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기억.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감각의 기억이다. 세계 모든 나라에는 그 곳의 맛이 있다. 이탈리아의 피자를 비롯해서 미국의 햄버거, 인도의 카레 등 나라 고유의 음식이 있다. 모든 나라의 음식에는 그들만의 레시피가 있다. 그리고 그 레시피에 적힌대로 만들면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해도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헌데 똑같은 레시피로 요리를 해도 결코 그 맛을 낼 수 없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식이다. 요리학원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가 한식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하는데..
뭐, 대~충 손으로 떠서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이를 저울로 재서 기본적인 레시피를 만들기는 하는데 요리하는 이들이 만든 음식의 맛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재료로 같은 양을 써도 그 음식의 맛이 제각각이다. 사람마다 같은 음식을 만들어도 맛이 달라서 이를 손맛이라고 한다. 세계의 그 어떤 나라도 손맛으로 음식을 만들지는 않는다. 정해진 레시피대로 하면 그 음식맛이 다 나온다. 헌데 한국의 음식만큼은 기본적인 레시피에 손맛이 들어가야하고 만드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의 맛이 난다.
이는 우리네 어머니(여인)들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감각이다.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던 아가씨가 결혼을 해서 음식을 만들어도 어릴 적 기억의 맛을 찾아내려한다. 무엇으로..? 감각으로..
어머니가 음식을 하는 것을 보고 자라고 그 맛을 보았으니 유전적으로 그 감각을 찾아내는 것이다. 고로 음식솜씨가 좋은 어머니의 딸이라면 그 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손맛이 좋은 여인이 된다.
우리의 음식은 절대적인 레시피가 없다. 같은 재료와 양념이라도 만드는 시간대와 장소, 온도, 저장소 등에 의해 맛이 달라진다. 같은 김치라도 아침에 담근 것과 한낮에 담근 것 저녁에 담근 것의 맛이 다르다. 거기에 어디서 만드느냐가 또 맛을 결정한다. 야외에서 구워먹는 고기맛이 더 좋게 느껴지듯 만드는 장소에 따라 제각각의 맛이 난다.
온도와 습도 그리고 보관하는 방법에 따라 또 맛이 달라진다. 이는 한식의 모든 분야에 해당한다. 같은 찌개라도 어떤 물을 쓰느냐에 국물맛이 달라지고 언제 양념을 하고 간을 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식을 배울 때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냥 강제숙성시켜서 만든 빵이나 과자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머리가 좋은 것은 예로부터 감각의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감각의 기억을 물려받았고 그 여인들이 낳은 아기가 바로 우리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민족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자연숙성의 진리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았기에 특유의 감각을 지니고 있게 된 것이다.
세상 모든 나라에서 숙성된 음식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그렇다고 음식의 종류가 많은 것도 아니다. 또 음식의 종류가 적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결 같이 다 맛이 다른 개인 특유의 손맛이 작용한다. 양념을 넣고 치고 두르고 거기에다 찌고 볶아도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고로 한식의 레시피는 기본서에 불과하고 감각적인 손맛이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
우스개소리로 치킨을 만들어도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또 다른 치킨이 있다. 프랜차이즈점이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수십 가지 맛이 나는 새로운 치킨이 만들어진다. 브랜드의 독특한 맛이 한국에서 한국사람들로 인해 그 독특한 맛이 더해져서 간장, 마늘, 구운, 매운 등등 수십 가지가 만들어져 버린다.
이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있는 유전적 감각의 기억이 손끝을 타고 나오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창조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사람은 창조성은 부족하다. 그러나 창조된 것을 발달시키는 감각이 한국사람들에게는 있다. 제일 좋은 맛과 제일 좋은 물건을 만드는데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다.
동북아 삼국(중국, 일본, 한국)을 잘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창조력도 없고 창의력도 없다. 잘 만들지도 못하고 가짜가 많다. 그래서 짝퉁천국이다. 일본은 잘 만들기는 하지만 발달시키는 감각이 무디다. 때문에 기술자(장인)는 많지만 시대에 뒤떨어진다. 그것이 현실로 보이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창조물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한번 만들기 시작하면 개발에 개발을 더해서 세계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낸다. 이는 우리네 어머니들에게서 물려 받은 특유의 감각력 때문이다. 우리는 저절로 감각의 기억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것이고 세계를 감각의 기억으로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게 신(자연)이 우리에게 준 과제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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