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꾀다’와 ‘꼬시다’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끄는 것을 ‘꾀다’라고 한다. “대출금리를 낮춰 주겠다며 꾀어 돈을 가로챈 일당” 등처럼 쓰인다.
‘꾀다’를 대신할 수 있는 동사가 또 있다. ‘꼬이다’로 표현해도 된다.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여 돈만 가로채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와 ‘꼬이다’는 복수표준어다.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이런 유형의 복수표준어에는 ‘괴다/고이다, 쐬다/쏘이다, 죄다/조이다쬐다/쪼이다’ 등이 있다.
‘꼬드기다’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는 뜻이다. “금연한 지 두 달째인데 꼬드기지 마”처럼 사용한다.
입말에서 세를 넓힌 ‘꼬시다’는 뒤늦게 표준어가 됐다. ‘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다. 원래는 ‘고소하다’의 강원·경상·전라도 사투리였다. 이성과 사귀려고 수작을 부리다 등의 의미로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면서 2014년 표준말이 됐다.
‘꾀다’와 어감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 표준어로 추가한 경우다. “먹는 걸로 꼬시는 거야?”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꼬이다, 꼬드기다, 꼬시다’는 말맛 차이가 있으나 상대의 마음을 꾀어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끄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