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 크게 오버해서 운동을 했는데, 아 글쎄 오늘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깜깜해지면서 핑핑 돌잖아요.
내 몸이 기름기를 절실히 원한다는 일방적인 판단하에 저녁메뉴를 정말 오랫만에 치킨으로 찜을 했습니다.
근데 정작 주문하기까진 1시간이 걸렸네요.
그 첫번째 이유는... 제가 원래 한 5년간 절실한 교촌치킨 마니아였습니다.
전.. 세상만사 정들면 왠간히 날 실망시키지 않고선 등 안 돌리는 우리 집 고유의 내력을 저 또한 농후하게 지니고 있기에
교촌하고도 15년 친구 할 뻔했죠. 그러나 교촌과는 이별했는데요.
교촌은 특이하게 점포마다 할당된 구역이 지정돼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공존하는 교촌이라도 전화를 하면 '거긴 우리 구역이 아니니 xxx-xxxx 로 거세요'
마치 친척끼리 사이좋게 한 동네에서 장사하듯이 타 매장을 안내해주죠.
'배고픈데 그냥 보내주시죠'라고 해도 팔고 싶지만 걸리면 벌금 문다고 한사코 거부합니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근거리 매장끼리조차 경쟁이 전혀 없습니다. 할당된 구역 내에선 철저하게 독점 형태죠.
첨엔 꾸준하다 곧 양이 눈에 띠게 들쑥달쑥...
어느땐 오토바이를 어캐 타고 왔는지 종이 가방을 열어보면 양념이 가방 안에 여기저기 널부러져있어 먹기 전에 속 뒤집히고
배달이 1시간 넘기는 것도 다반사요, 무엇보다 기름을 교체 안 해서 닭 옷색깔이 거무칙칙하고 쓴맛이 날 때도 많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른 매장에 가서 직접 사가지고 와서 먹어 본적도 있는데, 마찬가지더군요.
적은 양이야 넘어가 주겠지만 기름을 교체 안 하는 건 건강하고도 직결되기에 결국 교촌을 떠나 보내고야 말았죠.
두 번째 이유는.. 어떤 치킨을 시켜야 입가에 미소를 띠며 기름 묻은 손을 퐁퐁으로 씻을까?
고민하다 보니 마땅한 치킨이 없더군요. 전 매운맛을 좋아하지만 단맛은 싫거든요.
세 번째 이유는... 새로 상견례 할 치킨을 인터넷에서 고르면서도 머릿속엔 계속 딴 생각입니다.
운동 열심히 한 게 아깝지도 않니? / 아니야 운동도 영양섭취가 돼야 더 분발할 수 있어.
너가 그러니 금연을 못 하지 / 치킨 먹으면서 금연하는 거 심각히 고려해 볼께.. 약속 꾹~ 도장 꾹~
결국, 이러다가 1시간을 흘려보냈고 저녁시간을 훌 넘기고 9시가 돼서야 주문했네요.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트랜스지방 염려없다는 '굽네치킨 매운맛'을 매장을 찾아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고 시간 때울 겸, 굽네치킨 평을 보니 유명 하이틴 그룹이 CF를 해서인지 입소문이 제법 났더군요.
딩동딩동... 후다닥 사사 사 삭... (이때의 순발력과 몸놀림을 보면 분명 난 비만은 아닙니다.)
어그적 어그적 우걱우걱....
퐁퐁으로 손을 씻으면서 그다지 행복하진 않군요.
맛은 그럭저럭 했으나 기대했던 만큼 1주일간 입가에서 뱅뱅 돌게 만드는 그런 맛은 아니군요.
어느 분야든 간에 미소를 띠고 오랜 시간 같이 할 훈훈한 친구 1명 없이 그 자리가 공란 상태면 전 심히 불안해집니다.
요즘은 그래서 여로모로 불안한 상태죠.
