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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머리말 : 임명권에는 재제청요구권이 포함되는가?
최근 대법관 임명 제청 문제를 둘러싸고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하여 대통령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기존 후보자들 가운데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장은 그와 같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는 헌법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청와대는 종래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협의를 통하여 후보자를 정해 온 관행이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대통령 측과 협의를 시도하였지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러한 협의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제약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이번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는 대통령에게 인정될 수 있는 대법관 임명과정에서의 거부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종의 권한 남용으로 생각합니다. 이하 그 이유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II.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의 성격
우리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라는 세 헌법기관의 권한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대법관 임명은 통상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동의 여부를 결정한 다음, 국회의 동의가 있으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이러한 구조는 대법관 임명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위하여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기본으로 하되,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공개적인 검증과 동의절차를 거치게 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대법관을 임명하도록 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대통령의 국무위원 임명권과 구분해야 하고,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통령제 헌법에서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국무총리를 임명도 하지만,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습니다. 즉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행정부의 일원입니다. 또한 국무위원이 그 직무를 잘못하는 경우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자기 책임 하에 국무위원을 임명하게 됩니다. 대통령의 국무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의 행정부 수반으로서 보유하는 전면적 인사권이고, 행정부의 일원인 국무총리 제청권은 그러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에 구속될 이유는 없고, 재제청요구가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국무총리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종속된다고 하겠습니다.
반면에 대통령은 대법원장은 물론 대법관을 임명은 하지만, 해임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행정부의 일원이 아닙니다. 독립성이 보장되는 사법부의 일원, 아니 사법부의 최고 기관입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대통령이나 국회에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탄핵 혹은 형사처벌 등 법적인 책임만 질 뿐입니다. 또한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직무를 잘못한다고 하여 그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사법부와 행정부는 권력분립의 관계에 있습니다. 대통령의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권은 국가원수로서의 제한적 인사권이며, 대통령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의 임명권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사법부의 독립을 존중하며, 사법부의 구성을 최종 검토하고 승인하는 책임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행정부 혹은 대통령 산하에 두지 않고 대법원 산하에 두었으며, 그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인사들 가운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III.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의 범위와 한계
그럼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에는 재제정요구권 내지 거부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임명권은 해임권을 포함한다는 단순한 논리로 대통령은 임명거부의 권한을 가진다고 합니다. 앞서 보았듯이, 이러한 논리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 보유하는 임명권의 경우에는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사 행정부의 일원이라고 하여도 독립성과 신분이 보장되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 대통령의 임명권은 해임권을 수반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사법부를 구성하는 문제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더욱 제한됩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법원장을 임명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해임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법관을 임명합니다. 그러나 대법관을 해임할 수 없습니다. 반복하지만, 대통령의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권은 국가원수로서 사법부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을 임명해야 하는 책임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러한 국가원수로서의 책임에 기하여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에는 일정한 거부권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거부권은 사법부의 독립,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이라는 헌법적 권한 배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의 제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거부권 행사 사유의 제한
첫째,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제청과정에 명백한 법적 흠결이 있거나 제청된 후보자가 법적, 형식적 자격요건에 흠결이 있는 경우 그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통령은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기 전에 대법원장의 제청절차와 후보자의 자격요건에 대하여 일정한 심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격 요건에 대한 심사는 원칙적으로 형식적, 법률적 요건에 대한 심사에 그쳐야 할 것입니다.
만약 형식적 법적 자격은 갖추었지만, 대법관으로서의 어떤 부적격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에도 대통령은 국회 동의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법관 후보의 자격에 대한 실질적 심사는 대통령이 단독으로 할 수 없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통하여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대통령은 자신이 판단하는 부적격 사유가 국회의 동의과정에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함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대법원장이 적법하게 제청한 후보자가 단지 대통령의 정치적 또는 인사정책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내지도 않은 채 제청을 거부한다면,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물론 국회의 동의권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그렇게 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후보자를 추천하는 권한으로 변질될 수 있으며, 사법부 구성을 위한 공론화라는 국회의 동의절차가 배제되어 국회의 권한 또한 침해될 것입니다.
더구나 단순한 거부권 행사가 아니라 재제청요구의 경우는 더욱 큰 문제를 낳습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후보자를 거부하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여러 후보자 가운데 특정인을 지목하여 그 사람을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허용된다면 후보자들 가운데 최종 제청 대상자를 결정하는 권한이 실질적으로 대법원장에서 대통령에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에 종속될 것이며, 사법부의 독립은 그만큼 약화될 것입니다.
