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무 한 단/김필로
마트 진열대에 흙을 입은 총각무가 가지런하다
이파리는 초록 초록
아팠던 흔적도 없다
침이 저절로 꼴깍하는
젓갈 향이 먼저 맞질한다
여보 총각무가 싱싱하던데 무김치나 물김치로 담아볼까
글쎄 속이 단단할까
기온이 좀 더 떨어져야 할 걸
추워지면 난 기분이 좋아
단단한 무를 먹을 수 있다는 일은 어떤 설렘이 일어나
속이 꽉 차려면 찬서리 맞고 추위를 견뎌야 아삭한 맛이
나는 법
오 당신 너무 시적 아냐
사람도 그렇다고
말하는 남편의 몸에서
근육질이 일어난다
아직은 조금 이르다는
말속에서
성근 가슴은 말한다
고난이 얼마나 유익했음을
많은 비밀을 알게 했음도 추위라는 걸
또 다른 이유가 더 있다는 걸
아내는 안다
첫댓글 무슨 생각하실까? 동치미? 총각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