은 근처에 가서 재채기만 해도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에 별 것 아닌데..
근데, 유닛 당 병력 수 2배 정도만 해도 농성할 때 튀어나오는 적의 의용병들이 장난이 아님.. 일단 규모가 2배 정도다 보니까 접전 당 버티는 시간도 2배 이상은 되다보니, 기본적으로 아군이 1개 군단 풀스택 5,200 규모로 적의 큰 마을이나 도시를 포위하면 적의 정규군은 4,000~5,000 수준에 의용병도 그만큼 튀어나와서 결과적으로 5,000 vs 10,000 규모의 싸움이 되어버림.
...이거 못이김;;
결국, 포위를 하려면 정규군 규모가 적의 2배 이상은 되어야 함. 즉, 적의 풀스택 1개 군단이 방어를 하고 있다면, 그거 깨려면 아군은 풀스택 2개 군단은 필요하고, 큰 피해없이 여유있으려면 3개 군단은 필요함..
...
일단, 별도의 모딩 없이 가장 적절한 선에서 바닐라 그대로의 게임을 꽤 흥미있게 즐기려면 1년 2턴에 유닛 당 병력 수 2배가 적절한 듯.
첫댓글 바닐라에서 1년당 턴수를 조정할수 있나보군요.
전쟁의 규모 공감갑니다 일정규모차이를 넘어가면 아무리 끝내주는 진형을 짜도, 아무리 충격기병으로 휘젓고 다녀도 서서히 무너져가는 우리군단을 보며 어느순간 손을 놓고 담배를 꼬나물게 되죠
자고로 서너배 병력차를 극복하던 사람들이 영웅이나 천재로 괜히 불리는게 아닌듯
토탈워시리즈가 실제 전투와 좀 다른게, 포위해도 실제 포위 섬멸의 효과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
실제라면 칼을 휘두를 공간조차 확보못해서 양파껍질처럼 썰려야 하지만 그런 기능이 없다보니 다들 그냥 싸우다 백기 떠야 썰리죠.
그러다보니 포위 섬멸보다는 반포위후 후면 극딜이 훨씬 좋습니다.
그런데 이건 손이 정말 많이 가서 힘들죠..
또 이번작 롬2는 너무 보병이 빨리 썰려서 이런 전술적 묘를 살릴수 없다는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본문을 보니 숫자를 늘리면 어떤지 테스트 해봐야 겠네요
무슨 말이냐면, 보통 소규모 전투를 치르면서 우리는 이 게임을 갖고 "ㅎㅎ 히로익 빅토리 별거 아님 나 전술의 귀재인 듯"하고 의기양양 하는데, 이게 실제 전쟁규모로 병력이 늘어나버리면 보통 수준의 옆치기 한 두 번 정도의 전술 갖고는 택도 없다는 소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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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미 제가 롬토1때부터 말하고 다녔던 건데 아주 잘 정리하셔서 말씀하셨군요.
아놔 내가 카웨사급 정치/말빨/멘탈을 겸했으면 능력지녔으면 최고수되서 다 쓸어버리고 댕겼을 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