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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오씨 대종중
 
 
 
카페 게시글
●- 오대댁 손자 글방 스크랩 전북사투리-소설 완장(腕章)에서
오대댁(병연) 추천 0 조회 153 09.07.13 15:4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요즈음 정치판 보다 보면 천방지축으로 설쳐 대는 것이

꼭 완장 하나 얻어 차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은 인간들이 있다.

하여 옛날 대충 훑어본 소설 완장(腕章)을 다시 꺼내 읽었다.

 

…정치이야기는 더 이상 하기 싫고…

소설은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전라북도 쪽 사투리가 넘쳐난다.

 

(*)완장의 작가 윤 흥길 씨는 정읍 출생에, 전주(전주사범)와

이리(원광대)에서 학교를 다녔다.

 


전북 말은 전남 말-예컨대 조정래 태백산맥처럼 알아듣기 힘들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건 대체 뭘까? 하는 것이 가끔은 있다.

소설에 나오는 전북 사투리와 감칠 맛 나는 표현 몇을 아래에 뽑아 본다.

 

 

두엄데미 앞에서 유세차 허고 축문 읽는게

대관절 뉘집 자손이디야

 

완장에서 내가 제일 재미있게 느낀 표현이다.

유세차(維歲次)는 ‘아 때는 바야흐로..’ 정도의 뜻으로

축문이나 제문에서 첫 머리에 관용적으로 나오는 구절이다.

똥 무더기 앞에서 제사 지낼 정도로 번지수를 잘 못 찾아도

한참 잘 못 찾았다는 뜻이다.

 

또 비슷한 표현에 암톨쩌구가 수키와한티 개가허딧기 란 구절도 있다.

 

 

성적 암시가 들어간 표현

 

…..누구 말짝으로 아짐씨(형수님) 아짐씨 험시나

치마 속으로 손 집어 옇는다니만 이 남자가 똑 그짝이네그랴 !

 

…..암먼 못 쇠기고 말고.....신혼초야에 만삭은 쇠길랑가 몰라도

타고난 피는 못 쇠겨

 

….. 같은 새경이면 과부집 머슴살이를 택하는 식으로

 

 

재치

 

….새차의 안전운행을 비는 고사떡이 채 칙간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 대목에서 예전 박지원 씨가 DJ 비서실장 할 때 (아마 언론사에 대고

한 말 같음) ….같이 먹은 비빔밥 참기름도 마르기 전에 거짓말 한다고

닦아 세우던 일이 생각난다.

 

 

방구 또는 궁둥이가 들어 간 말

 

…두 녀석은 삼베 바지에 방귀 새듯이 허둥지둥 도망치는 걸음이었다….

 

..그러자 어린 것들은 삼베바지에 방귀 새듯이 삽시에 흩어져 버렸다..

 

…..그런 일에 계집이 끼지 않으면 방귀에 식초 친 맛이라는…

 

…..궁둥짝에서 비파 소리가 나도록 달려온 보람이 있어 헛걸음은 다행히 면했다

 

 

낵기질

 

이 동네서 낵기질 제일 많이 허는 놈 하나 있다고 혔겄다? (완장 시작부분)

 

인터넷 검색하여 찾은 용례는 다음과 같다.

 

….아, 대막가지 낚시대로는 줄을 못이긴게,

, 뭐시냐 즉단 얘기지. 에, 낵기질 못혔네요

 

오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낵기질을 할까이

 

이상 용례에서 볼 때 낵기질이란 표준어로 낙시질이다.

낙기질이라고도 하니

 

아해는 낙기질 가고 집사람은 저리채 친다        

새밥닉을 따예 새술을 걸러셔라

아마도 밥들이고 잔자블따여 호흠 계워하노라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전남 장흥) 농가(農歌) 연시조 중에서)

 

 

납대기

 

….미쓰 킴 여기 모리미로 한 납대기만 갖다줘….

….외상값 놓칠 염려는 없어졌을깨 술이나 한 납대기 앵겨서 보내자..

 

납대기는 문맥 상으로 막걸리 한 대접 또는 양재기 정도의 뜻인 것 같다.

모리미 인터넷 검색하니 “보통 막걸리가 아닌 아주 독한 탁주의 원액”

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오가리

 

차례로 당하고 나서부터 버스 안의 승객들은

완전히 오가리가 들어 가 버렸다

 

전라도 사투리로 항아리를 오가리라고 하니

아마 승객들 머리통을 항아리에 비유한 듯하다.

 

 

왜장

 

…..이 사람이 조반에 화통을 쌀마 먹었나. 웬 왜장질은 치고 야단이여?..

…공연히 심통이 나서 종술은 어린것들의 따귀를 후려치는 기세로

무지막지하게 왜장을 쳤다….

 

왜장은 한자로 倭將으로 쓸 것 같은데,

“제 위에 아무도 없는 듯이 저 혼자 마구 큰소리로 떠들어댐을 비겨 이르는”

말이다.

 

 

 

…소문대로 자네가 지집애들 보는 디서 그자들 를 할씬 벱겼는가?…

….모기 배참하라고 벗고 잔다는 식으로 그냥 콱 죽어버리면 어떨까?

 

여기서 ‘꾀’는 ‘옷’이다.

 

부자지 맞잡고 자란 꾀복친구이자 동갑계원이었다

 

“꾀복쟁이 친구”는 알몸친구 내지 불알친구가 되겠다.

 

 

니알

 

전북에서는 내일을 ‘니알’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니알모레….

니알모레 글피면은 우리 양어장도 끝장일세

 

 

솜리

 

이리(裡里)를 말한다.

 

녀르

 

저 녀르, 고깟 녀르, 이녀르 예펜네, 그 녀르 인사, 이 녀르 가시나야

 

‘녀르’를 인터넷 검색하니 후레잡녀르, 상녀르, 개호로상녀르 등이 나온다.

