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시장 ‘한류 바람’ 분다] 우림건설,카자흐스탄 알마티 ‘애플타운’
【알마티(카자흐스탄)=김관웅기자】 우림건설이 카자흐스탄의 경제 수도 알마티에서 야심차게 진행 중인 초대형 복합단지 ‘애플타운’이 지난달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저기 앞 멀리 보이는 빨강색 지붕의 건물부터 왼쪽의 까마득히 보이는 큰 나무까지가 애플타운의 서쪽 경계입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기자가 애플타운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타워에 오르자 우림건설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의 이행기 법인장이 애플타운 부지를 가리키면서 허공을 크게 휘저었다. 한눈에 봐도 엄청난 규모다. 애플타운은 만년설로 뒤덮여 있는 해발 3000여m 높이의 천산 자락에 넓게 펼쳐져 있다. 조망타워 아래에는 아파트 633가구가 들어서는 1단계 사업장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현장은 지하층 기초공사가 완료된 상태에서 골조를 세우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긴 팔을 늘어뜨린 크레인들은 건자재를 옮기고 있고 현장 정문에는 건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줄을 이어 들어오고 있다.
애플타운은 알마티시내에서도 고급 주택이 많이 몰려 있는 아우에조프구 사이나카르갈리 일대 27만5448㎡의 대지에 중대형 아파트 2566가구와 오피스 1000실, 호텔 등 주거단지와 공공·업무·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사업비 규모만 4조5000억원으로 카자흐스탄의 역대 최대 도심개발사업이자 우리나라 해외부동산 개발사업 사상 단일 사업으로 최대 규모다.
애플타운은 지난해 11월 마케팅센터(한국의 견본주택 역할)를 개관했으나 카자흐스탄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에 따른 유동성 영향으로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9개월여 동안 착공이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알마티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자 우림건설은 알마티 건설현장 중 가장 먼저 공사를 시작했다.
■애플타운, 현지 국민 관심속 공사 본격화
이번 애플타운의 본격적인 착공은 현재 알마티 공사현장이 거의 중단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의미를 갖는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갑자기 불어닥친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로 수요자들이 분양대금을 다 냈는데도 건설사들의 부도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건설사를 믿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착공은 이미 마케팅센터를 통해 애플타운 사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최고의 아파트라고 믿어의심치 않던 수요자들에게 “우림건설의 애플타운은 다른 사업장과는 다르다”는 확실한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이 법인장은 “내년 3월께면 지상 4층까지 골조가 올라가게 되며 알마티 주택경기 회복과 맞물려 분양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내 최대 부동산중개컨설팅 법인인 앱솔루트 로만 코스텐코 부사장은 “알마티에는 애플타운 착공을 손꼽아 기다려 온 사람들이 많다”면서 “애플타운은 이제 상품성과 안정성까지 담보하게 돼 사업성공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타운 공사가 시작되자 이와 관련해 분양가 등을 물어오는 법인과 개인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애플타운, “상류층이 반한 아파트”
애플타운은 알마티시 내 중상류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에 맞춰 가구당 분양면적이 120∼260㎡대의 중대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분양가도 ㎡당 4500달러 수준으로 현지 아파트보다 30%가량 비싸다. 그러나 애플타운은 현지 아파트들이 기본 골조만 마감한 채 분양하는 것과 다르게 한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처럼 내부까지 완벽하게 꾸며 넘겨주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최고급 아파트로 통한다.
더구나 한국이 자랑하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해 홈네트워크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춰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미 고정 ‘팬’을 다수 확보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마케팅센터 개관식에 참석했던 카자흐스탄 상류층들은 애플타운 견본주택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관식 참석자들 대다수는 미국, 영국 등 유럽에서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 데도 이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세계 어느 곳을 가봐도 이 정도의 고품질을 가진 아파트는 보지 못했다”며 “부자동네라는 입지도 만족스럽지만 내부가 호텔보다 좋아 꼭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
애플타운은 최근 들어 현지 신문과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면서 주택구입에 관심이 덜한 청년층에까지 ‘애플타운은 호텔보다 좋은 아파트’로 각인됐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중앙아시아 신도시사업 공략 거점
우림건설은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중심으로 향후 인근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한국형 신도시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애플타운에 대한 소문이 인근 국가에 퍼지면서 이들 나라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림건설은 당분간은 애플타운 사업과 카자흐스탄의 공공사업에 전념한 뒤 시기를 봐서 다른 국가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법인장은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은 건설사만의 부가가치 사업이 아니다”며 “창호, 엘리베이터, 내부 가전제품, 홈네트워크시스템 등 모두 국내제품을 쓰기 때문에 산업 연관효과가 엄청나게 크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도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을 국가적 전략사업으로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한국형 신도시사업 수출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한승수 총리는 지난 5월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순방기간 중 바쁜 시간을 쪼개 애플타운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한 후 알마티 시장을 만나 “애플타운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잇는 중요한 민간사업”이라며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kw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