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신학을 위하여 현재 칼빈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혜근 박사의 짧은 글들을 연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그의 "목회와 현대신학 사상"이란 논문 중에 일부분을 발췌했다(편집자 주).
현대의 복음주의는 분명히 Bily Graham이 한 때 복음주의 운동이 실패했다고 고백했을 때 바로 그런 인식을 초래했던 문제들의 한 가운데 있다. 그러나 복음주의에 속한다는 많은 목사들과 교회는 그 문제를 더 이상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지극히 심각한 상황 가운데 있다.
최근 30여 년 동안 복음주의교회는 교회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떠받치고 있었던 교리들로부터 벗어나 표류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복음전도 프로그램과 전도 대회, 교회 성장 전략들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고 영적 도덕적 무기력에 빠진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현재의 복음주의는 분명히 20세기 초나 혹은 1950년대의 복음주의와는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신학적인 정통성에서 떠남으로부터 그 차이가 기인한다. 현재의 복음주의는 항구를 잃고 현대주의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와 같아 보인다.
영국의 복음주의자인 David Bebbington은 복음주의 핵심적인 확신으로서, 모든 인간의 삶은 복음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회심주의(conversionism), 복음은 의식적인 노력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행동주의(activism),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하는 성경주의(biblicism)를 들었다.
이러한 Bebbington의 복음주의의 정의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예를 들면, 이런 네 가지의 교리적인 확신의 근거가 되는 신학적인 입장에 대한 아무런 확신 없이도 단순히 종교적인 진지함을 보이거나 혹은 전도운동에 열심 있게 참여하기만 해도 복음주의자들로 불릴 수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어떤 교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방에 이주해서 수도권에 정착하면서 교회를 정하는데 침례교회로 등록하였다. 그 교인의 집안이 전통적으로 장로교회에 출석하였으므로 침례교회를 등록한 이유를 물었다. “마음에 와 닿는 메시지가 중요하지 교리나 교파는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하였다.
이 교인의 태도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복음주의 교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및 년 전에 미국의 목회자를 대상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신학이 목회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신학에 대한 기능적인 비하, 바로 여기에 오늘날 복음주의의 위기의 진원지가 있다고 본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오늘의 복음주의는 분명히 신학적인 혼합물 내지는 모든 복음주의자들의 뿌리가 되는 개혁신앙의 근간에 대한 신학적인 무지와 때로는 편견으로 흐르고 있다. 그 결과 복음주의자에 대한 정의가 신학적인 신념이 아니라, 개인적인 혹은 내면적인 특성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복음주의의 정체성은 교회의 실천이나 종교적인 형식이나 상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혁주의신학의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복음주의 진영에서 목도되는 신학적인 통일성의 상실은 신복음주의의 대표적 인물들이 현대의 신학적 다원주의 혹은 현대주의에 굴복한 결과이다. 구체적으로 Augustine과 종교개혁자들의 바른 가르침에서 벗어나 성경의 계시적인 권위에 대한 회의와 대속과 칭의의 법정적 이해에 대한 암묵적인 반대와 부정의 결과이다.
박혜근 교수/ 칼빈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철학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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