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79회 등산 빈계산(415m)과 산장산 2003-25
(대전광역시 유성구)
2003년 4월 2일(수) 맑음
수통골 주차장에서(9:31) 두 대원과 함께 경사 급한 길로 9분쯤 오르니 산길은 유순해진다. 이제 오르락내리락 하며 능선을 타고 가는 등산은 한결 편해진다. 산길은 많은 사람들이 왕래한 탓으로 황폐해져 씁쓸하다. 처음 빈계산을 찾은 1992년은 능선에 아예 길이 없어 잡목과 싸우며 요지저리 피해가며 진행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빈계산 정상 직전 돌출한 바위는 뛰어난 전망으로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날씨가 워낙 좋아 서쪽으로 계룡산의 머리봉,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황적봉의 산세가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동으로도 충남 1봉 서대산이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계산동과 학하동이 넓고 훤하게 트인 모습으로 발아래 놓여 있다.
소원을 비는 돌탑이 여러 기 있는 빈계산 정상에서(10:06) 산장산이 무척 멀어 보인다. 정상을 뒤로하고(10:16) 내리막 능선 길로 나아간다. 중키의 소나무가 많은 뚜렷한 길로 9분쯤 내려가 삼각점(대전 452)과 깃대가 세워져 있는 297봉에 이르니(10:25) 용바위 2.4Km라는 푯말이 반긴다.
산길은 여전히 내리막길이 돼 9분쯤 내려서니 임도가 가로지르는 재가 나타난다.(10:35) 산길은 오르막길이 돼 임도 위로 올라서니 무덤 1기가 자리 잡고 곧이어 잘 조성된 쌍 묘가 눈길을 끈다. 이어서 내리막길로 잘록이에 이르니 용바위 1.1Km라는 푯말이 서있다.(10:40)
산길은 서서히 오르막길이 돼 시야가 트이는 능선에 닿을 때 남쪽으로 대둔산의 전경이 펼쳐진다. 날카로운 산세를 나타내 철옹성 같은 느낌이다. 이윽고 조금 더 올라가 용바위에 닿는다.(10:53) 용바위 주변은 잡목이 거추장스러워 용바위의 진면목을 관찰할 수 없었다.
용바위를 뒤로하고(11:03) 내리막길로 산행을 이어간다. 무심코 뚜렷이 나있는 길을 따라 내려서니 이정표 푯말이 서있다. 조금 후 산길은 희미한 길이 되고 건너편 왼쪽에도 산줄기가 보여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걷고 있는 길이 구봉산으로 뻗은 능선 길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곳에서 정확한 능선을 벗어나 20분쯤 시간을 허비한 다음 발걸음을 재촉하여 전망 좋은 바위에서(11:30) 빈계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한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전망은 가슴이 후련해지는 상쾌함을 줘 떠나가기가 싫다. 계속하여 3분쯤 진행하니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암릉이 나온다. 남녀 4명의 산객이 바위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 곳이 빈계산- 산장산 능선 타기 산행 중 쉬어가기에 제일인 지점이다.
두 번째 임도인 성재로 내려선 후(11:36) 오르막길이 된 길로 조금 올라가 성북동산성에 닿는다. 대전광역시기념물 18호인 성북동산성은 원내동에서 성북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남쪽의 산 정상(230m)에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아 만든 백제시대의 성이다.
시간이 촉박하여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 이용우 대원도 빠르게 잘 올라가고 있어 산행속도가 중급자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다. 산장산 전망대인 정자에 닿아(11:55)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겨본다. 시간 때문에 계획한 방동고개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왼쪽으로 보이는 길로 산을 빠르게 내려간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며 산행을 마치니 정자에서 내려오는 시간이 10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