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요즘 저희 학교에서 일어난 여러 일들을 학생들의 이야기나 소문을 통해서 이미 들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여러 학생들과 학부모 여러분께서는 혼란스럽거나 걱정을 하고 계시거나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이 궁금하시겠지요. 그래서 저희는 학부모님들의 자녀가 3년간 몸담고 앞으로 모교가 될 구로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의 상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구로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만이 아닌 재단법인 인권학원의 문제입니다. 구로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이하 구로여정산)를 포함하여 5개의 학교(신정여상, 신정여중, 한광고, 구로여정산, 오류고)가 재단법인 인권학원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권재단은 재단설립자이자 이사장이던 진인권씨가 96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저지른 뇌물공여죄로 2002년 6월까지 집행유예에 처해 있기 때문에 진인권씨의 형인 진덕균씨가 명목상 이사장으로 되어 있고 인권학원의 이사진은 진인권씨의 친인척이나 진인권씨가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각 학교 교장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사진의 구성을 보면 이름뿐인 이사장 진덕균씨는 진인권의 형으로 치매증세가 있다고 전해지는 거동불가의 79세 노인이며 김성오(신정여중 교장), 심상선(한광고 교장), 신창규(전 신정여상 교장, 현재 명퇴신청), 신현규(신창규씨의 동생으로 한광고 매점 사장), 한남수(전 신정여중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진인권씨의 처형), 윤주홍(진인권씨의 조카 사위)등입니다. 상문고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 이사들은 진인권씨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 사실상 진인권씨가 이사진에서 모든 실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사진내에 견제세력이 없어 교장, 교감, 부장교사임명과 해임 및 교사채용, 5개 학교내 전보발령을 명할 수 있는 인사권을 이사진의 회의나 결정이 전혀 없이 진인권씨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교장, 교감, 부장교사의 임명은 업무실적과 교육관보다는 재단에 대한 충성도가 우선되어 임명된 사람들은 이사장의 학교운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이의를 제기하는 교사는 탄압차원에서 재단내 타 학교로 발령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따라서 학교장의 고유권한인 학교운영과 수업에 필요한 예산을 설정, 집행, 결산할 수 있는 권한과 교과운영에 대한 그 어떤 결정권도 학교장이 행사할 수 없고 이사장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학교장은 그 학교의 학생의 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교육정책을 전개해야 하나, 이러한 체제에서는 자신의 자리보존을 위해 교장으로서의 소신과 책임을 전개할 수 없습니다. 구로여정산의 학교운영과 수업은 결국 교육의 공공성의 개념아래 학교장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하고자 해도 이사장이 학교를 사적재산, 소유물로 생각하고 학생을 통한 이윤추구의 의지가 있는 한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2. 인권재단의 비리는 상문고 수준을 넘어서 서울시 사립학교들 중 최고수준입니다. 현재 서울시 사립학교의 학교운영비는 국고 보조와 학생등록금이 98%, 재단 전입금이 2%로 되어 있습니다. 결국 학교는 학부모님들께서 내시는 등록금과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것입니다. 이사장은 설립자로서 사립학교의 건물과 대지를 조성하였을 뿐 학교에 학생이 입학한 그 순간부터 사립학교는 학생과 교사가 주축이 되는 공공장소이지 개인소유가 아닙니다. 인권재단내의 각 학교에서 학교운영비는 학생들의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쓰이지 않고, 학생을 모집하는 홍보비로 쓰이거나, 재단 수뇌부의 사재축적에 쓰이고 있다는 의혹이 노출되고 증거가 수집되고 있습니다. 실업학교인 저희 학교에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중학교 교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하여 환심을 사서 학생을 모집하는 방식에만 급급하기에, 학교운영비와 학습환경 개선에 쓰일 예산이 중학교 교사들을 접대하는 형식의 홍보비로만 쓰여 입학전에 학생들에게 제시한 학교의 청사진은 무용지물 또는 거짓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홍보비를 조성하기 위해,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각종 여행과 특기적성교육에서 필요한 경비를 부풀려 징수하고 사진값, 환경미화비, 각종 소품구입등 교육과정에서 필요한 돈들이 이미 예산에 반영되어 학생들에게서 징수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있지도 않은 항목을 만들고 이미 존재하는 부분을 부풀려 징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법 자금이 조성되고 그 과정에서 결재권을 지닌 교장, 교감들이 불법자금의 상당부분을 횡령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 구로여정산고 학생들의 상당수가 열악한 가정환경 속에서 생활하며 등록금 납부조차 어려운 학생들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학교운영비로 재단내 각 학교에 주어진 국고 보조비와 학부모님들이 내시는 등록금이 학생을 위해 쓰이는지, 학생들이 교육활동에서 그에 맞는 혜택을 받고 있는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희는 예·결산 공개는 강력히 요구하였으나 재단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진인권씨는 1966년 남산(현재 대우빌딩 뒤편)기슭에서 한광상업전수학교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5개교를 당대에 세웠습니다. 상당히 경이로운 일이지요. 그 내막은 더욱 경이롭습니다. 한광상업전수학교 당시 2중 출석부를 작성하여 출석부에만 존재하며 돈만 내고 학교생활을 하지 않는 유령학생들을 통해 실제 학교에 납부되어야 할 금액의 2배, 3배의 돈을 모아 신정여상을 세우고, 같은 방식으로 현재의 5개교를 세웠습니다. 