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 새로 입주한 7,000여 세대 주민들로 구성된 신구영아파트연합회 주민들이 7일 오전 구영리 대우푸르지오 2차에서 학교와 편의시설 등의 지역 균형 분배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지승기자 jjs@
울주군 범서읍 구영택지지구, 소위 '신구영지구' 주민들이 '뿔'났다.
지난 2005년 동시 분양했던 구영택지지구(72만5,838㎡) 내 대단위 아파트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준공되면서 주공, 풍경채, 굿모닝힐, 호반베르디움, 우미 등 신규 아파트 7,000여 세대가 입주해 울산 신흥 거주지로 부상했다.
그러나 몇 달 새 입주한 주민들은 정작 자녀들을 안심하고 보낼 학교도, 여가를 즐길 체육시설이나 복지시설 무엇 하나도 없는 열악한 거주여건에 화가 났다.
7일 오전 10시 신구영지구 푸르지오2차 정문 앞에 모인 200여명의 입주민들은 '구영택지지구 학교 신설 및 복지 편이시설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신구영리아파트연합회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입주민들은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면서 이처럼 열악한 교육·사회환경을 방치한 한국토지공사와 울산시교육청, 울주군은 끝까지 책임을 지고 고통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구영택지지구를 개발하면서 엄청난 이익금을 챙긴 한국토지공사의 택지분양을 '사기분양'이라며 분양원가 공개를 요청했다.
입주민들은 "토공은 구영리 택지개발로 얻은 개발 이익금 210억 전액을 택지지구에 환원해야 한다"며 "택지지구 내 분양할 때 약속한 초등학교, 중학교 신설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입주 후부터 초·중교 완공시까지 입은 불편해 대해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구영지구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학교신설 지체와 체육공원 이전부지 문제. 인근(풍경채 뒷편)에 초·중교 부지가 조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왕복6차선 도로를 횡단해 구영초등학교까지 자녀를 보내야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신구영지구 내 인구증가로 교육수요가 늘어나자 이곳이 아닌 구(舊)구영지구 내에 명지초등학교와 구영중학교를 신설, 신구영지구 초등학생들은 시설이 노후된 구영초등에 다니고 있다.
신구영리아파트연합회 박재민 부회장은 "구영초등도 최근 학생수가 늘어나 학급을 증설해야 할 형편"이라며 "시교육청은 애초에는 수요가 없어서, 지금은 건축예산이 부족해 학교를 못 짓는다고 변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신구영지구 아파트 분양 팜플렛을 보면 분명히 초·중교가 들어서는 것으로 되어 있고, 대부분 주민들이 이를 믿고 분양받았다"며 "울산시교육청은 학교 신설을 즉각 이행하고, 현재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는 이유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구영체육공원 이전은 구(舊)구영지구 주민들과 감정대립까지 겹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당초 계획된 태화강 점촌교 아래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천교 인근(삼성건설 현장사무소 일대)이나 풍경채아파트와 구영저수지 사이 등 추천된 예정부지에 반드시 체육공원이 조성되어야 하며,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는 토공에서 체육공원 조성 명목으로 내놓은 83억원을 타 용도로 전환하거나 반환까지 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신구영리아파트연합회는 "신구영지구 주민들은 택지개발에 따른 각종 수혜에서 완전히 배제됐으며 어부지리로 구구영지구 주민들이 학교신설과 공원(구영못)조성 등 혜택을 입고 있다"며 "주민들과 힘을 모아 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체육시설 복지시설 하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조만간 구영택지 개발시 주민 편의시설 하나 없이 개발 허가한 것에 대한 타당성에 대해 울주군에 감사 실시를 요청하고, 감사내용을 입주민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재환기자 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