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갑습니다 ;ㅁ; //
앞의 내용은 상관없고, 본론부터 읽어주셔도 좋아요.
띄어쓰기가 약간 길다싶은 곳 부터가 본론이에요.
첫부분만 읽고 ' 로맨스네 ' 하면안돼요♥
잘부탁드려요 -
제목이 금발의 피. 라는 뜻인데... 그저 억양이 좋아서 고른거니까 신쳥쓰지 마셔요 ~
( 블론즈 블러드 ~ 블론즈 블러드 >_<.. ㆀ )
새카만 날씨. 눅눅하고 기분은 축 쳐지는 짜증나는 날씨.
이 젠장맞을 날씨는 언제쯤 환히 개는걸까-
죽을 맛이다. 과자는 눅눅하고 난로불은 어둡다.
촛불은 14개 중에 9개만이 제 구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싫은 건, 나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징그러워서 일지도 모른다.
" 어머- 가게가 왜 이렇게 어두워? 그러길래 전구 달아두라니까, 정말."
'딸랑' 하고 문에 달린 종이 부딛힌다. 그러는 동시에 갈색머리를 찰랑이며,
세번째 여자인, 마리사 가 들어온다. 이 여자도 곧 끝낼 생각이다.
엄마의 버전 업인지 잔소리가 쫑알쫑알 시끄럽다.
" 됐어, 내 취향이 아니래도 자꾸… 그나저나 지금 구운 빵 먹을래?
너 때문에 과자구우려고 했는데 눅눅해서 맛 없겠더라."
" 아, 고마워."
그녀는 내가 주는 롤케이크와 향기가 진하게 온통 퍼져나가는 커피를 집어들고는,
롤케이크를 잘라서 입에 넣는다.그러고는 커피를 마시려고 컵을 들어올리면서,
나에게 말한다.
" rmsep 왠일이야, 먼저 빵을 챙겨주는 법도 알았던가? "
나는 잠깐 머뭇한다. 여자에게 먼저 관계를 끊자고 하는 건 처음이니까…
생각하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커피를 쓰게 만들고서는, 머뭇머뭇 설탕을 집어넣는다.
" 마리사, 우리 이제 그만두자. 이런 것. 예전 처럼 그냥 손님과 주인사이로 지내자고"
나는 마리사가 롤케이크를 오물오물 씹어서 삼키는 동안 뭐가 무서워서 인지
서둘러 말을 끝내버렸다.
" 뭐야-? 나 지금 장난하려고 온 것 아니잖아… "
마리사가 빵을 자르면서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말했다.
충격일까? 충격일거야. 아니면 충격받은 건 내 쪽인가?
여자는 그저 즐기기 위한 것 아니였나?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사람 뿐이 아니였나?
" 좋아, 좋아. 무슨 뜻인지 이제 이해했어. 네 태도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처음에 약속했잖아. 우리 둘은 다른 여자나 남자가 생겨도 상관없다고… "
그녀가 정색을하고서는 침착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뚝 끊고
내 말을 꺼냈다.
" 그건 그거야. 나는 너를 비롯해서 이미 8명이나 있어. 너는 내가 다른 여자를
끌어안는 걸 봐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내가 누구와 어디서 뭘 하는 신경안썼어.
네 그런 점이 너무 좋아. 난 모든 여자들이랑 서로 바람을 피우든 뭘 하든
신경 쓰지 말자고 약속하고서 시작하니까. 하지만, 이제 나는 너와 이런 관계로
지내고 싶지 않아. "
나도 놀랍다. 내가 이렇게 긴 말로 이별을 고하다니. 이별이랄 것도 없지만,
이런 관계로는 이별이다. 다행히도 마리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미련도 뭣도 없다. 마리사보다 훌륭한 여자들이 아직 많으니까.
" 그러니까, 말이지- 한마디로 말해서… "
마리사가 점점 당황해 한다. 얼굴이 빨개졌다. 나에게 처음 마음을 고백했을 때만해도
당당한 모습이었는데, 굉장히 당황한 모양이다.
나는 점점 이 분위기가 재밌어졌다. 썩을 놈이라고 욕해도 상관없고…
점점 마리사가 싫어진다. 이렇게 질질끄는 여자인 줄 알았으면 만나지도 않았어.
" 한마디로 쉽게 말할게. 이제 네가 질렸어. 넌 좋은 여자지만, 내겐 더 이상 아냐. "
마리사가 아무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문쪽으로 돌아서면서 말했다.
" 난 너의 금발에도, 큰 키에도 잘생긴 얼굴에도 미련 없어. 미련이라면,
네가 나에게 해줬던 한마디야.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에도 미련을 버리겠어.
잘 있어. 내일 또 빵사러 올테니까… "
말을 마치자마자 마리사는 나가버렸다. 투명한 유리문과 양옆에 있는 전면유리창.
그 쪽으로 마리사의 행동들이 보인다.
우리 직원과 만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가벼워졌다.
두번째 여자와 세번째 여자는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정이 들어버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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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청부업자들 인가보죠? 이제 더 이상은 무리예요. 가게 문 안연지도 꽤 됐는데… "
─흑발에 밤같은 눈을 가진 빵가게에서는 내 직원, 지금으로서는 내 유일한 동료인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포블랑' 이라고 불린다. 뜻이 아마… '흰 피부' 였던가.
(나야 그냥 편하게 '블랑' 이라고 불러버리지만…)
정말 흰피부를 가지고 있다. 머리와 눈빛깔이 새카만데다가 옷도 어둡게 입고다니다보니까,
빛나도록 희다.─
블랑은 행패를 부리며 가게 사무실로 쳐들어온 몇몇의 껄렁한 무리들을 보면서 나에게 묻듯이 말했다.
불량스런 그 무리들은 아마도 십대들이었다. 젊은 녀석들이 우리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_
왜 왔는지 알 수 없다.
" 보아하니 지금은 사무실 문을 부술때가 아니라 집에가서 잠잘 때라고 보는데, 너희들. "
방금 전에도 청부업자들이 와서 행패를 부려서, 더 이상은 싸워줄 기분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몸의 긴장을 평소보다 조금 늦추게 되었고, 목소리도 힘없이 풀려나갔다.
블랑은 맨손으로 공격하는 타입이니까, 자칫 잘못 하면, 여기저기 다치는 데가 많을텐데…
그렇게 되면…
" 손목이 살짝 삔 모양이에요. 제 걱정마세요. "
" 네 걱정이 문제가 아니라, 병원비 문제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돈 더 많이든다구.
솔직히 말해. 정말 살짝 삔거야? "
" … 네, 그렇다니까요. 손목이 살짝 삔 것 뿐이에요. "
블랑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방을 휙 나가버린다.
뭔가 멀어지는 것 같다. 블랑.
' 미안해요, 아르다. 차마 뼈가 망가졌다고는 말 할 수 없었어요.
당신 성격을 내가 모르면 누가알겠어요. 분명히 내일 부터는 방에서 꼼짝말고
의사 이외에는 누구도 손 못대게 하겠다고 할건데요. 그럼 환자인 당신이 위험해지잖아요.
_ 어느 새 이렇게 신경쓰게 됐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