네이버 지식 in 을 찾으니 ‘년’이라는 설명이 나오나, 위 용례로 보아

‘년’은 아니라 놈에도 쓰는 듯 하다.

 

 

자존심이 딸꾹질하다

 

….부월이 너, 찔벅찔벅 근디려서 기연시 내 자존심 딸꾹질하게 맨들 챔이냐?

…..너 함부로 내 자존심 딸꾹질하게 맨들었다간 참말로 재미 적을 줄 알어!

……몹시 자존심이 딸꾹질한다는 투였다

 

 

초학장이

 

초학장이 섬기듯이 두꺼운 겨울옷으로 감싸가지고 온 주전자에서...

 

‘초학장이’는 검색에 걸리지 않는데 짐작컨대 학질을 뜻하는 듯 하다.

 

 

휘낀

 

….없는 것보담사 있는 쪽이 휘낀 낫지요

 

용례로 보아 ‘훨씬’이라는 뜻인듯

 

 

마이가리

 

…..부월이 인생 초장서부터 파장머리까장 마이가리여라우

마이가리 인생. 인자는 누가 꺼꿀로 잡고 탈탈 털어봤자

부월이 몸띵이서 떨어지는 건 왼통 비듬뿐이여라우….

 

마이가리는 일본말 마에가리(前貸)니 외상 또는 가불을 뜻한다.

 

그 밖에 묘미(妙味)있는 표현들

 

….봉덕각시맨치로 살피듬도 좋고 그리 잘난 인물은 아니라도

허여멀겋게 생긴 것이 맘자리 하나는 괭기찮어 뵈는 얼굴인갑드라

 

 

….나 늦잠 자서 엄니 팔자 못 고쳤소?…

 

….청룡이 개천에 빠져서 가만히 엎뎌 있응께

당신들 눈에는 비암장어로뿐이 안 보이요?

 

…..지까짓 것들 서너 놈 쳐박는 일쯤이사

식은 죽 갓 둘러먹기고 도투마리로 넉가래 맨들기지요

 

….이발관 사장 또한 단박에 침 먹은 지네요

댓진 먹은 배암 꼴이 되었다…..

 

…. (종술이 인배에게 텐트 좀 빌려 달라고 하자)

첫날밤도 안 지낸 새각시를 하루만 꾸어돌라고 그러면

성님은 옛다 허고 내놓겄소

 

(종술이 익삼씨에게 만원만 가불해 달라는 장면에서)

성님이 사채놀이 허는 줄은 엊그저께 탯줄 떨어진 승필이네 송아지도 다 안다요

 

(익삼씨가 종술이 가불 만원을 거절하자)

…. 성님 지갑서 나올 돈 만 원허고 수리조합서 댕겨간 사람허고

부지지간이라도 된단 말이요?

 

 

……계집이 어찌나 오사바사하고 수완이 반지라운지 끈에 묶인 개처럼

종술이가 그 늦추고 당기기를 자유자재로 하는 재간에 휘말려 꼼짝도 못하고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팔모로 뒹글려봐도 도망친 옛날 마누라한테...

 

 

 

"쩍허면 입맛이고 쿵하면 호박이지. 이사람아 무신 볼일이나니...."

"쩍 아니라 냠냠이라도 나는 무신 소린지 당최 못 알어 듣겄소'

 

 

…..부월이년한테 홀려서 또다시 당하고 만 것이 두고두고 분했다.

마치 더위 먹은 소가 달만 보아도 숨을 헐떡거리는 형국이었다…..

 

 

……"난짝 보듬어 안고 입이라고 쪽 맞추었다고 둘러대는 쪽이 차라리

곧이 들리겄다 이놈아 !"

"성님도 참 망녕이요. 붕알 달린 놈들찌리 무단시 입은 왜 맞추고 야단이요?"

"맞다. 차라리 널러댕기는 까무구 보고 수인사 트는 편이 낫지.

너 같은 놈 붙잡고 콩팔칠팔 시비 개리는 내가 참말로 망녕이다!"

 

 

……이 나이에 됫박마냥 분칠 흐옇게 허고 쥐 잡아먹은 입주뎅이 허고

안 나오는 웃음 어거지로 팔어가며 늦게 간살 떠는 꼴을 봐야만

니 속이 똑 시원허겄냐?

 

 

…. 개도 나갈 구녕 보고 쫓으랬다고 안 그럽디여

신세 조깨 고단허다고 부월이 너무 비수 주지 마시요….

 

 

…..반찬 먹다 들킨 강아지 다루듯 걸핏하면 부지깽이나 다름없는

험악한 말솜씨로 몰아세우곤 하는 아저씨였다.

 

……….더위 먹은 소가 여물 반가운 줄도 모르듯

그는 세상만사가 그저 심란스러울 뿐이었다

 

…..배고픈 짐승이 원님인지 누군지도 못 알아보는 격으로

실망스러운 비 끝에 사람들은 더욱 조급해졌다.

 

…..국수 마는 솜씨로 수제비는 못 뜨겄소….

 

….허갱이가 빠졌는지 밑살이 빠졌는지는 나도 몰르겄다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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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7.13 19:02

    첫댓글 하하하하 정말 사투리 전라도는 조금이해 하것는디 영양사투리 땜시 "동티게 베라사티"이말이 뭣땜시 드라이버 치려는순간 떠올라 지대루 쪼루나뿌려쏘잉~하하하하 잘 지내시지요?많이 웃어봅니다 15일 서울 사무실에서 뵐수있을지요 점심때라좀 거시기허지요잉?전라도 버전입니다><

  • 09.07.14 08:33

    사투리가 재미 있네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으면 이해가 가구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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