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비세스 왕의 재판 이야기 - 현재 우리의 법관들은?
오늘은 무서운 그림 하나 소개합니다.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군주 중에
캄비세스(Cambyses) 2세(?- BC522)란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키루스 2세와 아케메네스 가문의 딸,
카산다네 사이에서 맏아들로,
기원전 525년 이집트를 정복하고
파라오 프사메티쿠스 3세를 처형한 뒤 스스로
이집트의 황제 즉 파라오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캄비세스 2세의
전쟁이나 일생은 잘 모르지만 그림으로 더 유명합니다.
아마 2,500여 년 전, 그 시기는
도둑질한 자나 거짓말 한자는 손과 혀를 자르고
살인범은 산채로 화형에 처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처벌이
일반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관이
재판과 관련한 죄를 지었을 때 어떻게 처벌했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us)의 역작으로,
페르시아전쟁의 전말을 다룬 책 '역사(Historiae)'에는
부패한 재판관에 대한 참혹한 처벌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 재판관 시삼네스(Sisamnes)가 뇌물을 받고
재판을 한 비리행위가 발각되자
캄비세스 왕은 다른 범죄보다도
재판관의 죄에 대해서는 가장 가혹하다고 할 수 있는
산사람의 껍데기를 벗기는 형벌을 내리고
그 껍데기를 재판관 의자에 깔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이 의자에 앉을 새 재판관으로
시삼네스의 아들인 오타네스를 임명했다고 합니다.
아마 당시 재판관들이나 관리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판결이었다고 보입니다.
이 그림은 헤라르트 다비트(Gerard David, 1460?-1523)의
캄비세스 왕의 재판(The Judgment of Cambyses)입니다.
1489년, 헤라르트 다비트는
고향인 브뤼헤 시의 청사에 있는
‘정의의 홀’ 벽면의 그림을 위촉을 받아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다비트는 부패 재판관의 비참한 처형을
그림으로 재현하여
당시 사회의 재판관들이나 공직자들이 각성하여
비리나 범죄행위에 연관되는 것을 막고
정의를 구현하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그림을 살펴보죠.
왼쪽 그림은 체포 장면입니다.
화려한 재판관의 복장을 시삼네스가
자신의 잘못이 발각된 것을 알고
당황하며 놀래는 표정입니다.
그림의 왼쪽 상단 발코니에는 부패한 판관 시삼네스가
뇌물을 받고 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즉 이 한 그림에는 뇌물을 받는 장면과
체포장면이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패널은 상당히 끔찍합니다.
총 4명의 형집행인이 형을 집행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붉은 법복은 이미 벗겨져 바닥에 떨어졌으며
칼을 입에 문 오른쪽 형집행인은
죄인의 발에서 이미 상당히 많은 부분를 벗겨냈으며,
두 형집행인은 양팔을,
또 다른 한 형집행인은 가슴을 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집행인 사이에 한 소년이 있습니다.
차마 죄인을 보지 못하고 전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당시의
재판관들, 관리들로 보이는 자들이
이 형벌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측 상단의 그림에는 시삼네스의 아들인
오타네스(Otanes)가 재판장으로 앉아 있습니다.
왕은 이어 시삼네스의 아들
오타네스를 위임 판관으로 임명,
아버지의 의자에 앉게 한 뒤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고 합니다.
"누군가 그대에게 악을 행하도록 충동한다면
그의 운명을 기억하라.
그대 아버지의 운명을 내려다 보고
그의 운명이 그대에게 닥치지 않도록 하라!"
오타네스는 아버지의 일을 교훈삼아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
공적을 많이 쌓았다고 합니다.
중국 청조의 강희제는 부패한 관리
정금산 3부자를 처형하며
두개골로 그릇을 만들고
등가죽으로 북을 만들어 걸어두고
사람들에게 보게 했다고 합니다.
산사람의 피부를 벗겨내고,
그것을 아들에게 깔고 앉게 했다는
캄비세스 왕의 처벌이나
강희제의 처벌은 분명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분명 너무 비인도적인 형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잔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이고,
어떤 자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국가에서 가장 공정하고 공평해야할 조직이
사법부와 준사법부 기관들입니다.
사법부와 준사법부인 검찰 언론의 부패는
국가와 사회를 병들게 하며
대다수 국민들을 힘들게하고있습니다
정의가 사라지고 비리와 음모가 판을치는 요즈음
"캄비세스 재판"의 그림을 떠올리며
우리 법정과 대법원과 청와대 국회에도
이 그림의 복재판이라도 걸어놓고
판사들과 위정자들에게 경각심을
다시한번 강하게 주어야 할 때입니다.
HUMORT(껍질을 벗기는 동영상)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어떤 의자에 앉아 판결하고 있는지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