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초대형 산불이라는 재난 상황에서도,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쟁과 지진 소식에도, 지켜 인도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생명의 신비를 누리고 사는 신앙인으로서, 항상 감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감사의 기도가 머뭇거려질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나의 일상에 대한 감사와 자기만족이, 불평등한 현실에 순응하고, 불의한 현실에 눈감고 살게 될까 두렵습니다. 내가 무사하다는 것에, 나의 안전함에 대한 감사가 재난과 사고를 당한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주님 저의 이 혼란스러움과 얕은 믿음을 붙잡아 주옵소서.
이천 년 전, 율법 그 자체와 율법의 해석을 장악한 바리새파, 그 예루살렘 기득권 엘리트를 오늘 이 땅의 현실에서도 목도하고 있습니다. 법의 해석과 법의 집행을 독점한 소수 엘리트에 의해 이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주님, 그 예루살렘 기득권 엘리트를 향해 율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율법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파하신 예수님. 대한민국의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를, 대한민국의 법이 만 명에게만 평등한 것이 아니라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는 것임을, 예수님의 복음과 진리를 통해 깨닫게 하옵소서.
주님 이상중 목사님이 생명사랑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오후에는 담임목사 취임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취임예배가 있습니다. 형식적인 의식을 넘어, 우리 공동체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감동과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제, 이상중 목사님과 더불어 이루어 가는 생명사랑교회가 불의와 불평등에 눈감지 않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자기 일신상의 안전에 감사하기 이전에, 복 받은 것에 감사하기 이전에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환대와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운 이 시대에, 이상중 목사님과 더불어 이루어 가는 생명사랑교회 교우라는 것은 결코 부끄럽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