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금정 거쳐 동래 동헌에서 한국구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다(양산 덕계 – 동래 동헌 25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22
4월 21일(금), 바람 불고 전날보다 기온이 내려 걷기 좋은 날씨다.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굴 국밥으로 아침을 들고 오전 8시경 출발장소인 양산 덕계행정복지센터 인근의 메가 마트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이 일행을 맞는다. 2016년에 일본인들과 함께 50여일 타이완 일주걷기를 한 부산 거주 이승희 씨, 같이 걸어 친숙한 일본멤버들과 반가운 인사를 한 후 정성들여 빚은 식혜와 찹쌀떡을 돌린다. 마지막 일정에 동참한 또 한 분은 재일조선인 등산협회 회장 김재영 씨, 같은 등산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경수 씨의 안내로 부산의 친지 방문차 내한한 틈을 타 뜻깊은 행사에 합류하였다.
양산 덕계 출발에 앞서 몸 풀기하는 모습
간단한 몸 풀기 후 양산 덕계를 출발하여 최종 목적지인 부산 동래로 향하였다. 잠시 걸으니 작은 고개 넘어 양산 시계를 벗어나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들어선다. 큰 도로 벗어나 산을 낀 소로에 들어서니 근년에 개통된 경주 – 부산 간 산업도로(공식명칭 통신사로, 通信使路) 옆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 옆으로 고속철도 등 대동맥의 길들이 훤히 뚫려있다. 그 길을 21세기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일행이 사이좋게 걸어가누나.
소로를 따라 한 동안 걸으니 하천 길에 접어든다. 오전 10시 넘어 송정마을에 이르니 웅장한 규모의 홍법사 불상이 일행을 맞는다. 경내에서 잠시 휴식, 이를 살핀 사찰에서 생수를 여러 상자 제공한다. 잘 정비된 하천 따라 한참 걸으니 금정구에 접어든다. 잠시 후 부산시민의 식수를 상당부문 공급하는 회동수원지를 지나니 11시 40분에 조선통신사 옛길 걷기 일행들이 단골로 들르는 식당에 이른다. 점심 메뉴는 오리백숙.
점심 후 12시 40분에 식당을 출발하며 한국구간 마지막 출발구호(Go, Go, Let’s Go)를 외친다. 제창자는 오영란 회원, 아침과 점심 출발 때마다 여러 대원이 번갈아 구호를 제창하였다. 심중으로 행사운영에 수고가 많은 오영란 대원이 적절 하겠다 여기는 데 본인이 자원하여 구호를 힘차게 제창하누나. 말하지 않아도 하나 된 우리를 일깨는 사례가 신비롭다.
금정산 고갯길 넘어 한 시간여 걸으니 금정문화회관에 이른다. 그곳에서 쉬는 동안 전날부터 길 안내를 맡은 부산 거주의 박해용 이사 가족이 맛좋은 오렌지와 바나나, 음료와 과자 등을 한 아름 들고 온다. 아침부터 부산 입성의 먹거리가 풍성하여라.
30여분 휴식한 후 동래방향으로 향하니 조선통신사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서울-부산 오가던 옛길에 들어선다. 신호등에 자주 걸리는 것이 흠, 지하철 부산대 역에서 천변 길에 들어서 온천장역과 명륜역 지나 동래역에 이르니 천변의 옹벽에 조선통신사 행렬도가 크게 펼쳐져 있다. 마치 옛 동래부(東萊府) 입성을 환영하는 듯. 서울에서부터 조선통신사 옛길 걸어온 감회를 새기며 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행렬도에 새긴 내용을 소상히 살폈다.
동래역 천변의 옹벽에 있는 조선통신사 행렬도를 배경으로
잠시 휴식 후 동래 동헌에 도착하니 오후 3시 40분, 4시부터 동래구청이 마련한 환영행사가 열린다. 30여분간 진행된 행사는 동래구청장의 환영사, 정사의 답사, 일본대표의 인사, 부산문화재단 대표의 축사가 이어지고 기념품교환과 휘호 서명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념촬영에 이어 문화해설사의 동래 동헌에 대한 연혁 설명이 뒤따르고. 동헌의 현판은 충신당(忠信堂), 나라에 충성하고 서로간에 신의를 강조하는 뜻을 새긴다.
동래구청의 환영행사 후 기념촬영
환영행사 후 인근의 식당에서 만찬을 겸한 한국구간 종료에 즈음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구간 걷기로 일정을 마친 대원들에게 완보증서를 수여하고 행사운영에 노고가 많은 스탭들에 대한 치하와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여 부산역 부근의 숙소에 여장을 푸니 저녁 8시가 가깝다. 먼 길 무사히 걸었으니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자.
4월 1일에 서울을 출발하여 21일간 525km를 걸어 부산에 이른 대원 여러분, 수고하였습니다. 장하십니다. 내일 하루 여가를 즐기고 모레부터 한 달여 일본구간 탐사를 힘차게 시작합시다.
동래 동헌을 향한 한국구간 마지막 발걸음
* 동래 동헌 환영행사에서 전한 메시지
장준용 동래구청정의 환영사,
2007년에 통신사 파송 400주년을 기리면서 시작한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는 양국의 협력과 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동래는 천년 신비를 지닌 역사문화의 고장으로 동래읍성 역사축제를 여는 등 문화적 유산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조선통신사가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계승하는 여러분의 발걸음을 높이 평가하며 세계 평화와 한일우호증진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기 바란다.
김태호 정사의 답사,
4월 1일에 서울을 출발하여 21일 만에 525km를 걸어 동래에 이르렀다. 걷는 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를 견디고 천년 역사의 고장에 이른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주어 감사하다. 복잡 미묘한 국내외 상황에도 세계에 평화를, 한일에 우정의 기치를 내걸고 한국구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며 한 달 여 일본구간의 여정도 성공적으로 완보하기를 다짐한다.
지인이 담온 답사 장면
엔도 야스오 일본 대표의 인사,
4년의 코로나 공백을 딛고 다시 한일우정걷기에 참여하여 기쁘다. 걷는 동안 여러 곳의 환대에 감사하며 일본구간 여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힘쓰겠다. 걷는 동안 살핀 한국 산야의 아름다움도 큰 기쁨이었다. 앞으로도 좋은 여정이기를.
이미연 부산국제문화재단 대표의 축사,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부산 도착을 축하한다. 국내연고지를 두루 살피고 동래에 이르는 동안 많은 감회를 느꼈으리라 믿는다. 지난 해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등재 5년을 기리면서 조선통신사문화교류회를 결성하였다. 조선통신사의 성신교류를 대변하는 여러분의 한걸음 한걸음이 큰 의미가 있음을 새기면서 최종목적지까지 무사완보를 기원한다.
첫댓글 김태호 교수님
그 동안의 여정을 매일 밤 기다리며 잘 읽었습니다. 몸은 못갔어도 마음은 한국,일본의 님들과 쭉
함께 했네요.
며칠만이라도 참석하려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못했습니다.
일본에 가셔서도 일정에 보람과건강 우정의 골이 더 깊어
지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일본에서도 컨디션 관리 잘하셔서
무탈히 완보 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