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민주진보의 승리 전략 1 – 지피지기 박근혜의 전략
박근혜에 의한 새누리당의 재집권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박근혜의 2012년 당선은 1987년의 노태우의 당선만큼이나 시대정신과 위배된다. 당시 노태우는 청년학생과 재야, 그리고 야당정치인의 분열에 의해 민주주의라는 거센 국민적 여망을 배신하고 당선되었다.
지금 시대정신은 공정과 공평으로 대표된다. 구체적으로는 경제민주화, 양극화해소, 복지사회, 남북평화 등이다. 이런 가치들은 모두 진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진보 정권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보수를 대표하는 새누리당의 박근혜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시대정신의 배신이다.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다.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은 곧 시대정신으로 표현된다. 지금 민심은 민주진보진영의 집권을 절절하게 염원한다.
그러나 선거는 싸움이고 싸움은 결국 잘 싸우는 자가 이기게 되어 있다.
잘 싸우는 방법이 곧 전략이고 집행이다.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먼저 박근혜의 선거 전략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선거전략은 단순하다. 우리편을 결집하여 투표장으로 가도록 하고, 중간층을 회유하여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고, 상대 진영을 교란하여 투표장으로 못 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핵심은 결국 투표장에 어느편이 많이 가는가에 달려 있다. 정동영의 500만표 패배는 우리 편의 마음이 이명박에게 가서 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 편의 표가 분산되고 투표장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그냥 얻을 수 있었던 자신의 지지표와 중간층의 최대의 표를 얻은 것 뿐이다.
박근혜의 선거전략은 다음의 5가지로 요약된다.
1) 우리편을 결집하라. 박근혜의 우리편 결집의 핵심은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과의 대치를 종결시키고 이명박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명박은 아마도 87년 이후의 대통령 중 최초로 집권여당에서 탈당하지 않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는 박근혜의 포용력, 그리고 이명박의 상인적 타협정신에 의해 가능했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권력자의 굳건한 단결이 전체 보수 진영의 단결을 유지해주고 박근혜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방어해내는 강력한 힘이다.
2) 지역구도를 유리하게 가져가라. 박근혜는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면서 동시에 충청권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충청권은 박근혜의 모친인 육영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게다가 박근혜는 행정수도이전 등의 문제에서 끝까지 현직 대통령에 맞서서 충청도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게다가 야당승리의 근원적 힘이었던 호남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호남은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 90% 이상 지지표를 던졌다. 정동영에게는 80% 내외의 지지를 보였고, 그 결과 정동영은 대패하였다. 박근혜는 10년 이상 호남에 공을 들여왔다. 과거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시절 박근혜가 가장 자주 방문하고 중요한 고비마다 공을 들인 곳이 바로 호남지역이었다.
3) 새롭게 등장한 세대 구도에 대한 대응 : 우리나라 선거는 크게 3개의 구도가 있다. 전통적인 지역 구도, 새롭게 등장하는 노장 세대 구도, 그리고 지역구도와 세대구도가 결합되면서 나타나는 이념 구도이다. 현재 박근혜는 지역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세대 구도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약점을 만회하기 위한 박근혜의 전술이 바로 손수조/이준석 키드, 빨강색로고, 엉뚱해 보이는 친근혜, ㅂㄱㅎ PI, 55세 이상 접근금지, 젊은층과의 사진 이미지 배포 등이다. 박근혜는 SNS 전략에서도 어떤 후보보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4) 중간층을 회유하라 : 박근혜는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복지 등에서 자신 만의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보수 일각의 반발이 초기에 있었으나 이마저도 보수의 강력한 단결을 기반으로 누르고 박근혜만의 색깔로 새누리당과 보수 전체를 일색화하여 무너져가는 중산층과 서민의 마음을 회유하고 있다. 아마 반 정도만 가져가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볼 것이다.
