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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알아야 할 50) 위대한 정치
원제 : 50 political ideas you really need to know
벤 뒤프레 지음
보편적 합의를 위한 출혈 없는 전쟁(양장)
정보 제공 :교보문고
정치개념을 알기 쉽게 소개한 정치 입문서!
반드시 알아야 할 50『위대한 정치』. 이 책은 가장 핵심적인 정치개념이라 할 수 있는 자유·평등·정의부터 현대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세계화와 국제분쟁까지 우리가 꼭 알아야 50가지 정치개념들을 정리한 책이다. 현재에도 유의미한 정치사상의 핵심개념들을 선별하여 각 개념어와 관련한 여러 사상가들의 사유와 시대별 이념을 살펴보고,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지 못했던 쉬운 개념들부터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은 개념까지 체계적으로 풀어냈다. 또한 50개의 개념어마다 유명한 정치사상가들의 명언을 인용하고 각 항목 시작 부분의 하단에 타임라인을 두어 시대적 이슈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저자 : 벤 뒤프레
저자 벤 뒤프레는 옥스퍼드대학교 엑서터칼리지에서 고전을 가르쳤으며,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어린이 참고서를 만들었다. 오랜 기간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만들었던 뒤프레는 지난 20여 년간 어렵고 관념적인 철학 등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고 적용하기 쉽게 대중화해왔다. 저서로는 『위대한 사상 : 반드시 알아야 할 50』, 『운명의 장소 : 역사가 탄생한 자리 50』, 『과학과 기술』, 『살아있는 세계』, 『철학과 함께하는 50일』 등이 있으며, 현재는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역자 : 이경희
역자 이경희는 대구대학교에서 생물학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에서 영어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출판번역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출판번역가와 전문리뷰어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철학의 책』, 『심리의 책』, 경제경영 백과사전인 『비즈니스』 등이 있다.
역자 : 박유진
역자 박유진은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가들의 모임인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철학의 책』, 『심리의 책』, 『아픔』, 『용서』 등이 있다.
역자 : 이시은
역자 이시은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와 KAIST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대기업과 컨설팅사 등을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의 전문번역가 겸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철학의 책』, 『심리의 책』, 『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등이 있다.
01 자유 :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
02 정의 : 미덕의 더없는 영광
03 평등 : 인간이 타고난 평등
04 인권 : 생명권과 자유권과…
05 사회계약 : 합의된 사회
06 민주주의 : 다수의 지배 혹은 횡포
07 군주정치 : 통치하는가, 군림하는가
08 전제정치 : 부패한 군주정치
09 유토피아니즘 : 지상낙원 혹은 생지옥
10 혁명 : 삐걱거리는 역사의 기관차
11 무정부주의 : 무질서에서 비롯되는 질서
12 세속주의 : 종교와 정치의 분리
13 공화주의 : 법이 곧 왕이다
14 자본주의 : 새로운 부와 불평등의 창출
15 보수주의 : 오래되고 정착된 것들을 지켜라
16 자유주의 : 자유와 진보의 상관관계
17 사회주의 : 사회정의를 구현하려는 투쟁
18 공산주의 : 노동자들의 세상은 오는가!
19 사회민주주의 : 혁명보다는 진화
20 다문화주의 : 문화적 다원성의 해결
21 노동운동 : 단결된 노동자
22 페미니즘 : 정치를 위한 또 다른 수단
23 자연보호운동 : 인간과 자연 간의 분열 극복
24 파시즘 :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혁명에 대한 반혁명
25 근본주의 : 확신에 찬 신념
26 이슬람주의 : 칼리프의 새로운 지배 영역을 둘러싼 투쟁
27 국가 : 정당한 폭력의 독점권
28 헌법 : 국가의 정수
29 대통령제 : 사람이 사람을 다스리는 정부
30 의회 : 논쟁의 장인가, 잡담 장소인가
31 정당 : 권력을 위해 조직하기
32 공무원 : 국가의 관료주의
33 매체 : 검열할 자유
34 선전 : 진실의 왜곡
35 빈곤 : 분리된 세계
36 범죄 : 사회가 실패할 때
37 안전보장 : 위협과 취약성
38 정보 : 적을 파악하라
39 정치적 폭력 : 싸우기에 적절한 시기는 언제일까?
