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천상 은총만을 바라는 저희를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6,1-2ㄱ.3-8
우찌야 임금이 죽던 해에,
나는 높이 솟아오른 어좌에 앉아 계시는 주님을 뵈었는데,
그분의 옷자락이 성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2 그분 위로는 사랍들이 있는데, 저마다 날개를 여섯씩 가지고 있었다.
3 그리고 그들은 서로 주고받으며 외쳤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온 땅에 그분의 영광이 가득하다.”
4 그 외치는 소리에 문지방 바닥이 뒤흔들리고 성전은 연기로 가득 찼다.
5 나는 말하였다.
“큰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6 그러자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제단에서 타는 숯을 부집게로 집어 손에 들고 나에게 날아와,
7 그것을 내 입에 대고 말하였다.
“자, 이것이 너의 입술에 닿았으니
너의 죄는 없어지고 너의 죄악은 사라졌다.”
8 그때에 나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소리를 들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내가 아뢰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우리 모두 이렇게 선포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이렇게 믿게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1-11
1 형제 여러분, 내가 이미 전한 복음을 여러분에게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이 복음을 받아들여 그 안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2 내가 여러분에게 전한 이 복음 말씀을 굳게 지킨다면,
또 여러분이 헛되이 믿게 된 것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3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4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5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8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9 사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
10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나 그들이나, 우리 모두 이렇게 선포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이렇게 믿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두 개의 독서와 복음은 부르심과 파견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르심을 받은 이가 사명을 받아 파견되기까지 과정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초월하는 거룩함 앞에 선 인간은 죄 많은 제 모습을 깨치기 마련입니다. ‘야훼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사야는 어좌에 앉아 계신 주님의 영광을 직접 뵙고 그 거룩함 앞에서 자신의 입술이 더러움을 깨닫습니다. 예언자의 소명에서 핵심 도구인 입이 더럽다는 것은 근본적인 장애일 것입니다. 그러나 제단의 타는 숯으로 정화된 다음에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기도 전에 먼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 하고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노련한 어부 시몬은 밤샘 고기잡이에서 허탕을 칩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의 말씀대로 하여 그물이 터져 나갈 정도로 잡은 물고기 앞에서, 아니 예수님의 신적 권위 앞에서 두려움에 떨며 죄인인 자기에게서 떠나 주시기를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루카 5,10)라는 말씀으로 그를 정화하시어 새로운 임무로 부르시고, 시몬과 동료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5,11) 예수님을 따릅니다.
교회를 박해하였기에 “칠삭둥이”(1코린 15,8)로 자처하는 바오로는 열두 사도와 달리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은총으로 정화되어 “지금의 내가”(15,10)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도 부르심부터 파견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렇게 우리의 합당함이 아니라 부당함을 정화하여 응답을 준비시켜 주는 은총에 자신을 내맡깁시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
첫댓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이사야 6, 8)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 (1코린 15, 10)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