일요일 즈음해서 다시 친구찾기 해봐야겠네요. 이번엔 네네치킨 한번 시켜봐야겠어요.
빨리 친구를 못 찾으면 망할 교촌하고 해후 될 조짐도 미약하나마 보이기에 조만간 더욱 부지런히 찾아봐야겠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치관 문제이지, 다이어트 의지부족은 아니니 자책감은 없습니다. 흠...............................
아참.. 몇 년째, 지지리도 못 깎지만 정들어서 계속 갔던 단골 미용실도 경쟁이 치열해 결국 문 닫았더군요.
곧 추석이 오는데.. 친구찾기 일거리가 하나 더 생겼어요.
첫댓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그래두요, 난 절대로 닭들하고는 친구 안할을래요...ㅎㅎ
ㅎㅎㅎㅎ 웃지만 가슴도 찡하네요~ 어쨌거나 마음가는것에 끌리는건 인지상정이니까... 저두 대구살땐 교촌치킨만 먹었는데.. 생각나네요, 간장냄새 살짝배인 짭쪼롬한 맛이...
글솜씨 좋으시네요~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저는 교촌은 좀 짜서 한두번 시켜먹고 말았지요...요즘 네네 치킨 먹습니다 ㅋㅋ 맛 그런대로 괜찮아요..살도 연하게 익어서 우리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더군요~네네치킨 드시고 평좀 남겨주세요^^
ㅋㅋㅋㅋ 어디사시는 지 모르겠지만.. ^;; 화곡1동과 7동에 강서필~병원 아래 있는 영 **치킨 있는대.. 이곳도 체인점이긴한대 딴대도 하는진 잘모르게떠요 유명한곳이 아니라.... 제가 치킨을.. 진짜좋아하거든요..... 후라이드 매콤하니 정말 맛있어요.... 훈제 도 맛나구여....긍대 양념은 안먹어봐서.. 맛을 몰라요 ㅋㅋ 제가 양념을 안좋아하는 관계로다.. 제가 화곡동으로 시집와 7년 사는동안 여러군대 시켜먹어보고.. 딱..찎어둔곳이죠... !
전기구이통닭이 제일 좋던데요......기름도 빠져있고...^^우리동네엔 그릴에 구운 베이크치킨이 있는데 전화번호 알려드릴까요? ^^ (이런....내가 먹고싶네.....어제 12키로 걸은거 아까운줄도 모르고..)
귤님~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글 솜씨는 여전하시네요~^^* 전 치킨은 좋아하지 않지만 제 딸이 워낙 좋아해서 거의 다 맛본듯 합니다.교촌은 술안주로 괜찮을것 같았고 굽네는 저역시 기대보다 별로~ 네네와 BBQ는 후라이드가 맛있고.....ㅎ 좋은 친구 찾길 바랍니다.
ㅋㅋ전 어제 교촌 시켜먹었눈뎀;;;ㅋㅋ 제가 원래 껍데기를 안먹어고 퍽퍽한 가슴살만 먹거든요;;껍데기 다 벗긴후에;;ㅋ 그러니 느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고싶어라..
오래전 낯익은 반가운 대명들이 보이네요. 건망증 초기인 제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건 당시 출렁이던 살들과 체격이 아직도 여전하시다는 건데.. 나만 뚱땡된거 아니라 외롭지 않네요.
오모모 귤님~~ 전 좀 날씬해졌거등요~~~~
참~~내~~~ 난 1키로 정도밖에 안 늘었거등요? (버럭!!)
두 분 이젠 뱃살로 엔터키 누르는 달인의 경지시네요. 16년간 적수가 없을 거 같아요.
저희동네 (방화동임)네네치킨먹어봤는데 별로였어여. 보드람도 맛있었고 굽네치킨도 오븐에 직접굽는다는데 그래선지 담백한것 같아요. 양을 많이 드시면 구어조아치킨도 2마리도 판답니다. 아~~ 멀리해야할 친구들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