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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피아노 독주곡으로서 슈만이 25세 때에 완성한 곡입니다. 슈만은 이 곡에서 자기의 친구들이나 자기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묘사했습니다. 그들은 실제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슈만의 환상속에서 이루어진 모습으로서 묘사 되었고 그것들은 모두 20곡 의 성격소품(Character Piece)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또 빼놓으면 안 될 중요한 사실 중의 하나는 이 곡에 얽힌 그의 이야기지요. 이 작품의 거의 모든 곡의 첫 머리에는 A Eb D Bb 의 네 음이 나옵니다. 이 음들은 작품 전체를 통하여 나타나서 작품에 통일성을 부여 합니다. 앞의 음을 독일어식으로 읽으면 Asch가 되는데 이 아슈(Asch)라는 것은 슈만이 한 때 사랑했던 에르네스티네 라는 소녀가 살던 곳이랍니다. 슈만은 사랑했던 그 소녀를 생각하며 이 곡은 종래의 소품들과는 달리 원칙적으로 연결되어 연주됩니다. 그러므로 조곡으로 말할 수 있겠죠? 그리고 피아노 터치의 섬세함 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죠. 어떨 때는 ff 로 어떨 때는 pp로 다이나믹의 변화가 기가 막힐 정도로 멋있죠. 이 작품을 잘 연주하기는 너무나도 힘든 곡입니다.. 슈만 op.넘버의 최초 10개 작품 중에서 op.9 <카니발-사육제>의 중요성은 강력하다. 스물 한 곡이 묶여져있는 이 연작소설의 음악적 가치와 기교는 독특하고 매력있다.슈만은 글자들을 가지고 상당히 흥미로운 작업을 하였다. <카니발>에 있어서 그 글자의 메시지는 일단 부제에서 찾는데 <4개의 음을 바탕으로 한 작은 정경들>이라는 부제이다. 여기서 말하는 4개의 음이란 A,S,C 그리고 H로써 한때 슈만이 결혼을 결심하기도 했던 여인 Ernestine가 살던 보헤미아의 Asch라는 시골마을 이름이다. 또한 그 4개의 글자는 슈만의 이름에도 나타나있다. (SCHumAnn ^^) 그 4개의 문자는 '음표'가 되어 일종의 변주형식인 <카니발>의 모든 곡 앞부분에 등장하게 된다. A,S,C,H라는 글자들이 어떻게 음이 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독일어의 음이름에서는 영어의 Bb을 B로 표시하며 영어의 내츄럴B음은 H로 표기한다. 또한 #(샾)은 -is, b(플랫)은 -es라는 접미어를 붙이는데 예를 들어 F#은 Fis, Gb은 Ges다. 그런데 A음과 E음은 스펠링 상의 문제로 b(플랫)표기에 있어 As, Es이라고 기록한다. 즉 Ab음과 Eb음이다. 이 정도의 힌트를 생각하고 A,S,C,H의 이야기로 돌아간다면 두 가지의 경우를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 A,S,C,H의 네개 문자를 As, C, H로 나누어 생각한다. As는 Ab, C는 C, H는 내츄럴B음이다. 라b-도-시..의 음배열은 스핑크스를 제외했을때의 제 11곡 Chiarina(클라라), 제 13곡 Estrella(Ernestine를 가리킨다), 제 14곡 Reconnaissance(재회)의 앞부분에서 여러가지 리듬 형태와 반주를 가지고 등장한다. 악보를 보거나 레코딩에 귀를 기울여보라. 정말 흥미로운 작업이다. 둘째 : A,S,C,H의 네개 문자 중에서 S자의 발음은 '에스'다. 발음나는대로 스펠링을 만들어본다면 S는 Es가 된다. 그러므로 그 네개 문자는 A,Es,C,H가 되어 음으로 표현한다면 내츄럴A, Eb, 내츄럴C, 내츄럴B음이 된다. 라-미b-도-시..의 음배열은 첫째경우보다 좀더 많이 등장하는데 곡 전체에 산재되어 있으므로 카니발의 곡전체 해설에서 설명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된다. 슈만의 걸작품 중 하나 <크라이슬레리아나> -- 듣는 이에게나 치는 이에게나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인 -- 그리고 <다비드동맹무곡>이 회상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이나 가공인물들에 대한 추억으로 꽉 차있는 곡들이라면 <카니발>은 승리에 도취된 기분이 느껴지는 활달한 곡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슈만을 이야기하면서 이중성을 논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카니발>에 등장하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은 겉으로야 유쾌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슈만 <카니발>의 스물 한 곡의 각 이야기를 해보자. 무척 재미있다. 인사말이자 서곡이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미리 설명하는데 반복되어 나오는 4성코드의 특이한 배열이 듣는 이를 흥분 시킨다. 앞으로 나올 인물들을 위해 무대를 설정하는 서곡이라 할 수 있겠다. 2. Pierrot 첫째마디의 왼손 상성부를 주목하시오. 