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글입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며진
샹그릴라 장부장님의 봉동해전 낚시대(?)첩 이야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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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장님은 오늘도 붕어를 잡으러 봉동천으로 가신다..
요즘 꽁치시는 날이 많은 탓일까 .. 가시는 뒷모습에 사뭇 고뇌와 비장함이 묻어난다...
그도 그럴것이 ..그날 밤 봉동천 하류에서는 장부장님과 붕어의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고..
그렇게 하나 둘 생포당한 붕어가 이른 아침 도마위에서 마지막 거친 숨을 몰아쉰다..
붕어 오늘 다 주거쓰..ㅎㅎ..
붕어의 이승과의 마지막 이별을 책임져야 하는 요리사란 참 슬픈 직업은 아닐까 ?
'흔히 "빠가사리"라고 하는 동자개도 붕어를 도우려다 딸려 나온 연합군은 아닌지..
어쩌면 죽어서도 붕어가 가지지 못한 맛의 한축에 작은 기여라도 할 것이다..
그날밤 봉동천의 전투는 붕어와 빠가사리 피라미등의
연합고기와 장부장님이 이끄는 낚싯대군의 밀고 밀리는 치열한 공방전의 양상이었음을 다시한번 상기해준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인간의 희로애락중에 새치혀의 미각을 돋워주는 붕어찜으로 다시금 거듭날 것이다..
붕어찜(재료)
붕어10마리(준척+준준척) ......우거지2kg......대파4단.......양파2개......청양고추7개.....홍고추3개
붕어찜(양념)
고춧가루 1컵....고추장 1컵.......마늘4큰술......생강2큰술......된장3큰술......간장3큰술......
설탕2큰술......물엿2큰술......소주또는 정종3큰술......취양에 따라 소고기다시다2큰술......굵은소금(최종간), 후추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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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줍니다..
시래기는 끓는물에 삶아 낸 다음 찬물에 담가 물기를 꼭 빼 주고
업소에서는 시래기를 그날 삶지 않고 미리 삶아서 물기를 빼 준 다음 대형 냉동창고에 보관하지요..
이렇게 하면 냉기가 스며들어 섬유질이 단단해지기 때문에 쫄깃한 식감의 우거지를 만들 수 있어요..
대파는 반으로 갈라 7cm 길이로 잘라 우거지와 같은 역할로 만들어 냄비 바닥에 켜켜히 정렬하고
그 위에 굵직하게 썬 양파와 어슷하게 썰어진 청양고추 홍고추를 고루 뿌려줍니다..;
붕어나 기타 민물고기는 바다생선과는 달리 양념을 자극적으로 해야 비린네를 잡을수 있지요..
그러므로 고추장이나 된장 또는 청양고추나 후추등의 강약을 잘 조절해서 사용하는 것이 맛내기의 최대 관건입니다..
물기 빼 준 우거지에 분량의 양념장을 넣고 고루고루 잘 배이도록 치대듯이 문질러준 다음
양념장이 우거지에 얼마나 잘 배이냐에 따라서 첫번째 맛이 결정되기도 하지요..;
[여기서 양념장을 다 쓰지 마시고 조금 남겨서 붕어는 따로 양념해 줍니다 !!]
대파위에 고루 얹어줍니다..
위 남겨놓은 양념장에 약간의 고춧가루와 소주를 넣어 붕어를 따로 버무려주고
양푼에 우거지나 붕어를 버무리고 난 다음
남은 양념은 물에 잘 씻어내어 시래기가 잠길 정도의 양으로 냄비의 가장 자리에 잘 부어줍니다..
양념한 우거지 맨 위에 올린 다음 레바를 샌불에 올리고 세차게 끓어오르면 잠시 불기운을 주다가
다시 중불에 놓고 한소끔 끓여준 다음
약불에 놓고 약 달이듯 서서히 자글자글 졸여줍니다..;
인간이 불을 알았을때 문명이 발생했고 식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만큼 음식 즉 요리에서 샌불이 가지는 의미는 크답니다..
불이 가해지는 요리.. 절반 이상의 맛은 요놈의 담당인데 자꾸 다른곳에서 찾으려 합니다..ㅎㅎ
샌불의 기운을 받아 자글자글 끓여진 붕어찜(- -)
오늘 맞이한 반가운 손님들은 이 깊고 깊은 붕어찜의 사연을 조금이라도 아셨을까 ..ㅎㅎ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 -)
아 .. 샹그릴라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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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마 (장대열)
yojoma chef&대중음식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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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참붕어
강병철과 삼태기 - 낚시터의 즐거움 중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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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