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성서 롯데시네마를 오래간만에 갔는데, 원래 상권이 죽고 있던 동네기도 했지만 아마도 코로나의 영향 때문에 더더욱 상태가 안 좋더군요. 건물 외부부터 관리 안된 티가 팍팍 나고 있었고,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사용중지, 알바 생들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듯 대충대충 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제가 극장에서 본 영화 절반 정도는 여기서 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시간만 남으면 영화보러 오던 곳이였고, 그래도 한때는 제법 사람들로 북적이던 극장이였는데, 뭔가 입맛이 씁쓸했습니다.
* 경관의 피
평이 별로 좋지 않은걸로 알고 가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최우식 씨는 왜 멀끔하게 생긴 잘나가는 젊은 남자 배우가, 보고 있으면 뭔가 불쌍해보이고 도와주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게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연기는.. 좀 아쉽더군요. 조진웅 님은 여전히 멋있고, 뭔가 배역이 끝까지 간다 생각이 좀 나던데, 자기 스타일로 선 굵은 연기 잘 한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박희순 씨는.. 뭐하러 나왔나 싶을 정도로 배역이 좀 애매합니다. 뭔가 중심 역할을 할것 같이 주위만 멤돌다 그냥 끝나버리더군요.
전체적으로는 평보다는 훨씬 좋게 봤습니다. 설명 안되는 부분도 있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뭘 하려고 했는지는 알겠고, 열심히 찍었지만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한 그런 작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선 대부분 내려갔겠지만 나중에 OTT로 나오면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 정도는 될 듯 합니다.
* 특송
사실은 이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대충 경관의 피보다는 평이 나은걸로 알고 갔습니다.
한 15분쯤 봤을때, 아 이 영화는 뇌를 비우고 봐야지 안 그러면 힘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굳이 이 영화에서 뭘 건지겠다면, 꽤 오래간만에 보는 송새벽씨의 연기 정도? 레옹의 게리 올드만이 생각이 많이 나던데, 그래도 워낙 독특한 연기를 잘 하시는 분이라 잘 어울렸던거 같습니다.
참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고 있는 시간이 괴롭고, 아까웠던 영화였습니다. 특송이라는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되어줬어야할 카체이싱은 심심했습니다. 아마도 트렌스포터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이지 않은가 싶은데, 그런거 치고는 카체이싱이 너무 그냥 그랬어요. 그래서 후반에 제대로 터뜨릴려나 했더니, 뒤에가면 카체이싱은 나오지도 않죠. 영화 전체적으로 개연성은 개나 줘버린지 오래라,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특히 중반부에 애기 데리고 우왕좌왕 하는 부분은 영화를 보고 있는 시간이 고통이자 스트레스로 다가올 정도로 엉망이더군요. 그렇게 스트레스를 쌓았으면, 후반부에 액션으로 터뜨리기라도 해야되는데 뭐 액션이 특출나지도 않았고요.
이 영화는 평보다 훨씬 나쁘게 봤습니다. 잘 해보려고 한건 맞나? 싶을 정도로 엉망이였고, 누가 이 영화를 본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였습니다. 최근 마블 영화들에게 연달아 실망하고 있었는데, 마블 영화는 특송에 비하면 선녀 정도가 아니라 절대적 유일신으로 모셔도 될듯 합니다.
절대 보지 마세요...... 라고 하기엔 너무 늦었네요. 이제 대부분 개봉관은 내려갔겠죠. OTT로도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 지금 우리 학교는
그냥저냥 봤습니다. 보면서 좀 답답하긴 했고,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이거 포지션이 절묘하더라고요. 아 왜 저러지, 꼭 저렇게 진행 해야만 했나..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애들이잖아?" 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이해가 되는거 같기도 하고.. 성인극이였다면 비판할 여지가 더 많은 작품 같은데, 주인공이 대부분 애들이다 보니 따지고 들기가 애매한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처럼 때깔이 잘 뽑히지도 않은거 같고, 연출도 잘 된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건 아니고 말그대로 그냥저냥 봤습니다. 전 끝까지 보고 나니,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성인 좀비물, 혹은 아포칼립스 물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제가 모르는 얼굴이였는데 뭔가 다들 좀 아쉽더군요. 슬의에서 귀여웠던 윤복이는 여전히 귀여웠고(근데 남라라는 이름은 뜻이 뭐죠? 되게 특이한 이름인데 뭔 뜻인지를 모르겠네요), 한때 일진으로 나오는 친구는 마스크도 기럭지도 시원시원한게 보기 좋더군요. 이유미 씨는 계속 임팩트 있는 조연만 맡아서 소모되는거 같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사실 제일 메인되는 주인공 둘이 제일 기억에 안남아서, 더 아쉬웠던거 같습니다.
전 사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즐겁게 본 부분은 이규형씨가 나오는 개그씬들이였거든요. 감독이 누군가 싶어서 찾아보니 완벽한 타인 하신 감독님이시더라고요. 저랑 개그코드가 잘 맞나 봅니다ㅋ
* 그 해 우리는
뭔지 아예 모르고 각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꽁냥꽁냥한 멜로네요. 보통 16부작씩 되는 드라마는 멜로 하나로 가기 보다는 뭘 섞는 경우가 대부분일껀데, 그 해 우리는은 보기 드물게 멜로 하나로 끝까지 밀어붙여버리네요.
경관의 피에서는 최우식씨 연기력이 좀 아쉽다고 느껴졌었는데, 이 드라마에서 맡은 캐릭터가 본인이 가진 느낌이랑 비슷해서 그런지 연기력 생각은 안나더라고요. 뭔가 살짝 부족해보이고 불쌍해보이고 도와주고 싶고 이런 역할은 너무 잘 어울립니다ㅋ
그리고 김다미씨는.
