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판매량이 그해 경제의 바로미터가 될 만큼 일본의 맥주 시장은 광대하다. 현재 일본의 맥주 시장은 삿보로, 기린, 아사히, 산토리가 4대 메이커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전반적인 일본 맥주의 특징은 병맥주보다 캔맥주 소비의 비율이 더 크다는 것이다. 캔은 병맥주에 비해 운반과 이용이 편리하며,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일본인들은 잔을 돌리거나 같은 병으로 나누어 마시기보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1 ‘별’을 심벌로 하는 삿보로 드라프트 비어. 2 삿보로의 골드컵과 실버컵. 맛으로도 유명하지만 디자인으로 매출을 대폭 향상시킨 사례가 되었다. 3 그린 컬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훗카이도 나마시보리. 4 기존 맥주병 형태에서 벗어난 삿보로 샷버틀. 5 붉은 도미를 낚은 남자를 심벌로 하는 에비수 올 몰트비어.
삿보로 맥주, 믿고 마실 수 있는 정직함을 담은 패키지 삿보로 맥주의 역사는 메이지 시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삿보로는 경쟁사와 달리 다양한 타깃층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만들기보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주들의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둔다. 삿보로 맥주는 크게 에비수 브랜드와 삿보로 브랜드로 나눌 수 있는데, 일본 맥주 중에서 가격대가 높으면서도 애호가가 많은 맥주가 삿보로 맥주이다. 특히 에비수 브랜드의 흑맥주는 그 맛으로 더욱 유명하다. 에비수는 크게 에비수 쿠로(黑)와 에비수 올 몰트 비어로 나뉜다. 낚시로 붉은 도미를 낚은 남자의 그림을 심벌 마크로 흑맥주는 진한 갈색, 몰트 비어는 황금색을 메인 컬러로 한다. 그 위에 깔끔하고 간략하게 상품명을 적은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맥주라는 상품의 콘셉트에 맞는 컬러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심벌 마크가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에비수 맥주와는 달리 삿보로 맥주 라인의 대표적인 심벌 마크는 별이다. 특히 검은 원 위에 금색으로 표시된 별 디자인의 병맥주 이후, 블랙라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명칭이 캔 디자인에도 정식 명칭으로 그대로 반영되었다. 삿보로 맥주는 호프 생산 현장의 농민들을 선전에 등장시키고, 삿보로의 관리하에 자라고 있는 호프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홍보를 진행한다. 이러한 콘셉트가 캔 디자인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질 좋은 호프로 만든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상기시키도록 흰 바탕에 메탈릭 그린을 적용한 홋카이도 나마시보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눈길을 끈다. 삿보로는 패키지 디자인을 외부 디자인 업체에 맡기는 경쟁사와 달리 사내 디자이너와 상품 개발 담당자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사외 디자이너, 광고회사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네이밍과 콘셉트 개발이 끝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한다.
1 아사히의 타이포를 검은색으로 강조한 메탈릭한 느낌의 아사히 슈퍼 드라이. 2 제품의 맛을 콘셉트로 실버를 메인컬러로 사용한 아사히 신나마. 3 더운 여름 시원한 맛을 강조하는 아사히 신나마 아쿠아 블루. 4 맥주 패키지에서는 드문 붉은색을 적용하여 히트 친 아사히 신나마 레드. 5 골드 컬러로 맥주의 깊은 맛을 나타낸 아사히 골드 혼나마.
