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서 9단이 또 한 번 '우승종결자'가 됐다.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4연승을 몰아치며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4국
신진서, 이치리키 료 꺾고 대역전 우승 완성
중국 기사 상대로 23연승, 외국 기사 상대로 28연승, 현재 유일한 메이저 2관왕, 올해 세계대회 6전 전승. 그리고 농심신라면배 9연승과 함께 2년 연속 우승 결정.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의 최근 국제대회 성적표이다. 신진서의 손에 움직이고 있는 국제바둑계다.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진서 9단은 26일 열린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을 꺾고 한국 우승을 결정했다.
▲ 신진서 9단은 전기 대회부터 중국과 일본의 고수들을 상대로 9연승, 한국의 2연패를 이끌었다.
하루 전 중국이 탈락한 가운데 한ㆍ일 최종 주자가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맞닥뜨린 우승결정전은 신진서 9단의 강함이 다시 한 번 표출됐다.
좌하 방면의 접전에서 상대가 느슨한 수를 두자 승률 그래프를 급속도로 끌어올렸다. 그 전까지 호각의 형세를 보여 왔던 이치리키 료는 순식간에 회복불능의 형세로 미끄러졌다. 그 후는 신진서 9단의 일방적 흐름. 상대전적은 5전 전승을 기록했다.
▲ 종국시에도 11분 38초을 남긴 신진서 9단이 대국 개시 2시간 26분, 188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번 대회에 거둔 4승은 전부 백불계승.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신진서 9단이 출발선에 섰을 때만 해도 한국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아홉 판을 소화한 2차전까지 2승4패에 그쳤다. 중국의 2승3패보다 못했고 일본의 5승2패와는 거리가 더 멀었다.
한국 1명, 중국 2명, 일본 3명이 남은 판세에서 최종 3차전의 막이 올랐고 단기필마로 나선 신진서 9단이 미위팅 9단, 위정치 9단, 커제 9단, 이치리키 료 9단을 차례로 격파했다.
▲ 일본 기전에서 14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이치리키 료 9단.
또다시 우승종결자가 됐다. 신진서 9단은 전기 대회에서도 탕웨이싱 9단, 이야마 유타 9단, 양딩신 9단, 이치리키 료 9단, 커제 9단을 연파한 5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농심신라면배 9연승은 이창호 9단이 1~6회 때 연속으로 우승을 결정했을 당시의 14연승 다음 가는 대기록이다.
한국은 대회 2연패와 통산 14번째 패권을 차지했다(중국 8회, 일본 1회). 일본은 2번주자 이야마 유타 9단의 4연승에 힙입어 16년 만의 우승 가능성에 고무됐으나 16년 만에 최하위를 면한 것으로 만족했다.
▲ 왼쪽부터 박정환 9단, 신민준 9단, 신진서 9단, 원성진 9단. 변상일 9단은 대국 관계로 함께하지 못했다.
대국 직후 신진서 9단은 "뿌듯하고 아직 얼떨떨하다"는 소감과 함께 "초반에는 마음에 안 들었는데 나중에 잘되어 낙관했다. 마지막에 미세해졌지만 농심배는 시간도 형세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다"는 감상을 말했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의 대표 5명씩 팀을 이뤄 연승전으로 겨루는 반상의 국가대항전이다. '바둑 삼국지'로도 불린다. 우승국이 독식하는 상금은 5억원. 4연승을 올린 신진서 9단은 2000만원의 연승 보너스도 챙겼다.
▲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신진서 9단이 4승을, 박정환 9단과 원성진 9단이 각각 1승을 거뒀다.
▲ 신진서 9단은 이번이 네 번째 농심신라면배 태극마크. 통산 9승2패를 기록 중이다.
▲ 8차례 일본 대표로 출전해 통산 5승8패를 남긴 이치리키 료 9단.
▲ 4연승으로 2000만원의 연승상금도 부수적으로 챙겼다.
▲ 이치리키 료 9단의 메이저 세계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응씨배 4강.
▲ 한국팀은 농심신라면배 사상 최초로 랭킹 1~5위로 구축,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일본은 16년 만에 최종전을 두었고 중국은 16년 만에 최하위로 떨어졌다.
▲ 올해 신진서 9단은 세계대회에서 할 일이 많다. 응씨배 결승전을 앞두고 있으며 3월에 춘란배, 5월에 LG배, 6월에 난가배의 새 시즌이 줄줄이 열린다. 그리고 9월에 바둑 종목이 들어가 있는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