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고유가에 물가 전망 상향, 추가 인상 가능성도
미국과 관세 갈등에 4분기 경제성장률 0.8% 전망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이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2.5%로 올렸다. 2023년 이후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은행은 그동안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약 1년 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하고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바꿨다.
캐나다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당시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른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번지는 징후가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기업들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흡수해 온 에너지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휘발유뿐 아니라 식료품과 각종 상품·서비스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28일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티프 맥클럼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맥클럼 총재는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 전망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확산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평균 상승률은 3%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오는 시점도 2028년 중반으로 내다봤다. 물가 안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국과의 관세 갈등도 경제 전망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최근 캐나다와 미국 사이의 관세 인상으로 올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중앙은행은 캐나다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충격을 잘 견디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장 둔화 우려에도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변동금리 모기지와 신용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금리 인상이 모든 대출 상품에 즉시 같은 폭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부담 변화는 금융기관과 대출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은행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맥클럼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된다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동 전쟁의 향방과 미국의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향후 금리 결정은 매 회의마다 경제 상황을 검토해 신중하게 내리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