라-미b-도-시..의 등장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익살스럽지만 왠지 사색적이고 쓸쓸한 삐에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육제에 붙어다니는 익살스런 인물로 항상 즐겁게 춤을 춘다. 앞의 삐에로와 더불어 이 아를르캥은 광대로써 극 분위기를 만든다. 첫째마디 오른손을 주목하시오, 또 나옵니다 라-미b-도-시.. 고귀한 왈츠. 마치 슈베르트 곡과도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오른손 옥타브에서 또 나오는 라-미b-도-시.. 내성적이고 명상적인 오이제비우스는 슈만 자신의 또다른 모습. 앞부분에 센짜페달, 페달없이 치라는 말이 있는데 특이한 점이다. 오이제비우스와는 대조적으로 명랑하며 열정적인 플로레스탄, 역시 슈만 자신의 내면 반영이며 또 오른손 첫 부분에 라-미b-도-시.. '웃음'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역시 오른손이 네번재 마디에서 또다시 라-미b-도-시.. 앞의 웃음에 이어져 '응답'을 한다. 거의 앞곡의 에코 역할을 한다. !. Sphinxes 이 스핑크스에는 별도의 번호를 부여하지 않는다. 미b-도-시-라, 라b-도-시, 라-미b-도-시의 A,S,C,H 문자-음놀음을 곡 중간에 얹어놓았고 이 부분은 연주하지 않는다. 빠삐용 나비. 이 곡은 op.2의 <빠삐용>과는 전혀 선율적 관련이 없다. 첫째마디 오른손이 또다시 라-미b-도-시..놀이를 한다. 댄싱 레터.. 글자들의 춤이다. 상당히 빠르게 진행된다. 키아리나. 슈만의 평생연인 클라라를 이태리어로 부른 말이라고 한다. 매우 격정어리고 멋진 곡인데 역시 그 기본선율은 라b-도-시..이다. 이 쯤 되면 '슈만은 인간이상의 천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냥 글자와 음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이 아니라 그 한정된 몇개의 음을 가지고서 이렇게 변주시킬 수 있다는 것이 凡人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장수 못한 이유가 있음) 이 곡은 쇼팽의 야상곡을 흉내냈다고들 하나 쇼팽하고는 거리가 먼 어떤.. 비정상의 격정이 전체를 휘몰고 지나간다. 제목이 '쇼팽'이라는 것도 흥미롭고.. 슈만은 쇼팽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Asch마을에 사는 Ernestine를 가리킨다. 앞에서도 말했듯 슈만이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다. 역시나 라b-도-시의 선율이 격렬하게 곡 전체를 흥분시킨다. 카니발의 혼잡 속에서 옛 친구를 재회한 기분, 상당히 어려운 기교의 곡이다. 오른손 상성부가 멜로디이고 (역시나 라b-도-시..) 그 오른손이 멜로디와 함께 쳐야하는 엄지의 내성부 반복음은 상당히 어렵다고 알려져있다. 판탈롱과 콜롱비느는 또다른 광대들인데 앞의 남자삐에로 판탈롱은 양말과 바지가 하나로 붙은 옷을 입고 있으며 (삐에로 기억나시죠?) 콜롱비느는 그 삐에로의 애인이다. 역시 라b-도-시..가 등장하는데 한번 직접 찾아보시죠. 독일의 시바벤 지방에서 행해지던 춤곡인데 역시 라b-도-시.. 그건 안 빠지고 나온다. ^^ 갑자기 독일왈츠가 중단되고 등장하는 스타카토의 기교. 바이올린의 귀재인 파가니니를 나타냈다. (쇼팽과 파가니니의 카니발 등장이라..) 고백이다. 짧고 향수가 어려있는, (이제 라b-도-시..설명은 지겨워) 젊은 남녀의 사랑한다는 속삭임과도 같다. 산책. 역시 젊은 두 남녀는 춤을 추듯 꿈길에서 산책한다. 누가 이 곡에다가 휴식이라고 이름을 붙였는가? 이 곡은 절대 휴식이 아니다. Vivo의 템포에 갈수록 con forza해지는 격렬한 휴식이라니..! 21. Marche des "Davidbu"ndler" contre les Philistins (속물을 타도하는 다비드 동맹의 행진) 필리스타인 사람들에 대항하는 다비드동맹의 행진이란 제목이 붙은 이 <카니발>의 피날레는 엄청난 파워와 몰두력으로 극적인 끝을 맺는다. 여기에서 나오는 다비드동맹이나 필리스타인이란 구약성서로 그 이야기가 돌아가는데 다비드는 곧 다윗의 또다른 발음이고 다윗은 돌팔매질로 이교도들의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다. 다윗과 골리앗..은 작은 쪽이 큰 쪽을 이겼을때 흔히들 인용되는 표현인데 (만약 작은 쪽이 지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그와 마찬가지로 슈만은 음악세계에서의 보수파를 골리앗 - 필리스타인, 슈만을 비롯한 반 보수파, 정의의 사람들을 다윗파로 불렀다. 이 마지막 피날레가 상징하는 바는 진취적인 음악 - 물론 그것이 방종에 어린 제멋대로고 괴상한 시도가 아닌 - 을 주창하는 음악가들에 바치는 찬사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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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