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 궁유면에 세계 최대의 동굴 법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와 함께 일붕사라는 절을 찾아 가면서 내내 우 순경 사건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났다.
80년대초 온 나라를 슬픔에 잠기게 하였던 경남 의령 우 순경 사건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너무도 안타까운 비극이다.
궁유면이라는 명칭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알아보니
삼국 시대 백제와 신라가 이 곳에서 큰 전투를 벌였는데 신라 성덕왕이 봉황대에 올라 전투를
지휘하였으며 왕이 임시로 거처하던 왕궁터가 있어서 궁유면이라고 하게 되었다고 한다.
봉황대는 봉황의 머리와 같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 졌다고 하는데 정말 기이하다.
일붕사는 바로 이 봉황대 절벽아래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절이다.
쳐다보니 아슬아슬한 절벽이 금방 무너질듯 으스스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절로 들어서니 바위 절벽아래 두채의 건물이 있는데 특이하게 생겼다.
아래 사진 오른쪽이 대웅전, 왼쪽이 무량수전 건물인데 절벽으로 동굴 법당이 조성 되어 있다.
일불사의 대웅전과 무량수전인데 밖으로 보이는 건물은 작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동굴 법당이 있는데 그 규모가 세게 최대로 기네스 북에도 올라 있다고 한다.
이 곳에는 신라시대부터 성덕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봉황대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 양기가 넘쳐서
화재가 자주 발생 하였는데 양기를 줄이기 위해 최근에 굴을 파고 절을 중건 하였다고 한다.
대웅전의 동굴로 들어가 보니 가히 별천지로구나....
마침 아무도 없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누가 볼까봐 훔치듯 사진을 찍었다.
동굴 내부라서 사진을 찍을 때 제대로 나올런지 걱정을 하며 몇 장 부지런히 찍었다.
일붕사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나니 배가 고프다.
마침 주차장 옆에 기념품 판매소가 있고 작은 손 칼국수 집이 있다.
수염을 기른 주인의 모습이 일붕사 도인 처럼 느껴진다. (나 보다 나이가 조금 아래인듯하다.)
부인과 딸이 함께 일하는데 도자기도 진열하여 팔고 있으며 분위기가 그런대로 어울린다.
칼국수를 시켜서 식사를 하며 주인 내외와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주인 남자는 우 순경 사건 이후 절의 화재 사건이며 그 후 일붕 대선사가 절을 중건한 이야기, 우 순경 사건과 일붕사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글을 쓰는 나로서는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장단을 맞추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고 꼬지꼬자 물어 본 것은 일붕사가 운영하는 실버타운이다.
칼국수집 주인의 말에 의하면 일정 금액을 내면 노후에 편히 쉴 수가 있다고 하는데
방의 크기에 따라 금액이 차이가 난다고 하니 안락한 노후를 보내려면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경제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일붕사 구경도 잘하고 칼국수도 잘먹고 수염이 아름다운 주인에게 좋은 이야기도 잘 들었다.
기념으로 칼국수 집에서 찾잔 두개를 28000원 주고 사 가지고 왔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아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여보, 당신 이제는 늙으셨나봐요.....요즘은 부쩍 노후 이야기에 관심이 많네요...'
허허허......이야기가 그렇게 되는가.....
*****오늘 궁유면의 일붕사 답사기를 쓰면서 80년대 초 이 산골에서 일어 났던 우 순경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비옵니다. 부디 극락 왕생 하시 옵소서.*****
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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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고 일붕 서경보 스님의 다비식이 열렷던 절입니다. 사리도 백여과가 나오고 그때의 참석 사진도 있답니다 . 다시 한번 감회를 느끼게하는구료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