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께서 책방에 오셨습니다.
두 번째 찾아주셨습니다.
선생님들께 전한 이야기 가운데 일부를 옮깁니다.
자기 길과 그 길 찾기
사람마다 그에 어울리는 자기 길이 있을 겁니다.
세상 기준으로 성공은 대체로 집과 차 크기로 가름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기준으로
오직 한 가지 길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쉽습니다.
그 사람이 할 수 있고, 그 사람이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겁니다.
그 일이 무엇인지는 그 아이도, 우리도 모릅니다.
성격보다 성적이 주요한 학창시절,
대체로 아이들은 한 가지 길만 이야기하는 어른들을 만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때,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이라도 다른 길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길을 알려준다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길이 있고, 그 길을 찾는 게 인생이라 말해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는 말로 전하기도 하겠지만
여러 활동으로 스스로 얻게 하기도 할 겁니다.
사회사업가로 '놀이'를 제안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어 보입니다.
이때 논다는 건 친구들과 몸으로 노는 걸 말합니다.
노는 가운데 도전과 좌절을 경험하며 마음에 격량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마음의 근육이 생깁니다.
여러 아이들과 동네 어른과 어울리는 가운데
관계의 근육도 만들어집니다.
때때로 자연 속에서 어울려 논다면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튼튼한 아이는
살아가며 만나는 어려움도
잘 이겨낼 거라 믿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이런 몸과 마음의 근육을,
튼튼한 관계망을 선물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을
이렇게 보아주고 응원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
자기 길이 무엇이고 어디를 향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오직 한 가지 길만 쫓아간다면
이도 저도 아닌 삶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마다 아무에게도 없는 귀중한 무엇을 자신 안에 지니고 있다."는
마르틴 부버(인간의 길) 이야기처럼,
"도토리 안에는 거대한 참나무가 들어있다"는
시인 박노해(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야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