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찬지식 05. 초록빛 목소리(원제 Voci dal mondo verde)
스테파노 보르딜리오니 지음 | 이레네 페나치 그림 | 이혜린 옮김 | 이소영 감수
이탈리아 그림책 | 초등학교 중~고학년
양장 | 228*290mm | 96쪽 | 책등 14mm / 2024년 3월 27일 발행 | 값 24,000원
ISBN 979-11-93150-25-2 (77480)
도서출판 봄볕 (☏ 02-6375-1849)
● 주 제 어 : 식물, 자연, 생물, 식물과 나무, 꽃, 잎, 뿌리, 야생식물, 생물권, 생물다양성
● 교과연계 :
4학년 1학기 과학 3. 식물의 한살이
4학년 2학기 과학 1. 식물의 생활
5학년 1학기 과학 5. 다양한 생물과 우리생활
5학년 2학기 국어 2. 지식이나 경험을 활용해요
5학년 2학기 과학 2. 생물과 환경
6학년 1학기 국어 3. 짜임새 있게 구성해요
6학년 1학기 과학 4. 식물의 구조와 기능
2021 IBBY 이탈리아 어너리스트 선정작
2022 이탈리아 환경을 위한 책 명예상
지구 곳곳에 사는 독특한 식물들의 생태를 들려주는 책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자연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책.
식물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싱싱한 자기소개
판타지 소설 속에 나올 것만 같은 식물이
우리 지구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꽃부터 뿌리까지, 사막부터 극지방까지,
개성 만점 식물들이 총출동했다!
| 출판사 서평
식물이 직접 들려주는 신기한 식물 이야기
‘초록빛 목소리’. 목소리가 어떻게 색깔을 띨 수 있단 말인가? 논픽션 그림책치고는 특히 서정적인 제목이다. 하지만 그만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내용을 전하는 것이 인간이 아니라 의인화된 식물이기 때문이다. 종래의 식물 백과사전 같은 책이 인간의 시점에서 식물을 관찰한 내용을 기술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책은 수동적 관찰 대상이었던 식물이 능동적 화자로 입장을 역전하여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어린아이 한 명은 너끈히 올라갈 만큼 커다란 수련, 다른 나무를 천천히 에워싸서 죽이는 암살자 같은 나무, 말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를 열 차례도 넘게 거듭한 풀, 세월이 흐를수록 나무줄기를 무지개색으로 치장하는 나무……. 판타지 소설에나 등장할 만한 설정이지만 모두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지구상에 실존하는 식물이다.
저마다 남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만큼 식물들의 목소리도 각양각색이다. 생물학적 특징이 말투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 거꾸로 자기소개를 듣고 어떤 특징을 지녔을지 유추할 수도 있다. 연설조로 위엄 있게 말하는 거삼나무는 높다란 키를 자랑하고, 도도하고 새침한 태도로 일관하는 미모사는 외부 자극에 금세 잎을 움츠리듯 말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리조포라 망글레, 영양소가 가득하고 맛있는 열매를 나누어 주는 푸근한 빵나무에게서는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면모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초록빛 정경을 부드러운 획으로 담아 온 이레네 페나치의 삽화가 이들에게 생명력과 친근감을 더해 준다.