40 복지 :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적절한 지원
41 인종차별주의 : 불빛 하나 없는 암흑
42 부패 :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요소
43 정치적 정당성 : 차별을 없애려는 사회개혁운동
44 현실주의 : 권력투쟁
45 전쟁 : 강한 자만 살아남는 세상
46 민족주의 : 어머니 대지에 대한 탐구
47 제국주의 : 짐인가, 득인가
48 고립주의 : 분규에 대한 기피
49 세계화 : 지구촌 생활
50 국제연합 : 전쟁의 참화 방지
“오늘의 세상을 만들어낸 50가지 정치개념들”
권력의 속성과 인간 심리를 통찰하는,
정치의 새로운 교과서를 만난다!
대중적 냉소주의가 널리 퍼지고 국제적 불안이 깊어가는 시대, 사실상 우리의 삶과 밀접한 정치의 기본개념들을 명확히 이해하는 일이 지금보다 절실했던 적은 없었다. 근본주의 세력이 인류의 자유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만 그 대응은 무기력하기 그지없거나 방향이 빗나가기 일쑤다. 정의, 민주주의, 인권은 위협받고 있으며 정부의 부패, 폭정, 국내외 전쟁이 대중에게 불러일으키는 분노는 조직적 선전, 정당의 감언이설, 매체의 편파성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곤 한다. 국가의 적정 한계, 혁명과 정치적 폭력의 합법성, 사회주의·자유주의·자본주의의 이념적 갈등, 빈곤·범죄·인종차별에 따른 난제들, 그 외 여러 가지 정치의 기본개념들은 현실의 정치논쟁과 사회체제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모든 종류의 정치개념을 다루고 있는 책 『위대한 정치』는 그동안 우리가 무심하게 방치해두었던, 오늘의 세상을 만들어낸 정치적 핵심쟁점들을 명쾌하고 간결하게 설명해준다.
“자유·평등·정의부터 세계화와 국제분쟁까지,
현재의 정치논쟁과 사회체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핵심이론들을 담았다”
총선과 대선을 목전에 둔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화두는 바로 ‘정치’일 것이다. 좁게는 한 개인의 문제에서부터 넓게는 나라들 사이의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정치가 개입되지 않은 것이 없다. 국가권력의 정치적 정당성, 대의민주주의, 선거 같은 공적 영역을 넘어 자유, 평등, 빈곤, 범죄 등 각자의 인생사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까지, 정치는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의와 인권이 위협받고 정부의 부패, 정치적 폭력, 국내외 전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현대사회에서 주요한 정치 제도와 이념, 가치 등은 언제나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이야말로 정치와 관련된 기본개념들에 대한 체계적 성찰, 즉 정치사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올바른 방향성을 찾기 위해 ‘우리가 만든 현재의 세상이 정당한가’, ‘지금 우리의 삶이 온당한가’를 질문하고 대답하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책 『위대한 정치』는 우리 삶과 밀접한 정치의 기본개념들을 분석하고, 끊임없는 권력투쟁이 세상을 형성해온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출간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정치개념이라 할 수 있는 자유·평등·정의부터 현대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세계화와 국제분쟁까지 대표적 정치사상 50가지를 짚어냈다.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지 못했던 쉬운 개념들부터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은 개념까지 체계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정치사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초심독자들에게 명쾌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살아있는 교양, 꿈틀대는 정치 입문서
정치사상에 관한 교양서를 찾는 독자들은 대개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들에 관한 책부터 빼어들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정치철학 내지는 정치사상사(史)에 가까운 막연한 것이라서 정치와 관련한 기본개념의 맥을 짚어내 현대의 쟁점사항에 적용, 고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현재에도 유의미한 정치사상의 핵심개념들을 선별하여 각 개념어와 관련한 여러 사상가들의 사유와 시대별 이념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정치적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저자는 각 개념어를 전체 사상의 흐름과 맥락 속에 읽을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50개의 개념어마다 유명한 정치사상가들의 명언을 인용하고 각 항목 시작 부분의 하단에 타임라인(timeline)을 두어 시대적 이슈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저자는 의견 차이가 있는 정치개념들 중 특정 일부를 옹호하려 하지 않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저자는 9·11 테러에 관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서구에 위협을 가한 것은 분명 사실이었지만 이에 맞선 서구의 대응 역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하며 ‘이슬람주의’에 대해 설명한다. 또 ‘인종차별’이 생긴 중요한 요인으로 식민지에서 온 이주자들이 영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로 밀려들어온 것을 꼽으면서 프랑스에서는 전통규범을 따를 것을 주장하는 강력한 동화정책을, 영국에서는 다양한 여러 집단들이 고유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는 다문화정책을 시도했다는 예를 들며 어느 것이 더 옳고 그르다는 평가를 하기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서술한다. 이처럼 이 책은 정치개념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에 관련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책속으로 추가>
