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람(푄)이 불고 있다. 그 바람 때문에 남쪽에는 亂離다.
3년전, 묵호 동문산이 불타서 지금은 대머리가 되었다.
동문산에는 할미꽃과 반디불이와 애견 데니의 무덤이 있었다. 그 바람에 전부 사라졌다.
4월에서 5월이면, 그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꽁치와 함께 오는 그 바람. 꽁치가 알을 낳으러 연안으로 들어 올 때 쯤 부는 바람. 그 바람.........
그 바람이 불면 묵호등대가 울기 시작한다.
그 바람은 뜨겁고 건조하다. 벚꽃이 지고 아카시아 꽃이 막 필 때 쯤, 육지는 뜨겁지만, 바다는 차갑다. 한류는 바다의 해초를 키운다. 2월 부터 김이 돋아나고, 자연산 미역이 고개를 내민다. 차가운 한류는 육지와 다르게 바다의 생명을 키운다. 해초에 알을 낳으러 오는 것은, 비단 꽁치 뿐만아니다.
꽃문어라 불리며, 문어도 역시 알을 낳으러 온다. 그래서 봄에 연안에서 문어가 제법 잡히는 것이다.
봄에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동해 영동지방에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겨울내내 움추려 있던 산에, 겨우 초록색이 돌기 시작하자마자 날벼락인 셈이다.
중국대륙에서 부터 편서풍이 불어오고, 그 바람이 영서에서 태백산맥을 향해 상승하면서 온도가 100 미터에 0.7 도 씩 하강하고, 영동지방으로 하강하면서 기온은 1 도씩 상승하면서 자신이 겨우 품고 있던 습기 마저도 내려놓고 영동지방으로 불어온다.
그것을, '푄' 이라 부른다. 요즘, 방송에서 영동지방에 산불이 나면, 기자가 엉뚱한 소리를 해서 웃음이 나온다.
푄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유래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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