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 4칙 - 호자무수(胡子無鬚) 달마는 수염이 없다
혹암이 말했다.
“서천(西天)의 오랑캐(胡子 ; 보리달마)는 어째서 수염이 없는가?”
或庵曰, 西天胡子, 因甚無鬚.
무문은 말한다.
참구하려면 모름지기 실답게 참구해야 하고,
깨달으려면 모름지기 실답게 깨달아야 한다.
이 오랑캐를 한 번은 직접 만나 봐야 하지만,
직접 만났다고 하면 벌써 둘이 되어버린다.
【無門曰】
參須實參, 悟須實悟. 者箇胡子, 直須親見一回始得, 說親見, 早成兩箇.
게송으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 앞에서는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
오랑캐는 수염이 없다는 말, 밝고 분명한 것을 애매하게 만드네.
【頌曰】
癡人面前, 不可說夢. 胡子無鬚, 惺惺添懵.
▶혹암 사체(或庵師體 1108~1179) : 초산 사체(焦山師體). 남송대(南宋代) 스님. 초산은 주석 지명. 속성은 나(羅)씨. 태주(台州) 출신. 호국 경원(護國景元)의 법사로서 초산(焦山) 등에 머믐.
보리 달마 대사에게는 분명 수염이 있는데 왜 수염이 없다고 했을까?
혹암의 서천 오랑캐와 보리달마는 같은가? 다른가?
실답게 참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랑캐를 만나봐야 한다면서 만나면 벌써 둘이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오랑캐의 수염이 없다는 게 밝고 분명한 것을 애매하게 한다니 무문의 법이 혹암의 법을 폄하하는 것은 아닌가?
보리달마는 법을 상징하는 것이니 법에는 수염이 붙을 자리가 없다는 꿈을 꾸지마라.
보리달마에게 수염을 붙이든 그렇지 않든 상관하지 않겠다.
수염이 자재하게 살아 움직임을 보아야 하느니.
깜깜하고 깜깜함이 밝은 대낮 태양빛이로군.
■ 맹목적인 집착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집착을, 콱 깨 부시라는 겁니다.
보리 달마에게는 분명 수염이 있는데 왜 수염이 없느냐고요?
그 당연하다고 여기는 집착을 뒤흔들어 본질을 보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걸 넘어,
달마 코스프래 하지 말고 스스로 부처가 돼라는 것이 아닐까요?
첫댓글 인생 일대사 앞에서 달마의 수염이 무슨 상관인가? 그 또한 相이니 여의고 화두 참구에 정진하라!!! 수염에 걸리면 한 발자욱도 못나간다.
걸림..오늘도 공안을 붙잡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