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영화란 말 그대로 다른 영화들의 비해 평균제작비 이하로 만들어진 영화를 말한다.저예산영화라는 개념은 규모가 큰 영화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한국영화에서도 엄청난 제작비의 영화가 속속 등장하자 이런 제작비의 양극화가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저예산영화의 개념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제작비를 적게 들였다고 모두 저예산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스탭이나 캐스트에게 지출되어야 할 인건비를 지나치게 아끼거나 무조건 지불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줄였다면 그 영화를 저예산영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영화의 전체 제작비 지출내역을 파악한 상태에서 제작비를 합리적으로 줄이기 위한 구조적 방안을 마련해야지 무조건 안쓰는 영화가 저예산영화는 아니다.
현재 한국영화는 고비용 영화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고비용 영화를 중심으로 제작이 편향되어 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므로 저예산영화는 현재 획일화 되어가는 영화제작 경향을 극복하고 제작편수를 늘려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동시에 고비용 영화 중심의 주류시장 속에서 잠재된 관객층을 개발하고 다양한 영화를 제작함으로써 얻게 되는 노하우로 제작기반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투자자본이 풍부하고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높으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가 고조된 시기에 영화산업의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저예산영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저예산 디지털 영화의 활성화이다.
아직까지 제작과 상영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성능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것에 반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인터넷과 위성 등 미디어의 채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영화에 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형성되어가고 있다.
저예산 디지털 영화의 경우 저예산영화와 디지털 영화 모두의 작업 성격을 숙지하고 전문적인 제작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과 노하우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저예산영화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비주류영화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현재의 배급, 상영 시스템 또한 저예산 디지털 영화가 활성화되는데 상당한 걸림돌이다. 디지털 영화는 간편한 조작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영화제작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립영화인들에게 일대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나 제도화된 배급, 상영 방식은 제작 부분에서 진행되는 디지털화의 속도와 범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상영과 수익의 불투명함이 저예산 디지털 영화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로막는 것이다. 이에 정부 및 민간 투자조합은 향후의 미디어 환경을 내다보고 저예산 디지털 영화의 활로를 모색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필름에 익숙해진 관객의 영화보기에 도전할 만한 새로운 디지털 영화미학을 실험 중이며 화질을 포함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영화를 정의한다면 디지털로 촬영하고 디지털로 편집하여 디지털로 상영하는 영화이다. 피사체가 아날로그 형식으로 존재한다는 것말고는 촬영에서 상영까지 온전히 디지털에 의존하는 영화가 완전한 디지털 영화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배급 상영 시스템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화제작이야 상대적으로 개인적으로 가능한 일이겠지만 배급과 상영 방식은 기존의 산업적인 체계를 쉽사리 바꾸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완전한 디지털 영화의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이다. 극영화를 디지털화하여 그 프로그램을 전자적으로 각 극장에 전송하는 방식은 아직 논쟁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첫째, 전자화된 이미지와 실제 필름 이미지 사이의 질적 차이가 있다. 둘째, 전세계 극장시설을 비디오 상영 시스템으로 바꾸기 위한 비용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현재 극장은 디지털 프로덕션을 필름으로 영사하는 방식이다.
상영공간 확보 면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저예산 디지털 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상영망을 구성하는 것도 배급에 있어 유용한 대안일 수 있다. 최근 영화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립영화전용관에 디지털 영사기를 적극적으로 보급해나간다면 저예산 디지털 영화의 상영공간이 늘어나게 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 구축도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독립영화 진영에서의 디지털 매체 활용과 더불어서 독립영화전용관의 디지털영화상영관으로서의 확보 방안에 대해서, 그리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미디어센터 등의 사업과도 연관시켜서 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저예산 영화의 배급과 홍보의 문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한 영화관에서 두달 이상 갈 수 있는 방식이거나 뭔가 새로운 방식의 배급이 필요할 것이다.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극장이 커가고 있는 상황이므로 길이 있을 전망으로 본다. 그 외에도 배급을 문화회관이나 대학공간, 그리고 비디오도 도서관의 시청각자료 구입이 가능하다면 그 판매는 엄청날 것이다. 또 TV, DC TV, 케이블 TV 등 다른 층위의 윈도우를 차별화하고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외국과 달리 획일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소용되는 한국의 대중문화 풍토 자체가 저예산 영화의 문제가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자본규모가 너무 적은 문제도 있다. 관객의 편향, 더 다양화, 세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관객유행에 민감하고 스타일이나 표피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거기에 스타에 대한 동경이나 정서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 전체의 성숙도 또는 다양성의 부재라는 문제와 관련되어서 저예산 영화가 자리잡는 것에 문제가 있다.
저예산 영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저예산 영화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호응을 많이 받는 상업영화와 다른 비상업영화 라고 규정했을 때 의미는 감독의 원래 의도가 훼손되지 않고 순수한 의미로 전달되고 자본에 의해 훼손될 우려 또는 획일화를 벗어나서 다양성, 예술성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