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길 : 선등 김보람 / 박봉영
비원길 , 은정길 : 선등 김영도 / 장영조
목금토 울릉도 일정을 다녀와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어쩌면 장마전 마지막 멀티피치등반일 수 있기에 도선사로 향했다.
7시 반 맞춰 도착한 주차장은 이미 클라이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리도 네 명이 모두 모여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오후에 비예보가 있었어서 그런지 다들 일찌감치 어프로치를 시작했고 오르는 내내 이마와 팔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하루재를 내려와 인수봉을 바라보니 벌써 취나드A를 끝내고 있는 팀이 있었다. 저들은 몇 시에 출발을 해서 등반을 시작한 것인지... 대단한 사람들이다.
대슬랩 아래에서 크로니팀과 헤어진 후 바위에 올라 한 숨 돌리던 영도선배님이 오늘의 갈 곳을 물색해보신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선배님이 선택한 비원길로 향했다. 고독길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고 우리가 준비하는 동안에도 옆에서는 다른 팀들이 등반 준비를 하며 시끌벅적해보였다.
오전 오후동안 두 코스를 오르는 내내 우리 앞과 뒤에는 등반 팀이 없어서 여유롭게 등반 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다. 영도선배님도 볼트와 길을 찾기 바빠보이셨고 아주 짭짤한 슬랩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2피치의 오버행을 넘어서는 구간은 흡사 작은 패시길 같았고 밸런스가 깨져 한 번 텐션을 받아버렸다.
그 전에도 볼트간 거리가 좀 있어서 매 숨마다 긴장을 놓칠 수가 없었다. 비원길은 취나드B를 가로지르고 의대길 인공피치를 공유하고 있다.
3피치의 슬랩도 까다로웠는데 의대길 인공피치를 패스하고 맞이한 5피치(의대길의 왼쪽 볼트들)는 상당히 어려웠다.
볼트간의 거리도 멀어서 인공등반이 아닌가 싶을정도의 난이도였다. 만약 루트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갔을면 더 도전했을 것 같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무지에서 등반했기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
5피치를 완료하고 귀바위 밑에서 시간을 봤을 때가 11시반. 생각보다 빠른 등반이었다.
여기서 하강해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한 시간여 지났을까 크로니팀에 문자를 남겨놓고 언제든 하강 가능한 은정길로 향했다. 10b루트라는 것만 알고 갔는데 여기도 만만치가 않다. 비원길을 등반하느라 발이 너무 아팠는데 은정길에서 발의 통증으로 인해 난이도가 올라간 느낌이다. 어쩌다보니 오전 오후 전체 슬랩등반을 하게됐고 힐링등반을 꿈꾸며 왔지만 헬링등반을 하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역시나 쉬운등반은 없고 매 손짓 발짓마다 집중해서 잡고 딛으며 내 등반을 다듬어야겠다.
단체사진이 없어 하산 길에 백운대 등산로 입구에서 한 장 남겼습니다.
크로니 전코스 리딩했다고 치맥사주신 보람이형 감사합니다♥️
첫댓글 비원길 궁금해서 개념도 찾아보니까 크럭스 구간 난이도 11a, 11b... 그것도 슬랩... 살벌하네. 헬링등반 맞는 듯ㅎㅎ
영조 울릉도 다녀와도 체력이 빵빵하네 ㅎㅎ 고생했으~~
역쉬! 우리 영조다!
산달리기에 등반까지...
그저 기쁘고 고맙다.
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