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버핏은 ‘덕후’ 됐는데…트럼프만 안 쓴 ‘하얀산’ 비밀
브랜드로 본 세계
관심
넉 달 전, 북한발 사진 한 장에 저도 몰래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이었는데, 테이블에 떡하니 몽블랑 엠블럼이 각인된 케이스가 놓여 있더군요. 노동신문이 엠블럼도 가리지 않은 사진을 버젓이 실어, 몽블랑을 광고하는 듯 보이더군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방문록을 작성하는 모습. 노동신문=뉴스1
사실 뜻하지 않게 ‘홍보대사’가 된 이들이 꽤 있어요.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짜증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모습, 기억나시나요? 즉위 선언문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책상 위 펜통을 치우라고 손을 휘저었죠. 그때 책상에 있던 펜은 일본 파이롯트였고, 찰스 3세가 재킷 안주머니에서 꺼내 서명한 만년필이 몽블랑이었거든요.
이쯤 되니 궁금함이 커집니다. 몽블랑은 뭐가 달라, 무슨 재주가 있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순간 등장하게 됐을까요.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워런 버핏, 달라이 라마 등등 세계적인 권력자·부호·명사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더불어 독일에서 태어난 브랜드에 왜 ‘몽블랑(Montblanc)’이란 프랑스어 이름이 붙었는지, 볼펜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을 뻔한 위기에서 어떻게 명품 반열에 올라섰는지도 알고 싶었고요.
취재 중 기대 못했던 정보도 얻었답니다. 올해 몽블랑 히트작 ‘마이스터스튁’이 나온 지 100주년이라 기념 한정판을 기대하며 ‘실탄’을 모으고 있는 애호가가 제법 된다던데요. 몽블랑 관계자에게 진위를 물어봤답니다. 내친 김에 ‘무소유’를 설파했던 법정 스님과 몽블랑의 인연 등 국내외 만년필 애호가들의 이야기도 담았고요.
수작업으로 제작 중인 몽블랑 만년필. 사진 몽블랑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려 합니다. 이문열 작가는 몽블랑 볼펜을 주인공 삼은 소설 『오디세이아 서울』을 낸 적 있죠. 저는 몽블랑이 태어나 세계를 부유한 모습을 담아 ‘몽블랑 오디세이아’를 들려드릴게요. 저처럼 사용법을 몰라 선물받은 귀한 만년필을 서랍 한구석에 방치했던 분을 위한 팁도 드립니다.
📃목차
◦‘적과 흑’→‘하얀 산’…독일산에 왜 프랑스어?
◦“20달러 이하는 중단”…담배회사가 키운 명품
◦한정판의 끝판왕…헤밍웨이에서 나루토까지
◦전자문서 시대, 그래도 덕후는 건재하다
📌[500자 더]만년필 서명, 언제부터?
📌[500자 더]부총리가 직원에 빌린 펜?
📌[200자 더]세상에서 가장 비싼 펜은
📌[600자 더]만년필 펜촉은 위로 향하게 두세요
📌[600자 더]트럼프와 사인펜, 샤피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