아사히 맥주, 남성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색채 패키지 라인업 아사히 맥주 중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고 널리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은 단연 슈퍼 드라이다. 메탈릭한 캔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제품명만큼이나 드라이한 디자인을 채용한 이 제품은 아사히 특유의 타이포그래피 로고를 검은색으로 강조해 붉은색으로 적어 넣은 상품명이 더 작게 느껴진다. 반드시 지켜야 할 코퍼레이션 로고의 사용 규칙과 성분 표시, 법적 의무 규정인 주류 관련 표시만을 깔끔하게 적어 넣은 셈이다. 아사히에서 출시하는 맥주는 슈퍼 드라이 외에도 많지만, 짙고 풍부한 맛의 맥주는 황금 톤으로, 가벼운 맛의 맥주는 흰색에 경쾌한 디자인을 채용하는 일반적인 룰을 따르고 있다. 아사히 맥주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슈퍼 드라이의 디자인 요소들을 계승한 발포주 ‘아사히 혼나마(本生)’ 시리즈이다. 2001년 출시된 아사히 혼나마는 맥주 패키지 디자인에서 사용한 적이 없던 빨간색을 채용하여 히트 친 대표적인 제품이다. 빨간 패키지를 선호하는 사람은 다른 패키지를 선호하는 사람보다 애호도가 높다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기존 발포주 시장에 던진 아사히의 출사표였다. 아사히 혼나마는 빨간색으로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두드러져 보이게 하여 눈에 띄는 제품, 애호가를 만드는 제품으로 자리함으로써 현재의 아사히를 있게 한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러한 성공을 토대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느끼게 해주는 가벼운 맛의 아쿠아 블루와 그린색의 오프타임 그리고 풍부하고 깊은 맛의 골드 시리즈까지 제품을 확장했다. 이와 같은 주력 상품에 대한 일관성 있는 패키지 운영은, 지난 4월에 출시된 아사히 신나마(新生)로 이어진다. 디자인은 아사히의 로고를 중앙에 크게 배치한다는 점에서 이전 발포주와 흡사하지만, 이 제품의 맛을 콘셉트로 메탈릭 실버를 메인 컬러로 삼았다는 점이 다르다.
1 기린을 심벌로 하는 기린 이치방. 2, 3 레드와 골드를 깊이감 있게 사용한 기린 클래식과 기린 이치방. 4, 5 흰 배경에 그린, 블루 등 밝은 컬러를 적용한 탄레이 시리즈.
기린 맥주, 캐릭터 마크를 중심으로 한 통일감 있는 디자인 기린 맥주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일본 맥주 브랜드로 모든 캔 디자인이 하늘을 나는 성스러운 동물 기린의 비주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린 맥주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회화적으로 표현된 기린을 넣는 것은 규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마크가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기린 맥주는 기린 마크를 통해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했고 거기에 맥주가 가지는 기본적인 속성, 제품 자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디자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기린은 발포주 탄레이(淡麗) 시리즈와 고쿠나마(極生) 나마쿠로가 대표적이다. 발포주는 맥주보다 호프 사용 비율이 낮은 것(67% 이하)을 일컫는데, 맥주보다 편하고 값싸게 마시기 좋다. 디자인도 샤프하고 깔끔하며 경쾌한 느낌으로 처리했다. 탄레이 시리즈는 가벼운 맛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흰 배경의 밝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고쿠나마와 나마쿠로는 진한 청색, 진한 갈색에 흰색으로 글씨를 나타내는 강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탄레이 시리즈는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고쿠나마와 나마쿠로는 강한 느낌 때문인지 남성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기린의 최대 특징인 캐릭터 마크 외에도 기린의 캔 디자인에는 다른 회사와는 차별되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용기의 형태에 있어서 캔 뚜껑의 구멍이 타사 것보다 크며, 캔 윗면의 지름은 작다. 윗면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다른 제품들은 계단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기린의 캔 디자인은 직선에 가까운 곡선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다르다. 최근 발매된 ‘기린 노도코시 나마’의 캔 디자인은 컵에 따른 생맥주의 느낌 그 자체를 재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캔 디자인뿐 아니라 6개들이 패키지, 24개들이 상자까지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해놓았다. 기린의 패키지는 대부분 외부 디자인업체에서 개발을 맡아 진행한다. |
첫댓글 잔도 너무 예뽀요...()()()
종류도 많으네요^^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