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이 잘 안 될 것이다, 돼지고기 미역국이란 게...
미역국은 소의 양지머리와 사태로, 닭으로
혹은 해산물로 끓이는 정도로만 흔히들 상상하는 음식이다.
저 사진, 미역국 위에 보쌈 몇 첨 얹은 게 아니다. ㅎㅎㅎ
정형화된 틀에 잡혀 있어서야 평생 '꾼'은 못 된다.
평균만 치거나 평균 이하거나지.
맛조차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몇 첨은 국 위에 고명으로 올려주고
나머지 고기는 보쌈 형식으로 근사하게 먹어도 된다.
자, 이렇게 끓인다.
주재료: 4인분 미역, 전지(앞다리 부위)돈육 400~600g,
알콜 30g, 천연조미료 30g, 마늘, 후추
① 찬물 2400cc ~ 3200cc 잡아
천연조미료 투입하여 가열 시작
(천연조미료는 멸치, 새우 등 간 것)
보쌈이 목적이 아닌 미역국이 목적이고
하여 국물을 이용하려는 것이니
국물에 된장, 커피, 생강, 오가피, 매실, 식초 등
그간 귀에 메아리친 식재료들은 넣지 않는다.
알콜 성분 활용만으로 족하다.
② 물이 가열 되는 동안 고기는 아기 주먹 크기로 재단
③ 냉장고에 돌아 다니는 무, 파 등 있으면 큼직하게 재단
(이건 없으면 마는 거다)
④ 물 끓어 오르면 위 ②, ③의 재료들, 후추, 알콜 투입
⑤ 다시 끓어 오르면 약불로 고기가 익을 때까지 가열
⑥ 마늘은 넉넉히 다져 놓는다
⑦ 고기가 다 익을 무렵 불린 미역을 살짝 참기름에 볶는다.
⑧ 고기가 다 익으면 불은 끄지 말고 약불로 조절한 후
덩치 큰 고기, 무, 파는 건져낸다.
⑨ 고기, 무, 파 건져낸 육수에
막 볶아낸 미역, 다진 마늘 넉넉히 집어 넣고 다시 가열
미역이 끓어 오르면 완성
⑩ 건져낸 고기, 무, 파는 원하는 크기로 재단하여
필요한 양만큼 국 위에 고명으로 얹는다.
(미역국에 무, 파가 별로라면
이건 유리병에 냉장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갈아서 된장찌개 등에 활용하면 죽여줘요 ㅎㅎㅎ)
물이 끓을 때 고기를 넣을 것과
마늘을 다른 고기 때보다 넉넉히 쓸 것을 주문한다.
멸치나 다른 종류의 고기들은
찬물에서부터 들어가 육수로 탈바꿈 되지만
돈육은 끓는 지점에서 요리가 시작되어야 하는 육류다.
특유의 누린내를 피하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국물을 쓰려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인생 뭐 있나!
별의 별 미역국 다 끓여보고 먹어보고 그랬겠지.
그러나 돼지고기 미역국, 조금은 기상천외하지? ㅎㅎㅎ
기상천외란 게 뭐 꼭
써커스나 기적이나 마술에만 있으란 법 있나!
식탁에서도 얼마든지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연출이 가능한 걸.
가족을 향한 사랑과 열정이 식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가정은 원래 천국의 모형이라는 건데
우리의 가정들은 현재 정말 그러한가? ㅠㅠㅠ
◆ 돼지고기 미역국의 맛 후기
"이 미역국 이건 또 뭔데 이렇게 맛있어요?"
"알아 맞추면 용치."
"견과류 미역국?"
"ㅎㅎㅎ 견과류 다 떨어져서 여기엔 못 들어갔다."
"헐, 돼지고기 미역국이네. 와 진짜 맛있다"
"그래, 엄마 아직 살아 맛 보여줄 수 있어서 나도 좋다."
첫댓글 생소 하네요. 평생에 한번 먹어볼 일 있을지 모르겠네요.
꼭 드셔 보시길요~~ 돈육 전지는 기름기도 없는 부위입니다. 상상키 힘든 음식이 상상키 힘든 맛을 보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