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공항철도는 정부의 압력으로, 2009년 9월 건설사들로부터 지분 매입 계약을 하여 같은 해 11월 최대주주 변경을 완료하였습니다. 이 때의 매입가액은 1조 2064억원이고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8&aid=0002207423
http://www.arex.or.kr/jsp/company/history.jsp
지분을 매입하면서 역시 정부의 압력으로 MRG 보장률은 90%에서 55%로 내립니다. 맨 윗 기사에서 당초 부른 값보다는 싸게 샀다고 자찬하지만, 엄청난 초과이익을 보던 민자사업자들의 지분을 비싼 값으로 사들여 정부 부담을 줄여줬으니 결국 정부에게 받을 돈을 일부 못 받은 셈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6&aid=0002172270
MRG 외에도 재무적 투자자는 사실상 무위험인 회사의 후순위채를 보유함으로서 높은 이익을 얻고 있었고, 이는 인수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자회사인 공항철도는 요금인하와 MRG 인하로 인해 적자이지만, 후순위채 수취로 코레일 전체적으로는 적정이윤(기업 유지와 조달자금에 대한 비용을 충족하는 정도) 수준의 흑자를 보고 있지요.
하지만 2009년 이후 매각가액에 변수가 생깁니다.
첫째는 금리 인하입니다. 매각계약 체결 당시(2009년 3분기) 시중에서 이자율 계산 시 표준으로 활용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3%입니다. 하지만 2013년 4분기에는 2.9%로 내렸죠.(한국은행 자료, http://ecos.bok.or.kr/) 코레일공항철도 지분 소유로 적정이윤을 남기고, 기업의 수익성에 변함이 없다는 걸 전제로 하면 가만히만 있었는데 이 지분의 가치는 1조 7888억으로 상승합니다. 이것만 따져도 정부와 코레일의 매각 희망가격인 1조 8000억에 근접합니다.
둘째는 KTX-공항철도 직결운행입니다. 공항철도가 코레일의 자회사로 남는다면 KTX가 공항철도에 진입해도 내부거래에 해당하므로 선로사용료를 안 내거나, 조금만 내도 되겠지요. 하지만 민간에 매각된다면? 건설부채나 직통열차의 이용객 감소 등 여러 변수를 반영하여 선로사용료를 낼 것은 거의 자명합니다. 그 외에도 자잘하게는 버스 터미널마냥 공항철도 각 역에서 코레일 승차권의 매표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고요.
반대로 보선이나 차량 중정비 등은 코레일에 위탁할 수밖에 없는데, 코레일 해체를 추진하는 정부에서 매각을 주도하다 보니 조건에 따라 이것을 원가 이하로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손실은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매각을 압박하고 있어 인수자의 우위(소위 '갑') 상황이고, 설상가상으로 MRG를 추가로 인하한다고 하니, 그에 상응하여 매각가액은 더더욱 낮아질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민간이 운영하던 공항철도 초기, 실수요가 예상의 7%에 불과했는데 아무리 노선 연장 등의 외부변수가 있다지만, 코레일 인수 이후 직통열차-KTX 연계와 요금 합리와, 환승할인 도입, 타 지하철 등에서의 적극적인 홍보 등의 자구책으로 승객은 폭증하였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112&aid=0002282850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8&aid=0002897822
이에 따른 MRG 지급 감소와 사회적 편익도 무시를 못 할 것입니다. 민자였다면 어차피 그냥 시키는 대로만 굴려도 똑같이 돈이 나오니, 경쟁력 개선에서는 뒷전이었을 겁니다. 추가 보조금 안 쥐어주면, 지자체에서 개선노력을 안 하면 꿈쩍도 않는다는 건 멀리 영국이나 뉴질랜드 사례를 안 들어도 대부분의 버스회사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잘 해야 6000억(상황에 따라 그 이하) 회계적인 차익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팔면 잘 해봐야 본전이죠. 최소한 그만큼 이자수익이 줄어들고, 까딱해서 헐값에 팔면 손해, KTX 직결 등에 따른 비용이 올라가고, 독소조항을 잘못 넣으면 코레일이 손해를 보고 수탁사업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공항철도 매각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 조직을 뜯어 민간에 팔겠다, 이 소리밖에 안 된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