이 전설의 짤로 짱 귀여움을 뽐내셨던 분이시죠.
다만 이 귀여움이라는게 상당부분 볼살의 의지하는 바가 많다보니 아차 잘못하면 미모가 망가지기도 합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선.. 좀 과했죠. 더 이상하게 나온 사진도 많이 검색되던데, 그냥 적당한걸로 가져온겁니다. 기본적으로 볼살이 좀 있으신 분이다보니 이렇게 되기도 합니다. 사실은 키도 크시고 매우 날씬한 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뭏든 그 해 우리는 에서도 초반부에 보여준 강한 성격이랑은 다르게 짱 귀여운 모습도 많이 보여줬죠. 전 특히 11화의 이 장면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뭏든 꽤 즐겁게 봤습니다. 제가 작성한 4 작품 중에서는 그 해 우리는이 제일 좋았네요. 꽁냥거림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할만한 드라마인것 같습니다. 최우식-김다미씨가 매우 사랑스럽습니다.
* 사족
11화의 김다미씨 클로즈업 씬을 보다가 문득 예전 드라마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디서 하나 줏어온 짤인데, 그냥 그 겨울 송혜교 치면 대부분이 이런 샷들입니다. 감독은 무슨 송혜교 얼굴 변태라도 된냥 미친듯이 클로즈업을 찍어대고, 당시 외모의 절정기를 달리던 송혜교씨는 그 클로즈업을 다 이겨내고 절정의 미모를 뽐냅니다.
거짓말 좀 보태서 송혜교씨 컷은 대부분 저렇게 현미경 들이대듯 미친듯이 조인 클로즈업 샷인데, 송혜교씨가 드라마 내내 빈틈없이 아름답고 연기까지 너무 잘해버리니, 그 클로즈업 샷 하나하나가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자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아주 완성도 높은 컷들이 되는거죠. 그 겨울이라는 드라마가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되는데는 송혜교씨의 지분이 작지 않을겁니다. 일반적으로 대 배우들이 극을 바꾸는 그런 케이스는 아니지만, 절정에 이른 미모와 연기력이 조합되면 얼마나 파괴력이 있는지는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죠.
뭐 이래야 한다.. 라는 이야기는 아닌데, 최근 개성있는 마스크의 배우들이 더 주목받다보니.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개성이나 매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배우의 아름다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겠죠.
첫댓글 지금우리학교는 원작 캐릭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이름 어감이 특이합니다. 온조, 남라, 청산 전부 원작 이름과 같아요
지우학 여친이랑 전날 점심부터 잠깐보다가 결국 그날 밤새서 다봤네요 ㅋㅋ 재밌게 잘봐서.. 웹툰으로 정주행해보려구요 ㅋㅋ
좀비물 좋아해서 볼만은 했는데 주인공이라 할 두 인물 답답함에 좀 짜증도 나더라구요 10초 넘기기로 버티면서 봤습니다
경관의 피의 영어제목이 'The Policeman’s Lineage' 더라고요
리니지의 뜻을 이번에 처음 알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특송응 광고 제목 폰트를 보자마자 망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그해 우리는 최고 !̊̈ !̊̈ 넘 잼나게 설레면서 봤네요. 김다미&최욱식 최고 !̊̈ 160화 정도로 해줬음 좋겠다는 바램이 들정도로 넘 잼나게 봤네요ㅜㅜ 따뜻한멜로
덕분에 기대감과 시간을 절약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래 우리는
이랑
경관의 피 는
시간 내서 봐야 겠네요.
헐 근데 12 부작…
리뷰 감사합니다!~
그해 우리는 좀전에 완주했어요. 마지막 3-4화는 억지로 늘린 느낌도 좀 있고, 쳐지기도 하고 개연성도 심하게 떨어져가고... 좀 힘들었지만 대체 몇년만에 완주한 드라마인지 모르겠어요.
촬영에 공을 들인걸 잘 알 수 있었고, 최우식과 김다미의 연기도 좋았고, 미친 비율과 기럭지에 매번 감탄하고, 박진주 너무 귀여웠습니다.
제가 왓차에 적은 평을 가져오자면, ‘경관의 피’ : 세상에나,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연출. 이야기를 썼을 때외 찍었을 때의 괴리. 아마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을 거야.
‘특송’ : 일단 감독은 ‘베이비드라이버’를 재밌게 봤나부다.
레옹의 게리 올드만 배우에게도 영감을 받았고 말이지. 그리고 원빈과 김새론 씨에게 감사해야할 각본
카체이싱 씬들을 낮장면이 들어갔으면 더 나을 뻔 했고,
연출과 연기는 문제가 없다. 이야기가 문제다.
그리고 이건 속편이 안 나올 것이다.
성서 롯시 상권은 죽은지 이미 오래됬죠....직장인들 회식(유흥주점 포함) or 근처 아파트 주민들 외식 말고는 전혀 메리트가 없어서...저도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동네 (다사읍)에는 극장이 없어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성서 롯시에 가끔 가는데 그냥 "영화만 보고 온다" 라는 생각으로 갑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지금 우리 학교는" 어제 정주행 다 했는데 너무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요즘 워낙 좀비물이 많아서 좀비물에 대한 피로감이 가뜩이나 쌓여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애들이라지만 신파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1편당 울면서 신파극하는 내용이 거의 20~30%정도 되는듯....여친은 재밌다고 봤지만 저는 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