둘째, 국회의 동의까지 받은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 거부는 더욱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장이 적법하게 후보자를 제청하고 국회가 인사청문회와 본회의의 동의절차까지 거쳤다면, 대통령의 임명 거부권은 더욱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까지 받은 대법관 후보자는 대통령이 임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국회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새로운 중대하고도 명백한 결격사유가 발견되었는데도 국회가 동의를 한 경우, 혹은 국회의 동의 절차 후에 새롭게 중대하고도 명백한 결격사유가 발견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그 사유를 명백히 적시하여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거부권 행사 절차의 제한
대통령에게 제한적으로나마 거부권을 인정한다고 하여도, 그 권한이 남용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공론화 및 동의절차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하여도 이는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하고, 그 사유뿐만 아니라 절차에서도 신중하고 투명하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첫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관리자의 임명”을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관 임명은 명시적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행 헌법의 문언만으로 대법관 임명이나 그 제청의 거부가 반드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총장의 임명까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면서, 대법원장이 적법하게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를 대통령이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중대한 헌법적 결정을 국무회의의 심의 없이 대통령이 단독으로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는 의문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인사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과 사법부라는 헌법기관 사이의 권한관계와 사법권의 독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헌법 제89조의 취지에 비추어 국무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심의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헌법 제82조가 정하는 방식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입니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를 문서로 하도록 한 것은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공식화하고 그 내용과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를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가 대통령 개인의 비공식적인 의사표시가 아니라 헌법적 책임체계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정식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구한 것이 단순한 정치적 의견표명이 아니라 헌법 제104조에 따른 임명권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법적 행위라면, 이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문서로 이루어지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제 정부형태에서 국무회의 심의 및 부서 등이 헌법적 요건이라고 하여도 그 흠결이 대통령의 법적 행위의 효력을 바로 무효로 만든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부서가 있는 문서로 행해지지 않았다고 하여도 대통령의 법적 행위 자체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헌법적 절차 위반의 책임은 여전히 남게 될 것입니다.
IV. 이번 재제청 요구는 이러한 한계를 지켰는가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손봉기 후보자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하였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실만으로는 그 제청절차에 어떠한 법적 흠결이 있었다거나 손봉기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법률상 결격사유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 제청 자체에 대하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대통령의 재제청요구에도 손봉기 후보자의 부적격성 여부에 대하여는 어떠한 사유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표면적으로 다투어지는 것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후보자 제청에 관하여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협의를 통하여 후보자를 정해 온 종래의 관행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협의는 하나의 관행일 뿐이며 헌법적 절차는 어디까지나 '제청권-동의권-임명권'의 권한 배분입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원활한 대법관 임명을 위하여 사전에 의견을 교환하고 협의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협의가 헌법 제104조 제2항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제청권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별도의 ‘합의권’으로 발전할 수는 없습니다. 나아가 그러한 최근의 관행을 대통령의 동의 없이는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할 수 없다는 의미의 관습헌법으로 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것은 관습헌법이 아니라 부당한 헌법 변경에 가까울 것입니다. 제1공화국 이승만 정부에서도, 제3공화국 박정희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약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여러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에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대통령이 특정 후보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대통령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들 가운데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후보자를 고집하여 재제청요구를 한 것이라면, 이는 단순한 거부권의 문제를 넘어섭니다. 후보자군 가운데 누구를 최종적으로 제청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권한 자체가 대통령에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헌법 제104조 제2항에 규정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대통령의 '지명권'으로 변질시킬 것입니다.
절차의 문제도 있습니다. 대법관 제청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그것이 임명권의 한 부분으로 행사된 것이라면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로서 문서와 부서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만 현재 밝혀진 바로는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문서로 행해졌고, 국무총리의 부서가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체로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그러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여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그 자체로 무효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반복하지만, 그 행위가 무효는 아닐지라도 헌법 위반이라는 점은 여전히 남는다는 점에 기억해야 합니다.
V. 맺음말 : 대통령의 헌법위반과 대통령의 책임
정리하자면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과정에서 일정한 심사권 또는 예외적인 거부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제청절차의 법적 흠결이나 후보자의 법률상 자격 문제와 같은 제한적인 사유에 근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대통령이 다른 후보자를 선호한다거나 대법원장과의 사전협의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재제청을 요구하는 것은 그러한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통령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들 가운데 다른 사람을 제청하라고 요구한다면, 이는 대통령의 소극적인 임명 거부를 넘어 대법원장의 후보자 선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통하여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사실상 통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법부의 인적 독립을 침해하는 권한남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통령이 임명권의 한 부분으로 재제청요구라는 거부권을 행사하였다면, 이는 헌법기관의 인사에 관한 것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만약 그러한 절차가 결여되었다면 이번 대통령 재제청요구의 절차적 흠결도 얘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처럼 이번 재제청 요구가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이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서 헌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헌법 제65조가 말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탄핵심판의 법리는 두 단계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어 ‘탄핵소추의 사유’가 되는 것과, 그 위법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를 단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즉 설사 헌법 위반이라고 하여도 그것이 중대한 위법인지 '헌법 수호'와 '국민의 신임'의 관점에서 추가적으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과정에서 일정한 심사권 또는 제한적인 거부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대통령 자신이 원하는 다른 후보자를 대법원장에게 제청하도록 요구할 권한까지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한 재제청 요구는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사이에 헌법이 설정한 경계를 넘어설 위험이 있고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할 여지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