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고들빼기꽃이 한창이다
미려한 노란색
미색이랄까
수줍은 듯 화려한
주변의 녹색과 튀지않게 어울리면서도
칼끝같은 뾰족뾰족한 잎새와는 달리 부드러운 고운 꽃
며칠전 외식자리에서
별로 예쁘지않은 사람과의 겉도는 대화 탓이었는지
평소 안 먹던 소고기요리 탓이었는지
돌아온 뒤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린데다 요통까지 겹친 와중에
벌침맞으러가는 길.
수안보입구에서 충주로 나가는 큰 길가에 일부러 심어놓은 듯
아른아른하게 스쳐가는 미색의 꽃들,
한꺼번에 무리지어있는 것을 본적이 없어
왕고들빼기꽃
너인줄 몰랐다
자세히보니 보도옆 꽃은 한두번 정도 예초기를 맞아서인지 키가 작달막하고
뒤쪽으로는 질주하는 자동차 뒷바람에 큰 키를 건들건들하며 피어있었다
큰키로 말하자면 보라색 익모초꽃도 질 수 없다 한다
게다가 여름내 잦은 비에 코스모스도 키가 만만치않다
곧잘 쓰러져도 쓰러진채로 해바라기하는
잔잔한 작은 흰 꽃 무더기-
참취꽃 역시 제법 큰 키를 자랑하고
큰 키로만 치면
익모초 참취 왕고들빼기 곤드레 코스모스 돼지감자가 가을의 야생 6인방이다
돼지감자꽃은 이제야 봉오리가 맺혔다
왜 가을꽃은 유난히 키가 클까
곤드레꽃은 취객처럼 벌렁 잘 드러누워 곤~드레~ㅎㅎ
철마다 밭가에 꽃을 심어 나도 즐겁고 오가는 사람도 행복하라고
농사일 틈틈히 꽃을 심어왔는데
제절로 피고 자라던 메리골드도 백일홍도 예년과 다른데
둘레길따라 심은 코스모스는 유난히 번성해
키다리 토종 수수사이로 아른아른 기죽지않고 꽃을 피우고
물가에 만개한 꽃핑크빛 물봉선이며 여뀌꽃
항시 예측보다 경이롭게 퍼져나가는 벌개미취꽃
처음 심어 본 신예 곤드레나물꽃이
구름밭 곳곳에서
새로운 풍광을 만들어 준다
안개가득한 새벽
한두개씩 까맣게 익어가는 녹두를
주먹 한가득 따들고
잡초무성한 야생의 밭을 거니노라면
찬 이슬로 치맛자락은 온통 적셔도
감사 가득한 생명들이 보내는
메세지
그 곱고 착한 파동이
속삭인다
감사한다 사랑한다 축복한다...
꺾어서 하얀 진이 나오는 채소는 모두 약 중의 약이고
특히 왕고들빼기진은 상처치료에 효과가 크다는데
근래에 왕고들빼기가 이렇듯 번성하는 것은
상처투성이 몸과 마음을 끌고 살아가야하는
우리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