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포스트시즌에서는 소위 말하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은 곧 1점, 1승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모두를 압도하는 깜짝 활약이 그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그 미친 선수가 LG에서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LG의 포수 최경철.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언제나 2군과 백업 포수를 전전하던 최경철은 2014년 처음으로 팀의 주전 포수 자리를 맡게 되더니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아무도 예상못한 미친 선수로 성장했다.
2005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던 무명의 포수는 결국 타석에는 한 번도 서보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다음이라는 기회는 아쉽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소속팀이 꾸준히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동안 언제나 2군에서 포스트시즌을 지켜보기만 했던 최경철은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 들어서기까지 9년이라는 세월을 또다시 기다려야 했다.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고졸 우선 지명을 받았지만 입단하지 않고 동의대학교에 진학한 최경철은 2002년 종합선수권 우승을 차지하고 쌍방울의 지명권을 승계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다.
그런데 최경철이 입단한 2003년에 SK는 박경완을 영입했고, 결국 최경철은 백업 포수로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박경완이라는 큰 벽에 백업 포수로 전전하다가 2007년 상무에 입대하여 군 복무를 마쳤다.
그런데 그 후에 SK에는 새로운 포수 정상호가 입단하며 주전 포수의 자리는 더욱 힘들어졌고, 설상가상으로 2012년 조인성까지 팀에 합류하며 2군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2년 넥센의 전유수와 함께 트레이드되어 넥센으로 이적하게 된다. 이적 후에는 허도환과 함께 포수 마스크를 나눠 썼다. 그나마 꾸준한 출전 덕분인지 81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0.223 130타수 29안타 0홈런 7타점 9득점 7볼넷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최경철은 2013년 서동욱과의 트레이드로 LG 트윈스로 이적한다.
2013년에는 현재윤, 윤요섭, 최경철이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했는데, 결국 팔목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2014년에는 다른 포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홀로 안방을 지켰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 이상 소화했으며, 타율 0.214 334타석 290타수 62안타 4홈런 39타점 36득점 22볼넷으로 한 시즌 본인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기록을 세우는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1차전 MVP에 올랐다. 타격 외에도 좋은 블로킹과 빠른 대처로 도루를 시도하는 김종호와 이상호를 잡아내며 게임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2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 3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희생타, 4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 15타수 8안타 1홈런 타율 0.533 5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기자단 투표에서 50표 중 35표를 얻어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홀로 안방을 지키고 있는데 힘들지 않으냐는 인터뷰에서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며 해맑게 웃던 최경철. 10년 동안 항상 남들보다 꾸준히 노력했던 이 선수는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에 뒤늦게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은 노력하는 선수가 그만큼 보상을 받고, 팬들에게는 감동과 기쁨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의 신데렐라 최경철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었던 무명의 시간만큼이나 게임에서도 암울했던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그나마 올 시즌이 지금까지의 야구선수 경력 중에 규정타석에 가장 근접했고, 도루 저지율도 3할이 넘을 정도로 나쁘지 않다. 데뷔 해인 2004년에 기록한 하나뿐이던 홈런도 올해에만 4개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을 쏘아 올렸다.
0.214의 낮은 타율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259로 오히려 찬스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최종 능력치는 현재 출시된 올스타 카드에서 약간의 주요 능력치와 번트, 송구, 정신, 수비 능력치 등 주력 능력치를 제외한 기초 능력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쉽게도 그 정도로 능력치로는 게임에서 사용하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