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당에 가고 싶었지만 엄마의 반대로 가지 못했고, 세월이 흘러 30대 후반 시어머님 임종 후 혼자 대구 고성성당을 찾아갔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보면서 뭉클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 후 1983년 8월 15일에 루시아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성당 형님의 권유로 레지오에 입단하게 되었고, 레지오가 분가하면서 서기를 맡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남편도 레지오에 입단하였고, 단장까지 지냈습니다.
제 나이 오십대에 오랜 기간 운영하던 서점을 옮겨야 할 상황이 생겼습니다. 서점 자리를 보러 다녔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던 찰라, 차를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생소한 다사지역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새 점포들이 많았지만 주변은 벌판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하던 중 문득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루카 11,11)는 말씀이 떠올랐고 주님의 인도라 생각한 저는 그 자리에 서점을 열었습니다. 40년 서적인으로 산 인생에 돌아보면 그곳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이는 작은 불씨를 살려 크게 밝혀주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1월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본당신부님과 교우분들이 위령기도와 장례미사, 장지 수행을 함께하며 마음을 다해 기도해 주심에 감동을 받은 장남 내와가 손주, 손녀와 함께하며 세례를 받고, 아주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 저와 저의 가족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주님의 사랑이 전해져 밝고 행복한 세상이 되도록 기도드립니다.
박도자 루시아
(중리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