전쟁으로 인한 갈등은 양측의 많은 사람들에게 ‘문명의 충돌’, 즉 국경을 초월하는 이념적·문화적 충돌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급격히 왜곡되고 양극화되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서구에 위협을 가한 것은 분명 사실이었지만, 이에 맞선 서구의 대응 역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잔인하고 광기어린 적으로부터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식상한 명분을 내세웠고, 이런 무신경한 관점에서 일부 이슬람주의에 대한 공포와 의혹은 전체 이슬람교와 무슬림에게로 무차별하게 투사되고는 했다. 또 한편으로는 9·11 테러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반응이 성급하고 표리부동하다고 느끼던 무슬림이 많았는데, 그 반응의 배후에 서구의 제국주의적 야망과 불순한 동기, 특히 석유에 대한 관심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들의 의혹을 불식시킬 조치가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사실 ‘대테러 전쟁’에서 관건은 군사적 승리가 아니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둘러싼 전쟁이었고, 바로 이 점에서 서구가 이슬람주의에 패배함으로써 온건한 무슬림들마저 점점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품속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하는 비평가들이 많았다. · 이슬람주의 p.158~159
다원주의 사회 내에서 정치의 실천은 유용한 정당 제도의 종류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은 이른바 양당제를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2010년에 보수당과 함께 연립행정부를 형성할 때 그랬던 것처럼 영국 정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유민주당이라는 제3당이 있다. 하지만 지난 20세기의 지배적인 유형은 노동당과 보수당이라는 두 개의 주요 정당이었다. 이 두 정당은 최다 득표자를 당선시키는 선거제도에서 경쟁을 하면 어느 쪽이든 늘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정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수당이 총 투표수의 절반에 못 미치는 득표수를 얻었을지라도 일반적으로 발생했다. 그 결과 정책 의제를 밀어붙일 수 있는 강력한 정부가 형성되지만, 그런 강력한 정부는 분명 민주적인 공정성의 대가로 얻게 된다. · 정당 p.191
현대 복지 서비스 기반에 주요 자극제가 되었던 것은 19세기 초에 일어났던 초기의 산업혁명을 뒤따라 발생한 인구 과밀, 쓰레기, 전염병 등의 끔찍한 환경에 대한 대중의 우려 때문이었다. 초기의 현대 복지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정부의 주도 아래 발달했거나 북유럽, 특히 스웨덴이나 영국 등의 사회민주주의 정부에서 발달했다. 그들이 내세운 선구적인 제도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모든 단계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목적을 두면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또한 사람들이 의료서비스나 교육, 주택 등의 (최소) 기본적인 요소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초기의 지원은 대부분 실직, 장애, 질병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복지기금은 역사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권리를 확립한 노동자들이 지불한 보험기금에서 최소한 부분적으로 생긴 것이다. 오늘날의 복지제도는 대부분 국가의 ‘혼합경제’에 의존하는 구조적으로 복잡한 형태로, 정부 기관을 비롯해 기업체와 자선단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사적이면서 자발적인 공급으로 이루어진다. · 복지 p.244
‘고립주의’와 ‘고립주의자’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말로, 처음 쓰였다고 알려진 시기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 꼬리표가 처음 정확히 붙을 법한 미국 정치가들이 그 직전에 출현하기는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체로 그들은 보수주의자이자 전통주의자임을 자처하며, 19세기 이전에 널리 현명하게 실천되었다고 자부하는 신조를 20세기에 옹호했다. 고립주의의 위상을 규정하는 일단의 태도와 정책은 제1·2차 세계대전 사이에 표면화되었다. 그때 정치·경제·군사력이 급성장하던 신흥 초강대국 미국은 새로운 세계적 명성을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었다. 당시 상당한 지지층을 형성한 고립주의자들은 간섭주의 정치가들과 달리, 미국을 온갖 대외 모험에 휘말리게 하려는 시도를 크게 문제시했다.