5) 반대층을 분열시켜라 : 박근혜의 핵심 전략 중 마지막이 바로 민주진보진영의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의 분열이었고 무기는 종북공세였다.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2%대로 전락하고 그 조직력이 무너져가는 현실 속에서조차 민주당은 아무런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분열된 민주진보진영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끼고 서로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면서 투표장에 나서지 않게 된다.
이런 박근혜 측의 전략에 대응한 민주진보진영의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총체적으로 민주진보진영은 현재 통일된 전략이 존재하지 않고 설혹 그런 전략이 있어도 집행할 만한 힘이 없다. 아마도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김두관이 선출되고 김두관과 안철수의 단일화 싸움이 벌어진다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집행력과 전략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의 다른 경우, 예컨대 문재인이나 손학규다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는 경우라면 상황은 좀 더 거칠어지고 큰 격랑이 일 것이다.
다만 위 박근혜의 전략을 염두에 둔다면 현재 민주진보진영이 취해야 할 몇 가지 시사점은 존재한다.
1) 이명박과 박근혜의 사이를 최대한 벌려야 하고 그 것은 바로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에 대한 공격이다. 지금 박근혜에 대해서 무슨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상대진영을 결속시키는 효과와 중간층을 이반시키는 효과 밖에 없다. 야당은 총력을 다해 이명박의 실정과 비리에 집중해서 싸워야 했었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도 대선과 관계없이 마지막 그날까지 이명박의 실정과 비리에 대해서 싸워야 한다. 아마 그 싸움은 장외투쟁까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야당은 다가오는 대선의 결실에만 눈이 멀어 현재 진행해야 할 싸움을 포기하고 있고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 때 해결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선거전략의 면에서도 맞지 않고 야당의 존재이유로서도 국민의 눈에 참으로 한심스럽게 비쳐지지 않을 수 없다.
2) 종북공세에 대한 굳건한 공동전선을 유지하고 우군 진영의 문제에 대한 거칠고 자해적인 행동을 저지했어야 한다. 유시민과 심상정, 조준호 부류는 연합정부에서의 과실에 눈이 멀어 과실을 얻는 과정에서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통합진보당을 괘멸 직전까지 몰고 갔다. 이런 쓰레기 같은 자들을 옹호하고 그들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민주당에 나타나고 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고, 박근혜와 보수진영의 올가미에 스스로의 목을 들이미는 형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이미 조성된 지역구도에서 야권이 유리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청년층을 분기시키고 청년층을 결속시켜 투표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의 야당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고 결국 안철수의 힘이 필요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작년 민주당과 혁통간의 통합과정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진정한 통합과 혁신은 청년의 마음을 잡는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고, 그 핵심에는 SNS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지금이라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전통 야당은 오랜 지역구도 속에서 정치적 기반이 지역의 중장년 이상의 자영업자와 여성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런 구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뿌리고 그 곳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적 힘으로 등장한 청년과 직장인들속에서의 야당의 소통노력은 부재하고 지지도 나올 수 없다. 결국 안철수가 왜 2012년 대선에서 필요한지가 여기에서 나온다.
4) 호남을 존중하고 오랜 동지들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호남을 존중하라는 의미는 꼭 지역적인 의미만은 아니다. 정치에서 힘을 얻고자 하는 자들은 대체로 기존의 세력들을 기득권과 부패로 몰아가려고 한다. 민주당과 혁통의 통합과정과 그 이후 공천과정이 그러했다. 통합진보당의 탄생 이후 비례선거논란과정이 그러했다. 새로운 정치를 원하고 혁신을 원하는 자들이라면 오래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몰아내려 할 것이 아니고 스스로가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바꿔나갈 일이다. 야권의 정치판에서 이런 풍토를 몰아내지 않고서는 이번 2012년 뿐이 아니고 앞으로도 현재의 야권으로는 영영 승리의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 아니 이미 현재의 야권으로는 많이 힘들어졌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음 기회에 안철수와 현재의 민주당, 그리고 통합진보당까지 포함한 2012년 대선 승리의 방안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다.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다.
첫댓글 같은 생각, 다른 생각이 섞여집니다. 다음 기다립니다.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