학교가 설립한지 10년이 넘으면 국고 보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구로여정산은 2000년이 되어서야 국고보조를 받을 수 있었기에 재단설립 초기의 비리와 2중 장부가 재단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현 인권재단의 비리의 핵심부입니다. 더욱이 2000년 학년초에 국고보조비에서 지불될 여교사들의 산후휴가비용을 주지 않기 위해 국고보조 내용을 부인, 왜곡하며 합법적인 질병휴가를 신청하는 여교사에게 의사는 전혀 언급한 적 없는 제왕절개를 권유하고, 담당장학사에게 전화로 본교의 국고보조 내용을 확인하여 그 사실은 알린 여교사를 공립학교로 보내버렸습니다. 구로여정산의 현 교장인 한규환씨는 신정여상에서 교장으로 근무하던 1997, 98, 99년의 3년동안 일어난 특기적성비(O.A.과정 보충수업비와 시각디자인과 보충수업비) 7천여만원의 횡령된 사건의 최종결제권을 가지고 있었고 그중 2천만원을 유용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밝혀낸 교사들(지금의 전교조 인권연합분회)이 한규환교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고발할 의사를 제시하자, 이사장은 비리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신정여중으로 인사조치하고, 다시 2001년에 본교로 보냈습니다. 재단에서는 인사권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로여정산의 문제는 재단자체의 문제이며 절대로 구로여정산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3.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인권재단내 5개교 전교조교사들(전교조 인권연합분회)은 전교조 가입이후로, 1998,99,2000년의 예결산공개와 공개적이고 원칙있는 인사배정을 위한 인사위원회 구성, 교과과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줄기차게 제안했으나, 역시 재단측은 현재까지 무성의한 답변과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14일에 파행적 인사배정(본교의 한익희 부장교사가 신정여상에 교감으로 이동)이 이루어지고, 이를 계기로 인권재단은 5개교에서 학생을 위한 학교운영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재단의 구조적 문제와 생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한규환교장이 관여한 공금횡령의 증거를 가지고 있는 신정여상 전교조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형적, 몰상식한 학교운영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이 모아지고, 현재의 파행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님들께서는 인권재단과 구로여정산의 기가 막힌 상황과 개혁의 필요성 모두를 절실히 공감하시더라도, 이 상황에서 나의 아이만큼은 보호하고 싶으실 것입니다. 저희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고, 이미 우리사회에 만연한 문제이니, 괜히 드러내봐야 학교망신만 되고, 학생의 취업과 진학에 부정적 이미지를 남길 것이라 우려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으로 비유하면 중추신경계가, 나무로 비유하면 뿌리 채 썩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권재단의 비정상적 학교운영은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IMF사태이후 국민들의 혈세가 공적자금이라는 명목하에 낭비되야 했던 부실기업들의 행태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기본이 부패되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했고, 국민들의 기본생활여건은 너무나 비참해졌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절반이상이 사립학교가 담당하고 상당수의 사립학교가 저희 재단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맡긴 귀한 자녀가 몸담고 있는 저희 학교, 저희 재단의 문제, 이나라 사립학교의 문제는 IMF사태가 우리사회에 미친 해악과 비교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심각한 것입니다. 오염된 교단에선 교사와 아이들이 진리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 나라의 미래가, 정신이 부패하는 것입니다. 상문고를 비롯한 수많은 사학분규에서 볼 수 있듯이 인권재단에서 벌어지는 부정부패의 조직체계와 규모에 비해 검찰이나 교육청은 너무나 안이하게 극히 일부문제에만 대응하려하고, 수사권이나 감사권이 없는 일선교사들은 직접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수업거부, 등교거부라는 학사파행을 통해 부패한 재단을 퇴진시키도록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과 교사에게 수업권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생명과 같습니다. 그러나 오염된 공기에서 진행된 수업에선 그 누구도 진실을 담을 수 없습니다. 재단의 만행속에서 일방적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알면서도 글자그대로의 수업에만 매달리거나, 학생에게 자신들의 권리와 진실을 깨닫게 하기를 주저한다면 이는 재단의 뜻에 따르는 것이며, 교사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동입니다. 마찬가지로 교육 주체인 학생들 또한 자신들의 상황을 알아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강제로 무시하거나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진실을 학생들이 알고 동참하는 그들 각자의 생각과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학생들의 행동과 요구사항을 존중해야 합니다. 저희 홈페이지 http://www.ink5.or.kr을 방문해 주십시오. 학부모 여러분께서 동참하신다면, 저희 학교를 비롯한 5개 학교는 부패재단을 몰아내고, 진실로 교육에 뜻을 지닌 공익인사를 새 이사진으로 구성하여, 상식과 진리가 통하는 진정 학생을 위한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힘은 큽니다.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학교정상화의 지름길입니다. 지금도 저희 교사들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이해와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1년 4월 30일 전교조 인권연합 구로분회 조합원 일동
여기까지 퍼온글이고요..제게 정말 힘이 되주셨으면 합니다.. 내일도 학교교문앞에서 집회가 있을겁니다..수업도 하지 않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