이토록 따뜻한 지식 그림책
식물들은 다양한 주제와 지역을 넘나들며 등장한다. 잎, 뿌리, 꽃처럼 기관별로 나뉘기도 하고, 독특한 움직임을 보이는 식물, 북극이나 사막처럼 극한의 환경 속에서 자라는 식물,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식물처럼 비슷한 특성끼리 나뉘기도 한다. 특히 인간은 대개 식물이 한자리에 가만히 있다고 여기지만, 식물은 자기 필요에 따라 여러 기관을 움직일 수 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밤낮에 따라 잎을 오므렸다 펴는 정도부터 말 그대로 ‘한 걸음 나아가’, 몇 년에 걸쳐 햇빛을 향해 움직이는 식물도 있다. 식물의 능동성에 대한 재조명은 식물이 자기 목소리와 시선에서 이야기하는 책을 쓰고자 한 글쓴이의 의도와도 이어진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 등장한 식물 중에는 환경의 변화나 인간의 무분별한 채집과 벌목으로 제 목소리를 잃고 사라져 가는 종이 여럿 있다. 그런 가운데 그림이 식물만 묘사하지 않고 곳곳에 인간을 함께 담은 것은 식물의 생명과 활력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인간에게 식물을 일방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는 점, 식물과 인간은 같은 생명체로서 공생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자연과학보다는 문학에 더 어울릴 법한 글과 그림이지만 논픽션 책이라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한다. 이름조차 낯선 식물들을 지면으로 만나며, 책 한 권으로 세계 여행을 떠나듯 신기한 식물의 생태를 간접적으로 익히고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한다. 그 예로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은행나무는, 알고 보면 무려 억 단위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기원이 드러나는 ‘살아 있는 화석’이다. 마냥 정겹게만 그리거나 본격적인 세밀화풍을 택한 것이 아닌, 사실적인 묘사에 따뜻한 색채를 더한 그림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자연과학 서적의 문턱을 낮추어 준다. 그림에 덧붙은 캡션으로도 각 식물에 얽힌 생태나 사회·문화적인 토막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맨 마지막에 실린 세계 지도는 모든 식물의 소개가 끝난 뒤 누가 어디에 사는지 머릿속에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게끔 한다. 파릇파릇하고, 널따랗고, 삐죽삐죽하고, 때로는 고약하기도 한 서른 가지 초록빛 목소리는 우리가 몰랐던 지구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 차례
키다리 챔피언 독일가문비 … 8 레그난스유카리 … 10 거삼나무 … 12
어마어마한 나무줄기 몬테주마낙우송 … 16 바오밥나무 … 18 벵갈고무나무 … 20
커다란 잎 미라빌리스웰위치아 … 24 아마존빅토리아수련 … 26 자이언트 루바브 … 28
그물 같은 뿌리 교살목 … 32 리조포라 망글레 … 34 북미사시나무 … 36
굉장한 꽃 라플레시아 … 40 타이탄 아룸 … 42 탈리폿야자 … 44 | 신기한 속도 미모사 … 48 걷는 야자수 … 50 파리지옥 … 52
극한의 환경 야레타 … 56 북극버들 … 58 예리코의 장미 … 60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 … 64 칠레소나무 … 66 소철 … 68
동화 속의 식물 플루메리아 … 72 무지개유카리 … 74 용혈수 … 76
식탁 위의 식물 빵나무 … 80 올리브나무 … 82 석류나무 … 84 |
| 추천사
식물의 목소리가 궁금한 여러분에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이겠지요. 집에서 화분을 키우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나무 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일 수도 있을 겁니다. 식물을 조금 더 좋아한다면 눈앞에 있는 식물의 이름을 외우고, 식물과 관련된 글을 즐겨 읽고, 식물의 재배 방법을 찾아보기도 할 겁니다. 우리는 이것이 식물을 좋아하는 방법이라 믿고 있죠.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꼭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식물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식물의 목소리와 움직임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물론 식물은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지도 않고, 동물보다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는 식물의 입장 같은 걸 떠올릴 겨를이 없죠. 저는 이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적어도 아플 때 아프다고, 슬플 때 슬프다고 그들이 표현해 준다면 사랑하는 식물의 행복을 빌어 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이 책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식물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오래도록 식물을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이토록 식물 시점에 가까운 식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식물의 이름을 외우고, 재배 방법을 찾아보기 전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랍니다.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자연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책.
이제는 진정 우리가 초록빛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이소영_식물세밀화가, 원예학연구자
| 작가 소개
지은이 스테파노 보르딜리오니 Stefano Bordiglioni
1955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나 포를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20여 년 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100권 넘게 펴내고 음악도 만들었습니다. 집필한 책으로 로다리 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몬다도리 에듀케이션과 협력하여 교과서를 편찬하고, 이탈리아 국영 방송 RAI3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마르코 베르사리와 함께 음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린이 이레네 페나치 Irene Penazzi
볼로냐 국립 미술원에서 출판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과정을 수료하고, 독일 함부르크 응용과학 대학에서 10개월 과정을 마쳤습니다. 쓰고 그린 책 《정원에서 만나는 세상》으로 2019년에 로다리 상 심사 위원 특별상을 받고, 2020년에는 IBBY 어너리스트에 선정되어 해외에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옮긴이 이혜린
카라바조 예술고등학교를 나와 밀라노 공과대학을 수료하였습니다. 밀라노 코트라와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무역진흥부에서 근무하였으며, 지금은 이탈리아어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감수 이소영
식물세밀화가이자 원예학연구자로, 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원예생명공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고 국립수목원에서 식물학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 국내외 식물 연구 기관, 식물학자와 협업하여 기록이 충분하지 않은 식물, 주변에 있으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식물과 나》, 《식물의 책》, 《식물 산책》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