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아침을 먹고 8시 경에 집에서 나와 오목교 힘찬 병원에 가다. 월요일이라선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일 오후에는 공항에 가고 오전에 예약을 하고 올까하다가 오늘은 특별히 바쁜 일도 없어서 그냥 오늘 의사선생님을 보기로 하다.
남편과 나의 주치의인 정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벨뷰 이야기도 하시고 시에틀과 타코마도 아시는 듯? 피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피 검사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 오목교 역에 있는 행복백화점 문방구에 가서 2018년 수첩을 사다. 내 할 일 중 하나이다.
병원에 와서 보니 의사가 아직 당화색소가 안 나왔다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12시가 넘어서 그곳 가까운 지하철에 있는 식당에 가서 5,000원짜리 백반을 맛있게 들다. 밥도 국도 반찬도 마음껏 먹으라고 하고 남기면 벌금 2000원이라고 써 붙여 놓았고 너무 서민적이고 친절하고 좋다. 이곳 병원에만 오면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예전에는 1,000원을 더 주기도 했었다.
식사를 하고 가니 결과가 다 나왔다고 약 처방을 잘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미국에서는 비싼데 이곳에서는 보험으로 싸게 살 수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병원을 나오니 1시 경이 되어 까치산으로 와서 우리은행으로 가서 주택부금을 해지하고 국민은행으로 입금을 시키다.
왜 달력에 인공기를 넣어서 사람들이 분노하고 우리 은행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게 하느냐고 하니 아이들이 그린 그림인데 그런 것 때문에 그러느냐고 한다. 그렇게 말해야 다음에는 조심할 것 같아서 말이라도 하다. 아무리 아이들이라고해도 그따위 그림을 넣다니 그래서 나도 서둘러 해지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에 와서 이층에 올라가 예전에 나를 도와주셨던 분에게 가서 외화통장을 만들어 돈을 바꾸어 저금을 하다. 한국에서 헌금해야할 돈들은 남겨놓다. 이제 언제 다시 한국에 또 올 것인가? 별로 올 일이 없을 것 같다. 이번에는 치아 때문에 오래 머물며 자연히 돈을 많이 쓴다. 아주 싼 음식들만 사 먹지만 나에게는 비싼 기름진 것들보다 속이 편하다. 싸서 좋고 기름지지 않아선지 설사도 안한다.
까치산 역에는 시장도 있고 내가 다녔던 은행도 다 있고 익숙하고 내가 새집을 사서 2년 동안 살았던 그리운 곳이기도 하다. 시장에 가서 남편 내복과 팬티 6장을 사다. 지하철을 타고 공덕동으로 와서 문산행을 오래 기다려서 탔는데 자리가 없어서 서서 한참 가다가 나중에 자리에 앉아서 오다. 나처럼 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어찌나 많은지 ... 지하철이 공짜이니 노인들이 사방으로 마음껏 쏘다니고 지하철에 노인들이 풍성하다.
기운이 없어서 늘어진 모습을 보며 나는 기운을 차리자고 허리를 펴본다. 미국에 가서 매일 운동을 해서 많이 건강해 진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 백화점에 가고 층계를 많이 오르내렸는데도 다리가 아프지 않아서 너무 감사하다. 이제 사방에 약속한(나 스스로) 헌금만 하면 된다.
금릉역에 내려서 지난번 약국에 갔던 곳에 가서 약을 사는데 내일 11시 후에 오면 준비해 놓겠다고 해서 내일 아침에 다시 오기로 하고 그 근처 닭 칼국수를 먹었는데 7,000원으로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제일 비싼 편이고 그래선지 별로이다.
남편 세탁물을 찾아가지고 들어가려고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헤매다. 걷는 운동도 하는데 하면서 헤매다가 묻고 길을 찾아 세탁소에서 양복을 찾아 들고 걷는데 손에 짐이 많아 너무 힘들지만 쉴 수도 없고 힘들게 집에 와서 다 내려놓으니 오늘 할 일을 다 해서 너무 가뿐하고 너무 많이 걸었는데도 피곤치 않다.
동생이 언니와 같이 밥을 먹으려고 기다렸다고 해서 미안했지만 그렇게 늦게 먹으면 아침에 당이 높게 나온다. 저녁에 시누이 전화가 와서 내일 공항에 간다고 하고 오빠가 자기네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나에게도 그곳으로 가라고 한다고 해서 그러면 오빠만 가라고 하다. 내일 의논해서 하자고 시누이도 공항에 나온다고 하니 감사하다.
이미 이곳에 짐을 풀었는데 ... 한 곳에서만 신세를 질것이지 ... 시누이 집은 지하철에서 너무 멀어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고 추운데 버스를 오래 기다려야 하고 힘들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졸면서 너무 피곤했는데 누우니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막상 잠이 안 온다. 주님, 놀라운 은혜와 평강의 복을 내려주소서.
남편은 자기 형제들을 끔찍이 위하는데 나도 본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다른 사람들, 형제들도 남편처럼 그런 사람은 없다. 아들이 남편을 닮아서 부모에게 잘하는가?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