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끌려든 방식은 유럽 같은 외세의 전쟁에 말려드는 일의 위험을 예증하는 경고성 이야기로 여겨졌다. 대체로 고립주의자들은 그런 개입을 수반할 수 있는 영구적 군사동맹을 싫어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연맹처럼 회원국의 집단행동으로 평화를 유지하려는 국제기관에 가입하는 데에도 반대했다. · 고립주의 p.291~292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이다. 하이에크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주장은 결코 진실이 아니다. 그것은 허황된 관념적 희망사항일 뿐이다. 사람들이 타고나는 재능은 가지각색이다. 그러므로 ‘법 앞의 평등’, 즉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이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법적·정치적 기본권을 누릴 경우, 그들은 서로 매우 다른
사회적·경제적 위치에 이를 수밖에 없다. 하이에크 같은 자유주의자가 바라는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다.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려면, 사람들이 타고난 재능과 잠재력을 한껏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인공 장애물(출신, 인종, 성별 등)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 후에 개입해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를 조정하여 조건(재산, 지위, 권력 등)의 필연적 불평등을 없애는 것은 정의국가의 소관이 아니다. 이런 평등 개념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모든 경쟁자가 똑같은 재능을 타고난다고 가정하지도,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때 반드시 똑같은 보상을 받게 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 평등 p.22
보수주의는 이전 세대의 관습과 관행에서 얻은 지혜와 전통에 큰 가치를 둔다. 버크는 이러한 지식이 축적될 때 어느 한 개인의 지식을 훌쩍 뛰어넘는 사회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되고 한 세대가 전수받아 다음 세대로 경건하게 물려주는 신성한 믿음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사회는 현재의 구성원과 조직들의 단순한 총합을 훨씬 넘어서서, “단지 현재의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할 뿐만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의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협력하는” 장으로 볼 수 있다. 영국 작가인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Gilbert Keith Chesterton)은 전통이란 “죽은 자들의 민주주의”로서, “모든 사회계층 중에서 가장 정체가 모호한 집단인 우리 선조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죽음이라는 불의의 사고로 자격을 박탈당할 만큼 불운한 사람들에게까지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분명 살아있는 사람들의 판단에 확신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비평가들이 보기에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보수주의의 어두운 시각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를 구분하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였다. · 보수주의 p.94~95
노동운동은 언제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바를 의미해왔기 때문에 다소 모호한 개념으로 남아 있다. 일반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몫을 늘리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는 투쟁이라는 개념은 급진주의자와 혁명가들에게 강렬하고도 때로는 낭만적인 호소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러한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초창기부터 많은 이론적 분석과 학문적 체계화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중 가장 영향력이 컸던 마르크스의 분석에서는 역사를 계급투쟁의 과정으로 보고,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을 자본가 계급(부르주아)에 맞서 단결된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 동질화된 집단이라는 관념적 범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추상화 과정에 앞서거나 병행하여 실제로 많은 노동운동이 벌어졌다. 즉 노동시장과 작업장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단체로 행동하는 실제 노동자들이 수없이 많았던 것이다. 보통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이런 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19세기 전반을 현대적인 노동운동의 기원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이런 운동은 장소에 따라 지극히 다양했고, 그 주모자들도 보통 즉석에서 결성되어 금방 해체되기 일쑤였다. · 노동운동 p.129
/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