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산방 뜨락에 피어있는 모란
붉은 마음 한 자락을 만나는 일
흰 나비 한 마리로 돌아오신
그분의 떠난 말씀을 보는 일
늙은 소나무에 한껏 피운 송화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고운 눈썹 심어보는 일
나비 한 마리,
머물러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5.10. -
하나의 외경(外景)이 시인의 내면에 자리를 잡는 멋진 경과를 이 시를 통해 보게 된다.
어느 봄날에 시인은 붉은 모란의 개화를 통해서는 변치 않는 진심이 내게 있음을 깨닫고, 흰 나비가 날아오는 것을 통해서는 옛 사람의 고귀한 말씀을 떠올린다. 뿐만 아니라 송화(松花)가 핀 모양을 바라보고선 자신의 심중(心中)에 고운 눈썹의 문양을 그려 넣어본다.
마음에 고운 눈썹을 심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아마도 얼굴에 화색(和色)이 가득하다는 뜻일 테니 인자한 안색(顔色)이요, 자비의 마음일 것이다.
〈문태준 시인〉
Suite bergamasque, L. 75: III. Clair de Lune (Transcribed for Harp) · Lavinia Meijer · Cla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