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전자제품뿐 아니라 발전소에서 생산한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널리 쓰인다. 현재까지 나온 수많은 종류의 배터리 중 효율(90% 이상)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2017년 3월 삼성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태와 같은 화재나 폭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류원희 숙명여대 화학생명공학부 교수는 “전기차나 발전소에 포함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인명사고나 환경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안전성 면에서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바나듐 배터리)’와 ‘전고체전지’ 등이 리튬이온배터리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배터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코발트계산화물로 만든 양극활물질과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로 만든 음극활물질,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분리막과 전해액 등으로 구성된다. 전해액을 뺀 모든 구성요소는 다 고체다.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통해 두 극의 활물질 사이를 오가며 충방전이 이뤄진다. 약 3000회 가량 충방전을 하면 용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수명은 약 2년 안팎인 수준이다. 류 교수는 “급속으로 충방전하는 과정에서 리튬이 날카롭게 쌓이면 분리막이 찢어지고, 두 극의 활물질이 맞닿게돼 화재나 폭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의 ESS에는 바나듐 배터리가 상용화되는 추세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효율성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나듐 배터리는 두 개로 분리된 탱크에 양극 전해액과 음극 전해액을 채워 넣는다. 탱크 속 전해액이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바탕으로 에너지를 생성해 저장한다. 실제 공장 규모에 바나듐 배터리를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효율은 약 70%정도다. 탱크로 인해 배터리의 부피가 수 ㎥이상으로 크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 적용할 순 없다. 반면 완전히 분리된 탱크에 양 극의 전해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재 염려가 없다. 또 전해액만 제때 갈아주면 되기 때문에 용량이 감소할 염려가 없다. 업계에서는 소모품까지 감안한 바나듐 배터리의 수명을 평균 20년 이상으로 분석 중이다.
한국도 바나듐 배터리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10년 KAIST의 연구원이 주도해 설립한 에이치투(H2)가 2013년에 바나듐 배터리 상용화 제품을 내놓았다. 또 스탠다드에너지, 코리드에너지 등 중소기업도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ESS 장치에는 바나듐 배터리가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공급인증서을 발급할 때 리튬배터리에 가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리튬배터리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신학 에이치투 사업개발 매니저는 “내년부터 바나듐 배터리 등도 가점부여 대상에 포함 될 것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대안인 전고체전지는 발화 위험은 없지만 모든 요소가 고체라 효율이 크게 떨어져,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첫댓글 그동안 화재가 많이 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시하고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공급인증서를 바나듐 배터리에도 가점을 당장 부여해야 한다
예전에 전신.전화국 같은 큰용량이 필요했던 알카리 배터리는 어떠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