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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나해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복음: 마태오 7,21-29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박치기 왕, 김일. 그의 시원한 박치기 한 방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먹고 살기 바빴던 시절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었습니다.
본래 씨름선수였던 김일은 역도산의 레슬링 기사를 보고 일본으로 밀항하여 그의 제자가 됩니다. 몸집도 다른 사람들보다 크지 않았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던 그는 처음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를 본 역도산은 누구나 주 무기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그에게 박치기를 단련시켰습니다. 유리로 된 재떨이가 깨질 때까지 머리를 치게 했으며 골프채 등으로도 단련하여 하루도 이마가 성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는 끝내 박치기 하나로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개골이 깨져 환청과 환각의 상태까지 빠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의사는 더 이상 박치기를 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X자 굳히기였습니다. 하지만 전쟁 후유증과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국민들은 시원한 박치기를 원했습니다. 관중들의 ‘박치기’ 환호에 결국 그는 깨진 두개골로 또 다시 박치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 어리석게도 그때 알았습니다. 온 국민이 내 박치기 한 방에 이렇게 통쾌함을 느끼는데 내가 감히 박치기를 멈출 수 있을까. 이 한 몸 아프다고, 조금 힘들다고 어찌 못한다 말할 수 있을까. 내 박치기로 인해 많은 이들이 웃고 기뻐하고 행복했었다면 나 역시도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걸, 그 때 알았습니다.”
김일은 박치기를 싫어하는 선수였습니다. 박치기를 하면 그 충격이 자신에게 더 온다고 합니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총 3,000여 경기를 치렀고 시름에 빠진 국민들을 위해 총 20,000번이 넘는 박치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박치기의 후유증으로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국민들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박치기 왕 김일은 말합니다.
“박치기로 인해 나의 머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 나의 박치기는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했습니다.”
[출처: ‘박치기 왕’, 서프라이즈 594회]
백종원 씨가 진행하는 골목상권을 도와주는 어떤 프로그램에서 한 식당 주인에게 ‘프로의식’에 대해 충고해 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주문한 것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백종원 씨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식당에서 내보내는 기본메뉴를 돌아보지 않고 다른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백종원 씨는 그 요리가 아무리 맛있어도 고급 요리사들이 하는 것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돈까스나 함박스테이크가 누구나 언제든지 먹어도 먹을 만한 수준을 유지하는 기본이 중요합니다. 가장 맛없게 되었을 때도 먹을 만한 것이어야 프로인 것입니다. 아마추어는 한 번 홈런을 칠 수는 있어도 또 침체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는 돈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은 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잘 할 때는 아주 잘 하고 못 할 때는 못 하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못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역할은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프로인 것입니다.
아마 이 프로 정신이 집을 지을 때의 기초공사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기본이 안 된 집은 아무리 멋있게 지어져도 비바람에 금방 쓰러집니다. 예수님은 매일의 사랑의 실천을 기본으로 살지 않는 사람이 이런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고 하십니다. 어떤 때는 감정 때문에 막대한 액수를 기부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작은 돈을 내어주는 것도 아까워하는 사람이 기본이 없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런 사람이 ‘주님, 주님!’ 한다고 해도 예수님은 그들을 모른다고 하실 것입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로 하는 것입니다. 감정은 흔들릴 수 있어도 의지는 감정의 고저에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큰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의 기본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청난 사랑을 퍼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를 미워하는 사람 없이 살아가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사람입니까? 사랑의 프로입니까, 아니면 아마추어입니까?
(전삼용신부)
용문 청소년 수련장에 있을 때입니다. 수련장은 크기도, 시설도, 운동장도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련장 앞에는 규모가 작은 캠핑 장이 있었습니다. 캠핑 장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캠핑 장의 홈페이지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를 알았습니다. 캠핑 장은 주변의 관광명소와 연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캠핑 장을 이용한 사람들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메뉴도 다양했습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소주와 맥주를 무제한으로 주었습니다. 물론 금액에 포함은 되었겠지만, 젊은이들에게는 호감이 가는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미사, 강의, 음악 피정을 준비하였습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막걸리를 무제한으로 드렸습니다. 수련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농산물을 저렴하게 마련할 방법을 알려 드렸습니다. 주변에 있는 용문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고, 용문역에서 수련장으로 올 수 있는 차편을 준비하였습니다. 같은 시설이라도, 조금 불리한 조건이라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사람들은 시간을 내고, 지갑을 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람과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일까요? 기도로 하루를 여는 사람입니다. 이웃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는 사람입니다. 소중한 것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는 사람입니다. 책을 가까이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생기가 돋고, 시련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졌습니다.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말은 앞서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을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남을 평가하고, 비난하는데 익숙한 사람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는 자기 뜻을 채우려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버리면 버려진다고 하셨습니다. 빛은 됫박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오늘 복음 환호송의 내용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고통 중에 있는 이웃을 기억하며 지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조재형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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