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진달래과 진달래속에 속하는 식물. 낙엽관목 나무로, 연분홍색의 꽃을 핀다. 가까운 종인 진달래와 달리 꽃에 독이 있어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개꽃이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진달래(진한 달래)보다 꽃 색깔이 연해 연달래(연한 달래)라고도 한다.
철쭉은 진달래과 식물 중 가장 아름답고 기품있는 꽃을 자랑한다. 진달래가 여리여리하고 외로움을 타는 소녀 느낌이라면, 철쭉은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인의 느낌이고, 산철쭉은 열정적이면서 생기 넘치는 청춘의 느낌을 준다.
2. 이름
언어별 명칭
영어 Royal azalea
한국어 철쭉
중국어 踯躅zhízhú
일본어 躑躅つつじ
한국이 원산지인 꽃으로서 한국의 모든 지역에서 자라며 예로부터 연달래, 함박꽃, 개꽃나무 등으로 불렸다. 현재도 방언에 따라 이렇게 불린다. 현대에 들어 이름을 통일하면서 중국에서 드물게 쓰이는 한자명인 철쭉으로 정해졌다. 철쭉이란 이름은 한자어 척촉(躑躅)이 구개음화되어 변형된 것이다. 척촉(躑躅)이란 한자어는 '머뭇거리다', '배치작거리다'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양이 이 꽃을 먹으면 죽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비틀거린다는 뜻이다. 중국어로는 표준중국어 기준 해당 발음에서 크게 떨어진 즈주(zhízhú)라고 발음하며 일본어로는 같은 한자를 쓰면서 발음은 쓰쓰지(つつじ)라고 한다.
정작 현대 중국에서는 철쭉(躑躅)으로 쓰지 않고, 진달래와 철쭉을 구별하지 않고 '두견화(杜鹃花)'라고 부른다. 아울러 일본에서 철쭉은 진달래과(ツツジ科)'로 분류되며, 보통 철쭉은 진달래와 똑같이 쓰쓰지(つつじ)로 퉁쳐서 말하고는 하나, 진달래의 정식명칭은 가라무라사키쓰쓰지(カラムラサキツツジ: 唐紫躑躅), 철쭉의 정식명칭은 구로후네쓰쓰지(クロフネツツジ: 黒船躑躅)라고 한다.
원산지뿐만 아니라 학명에 기초가 된 최초 표본도 한국에서 나왔다. 철쭉의 학명인 Rhododendron schlippenbachii는 러시아 해군 장교 바론 알렉산더 폰 슐리펜백(Baron Alexander von Schlippenback, 1828-?)이 1854년 조선의 동해안에서 철쭉을 발견하고 표본을 채취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1871년 러시아 식물학자 카를 막시모비치(Karl Maximovich, 1827-1891)가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따라서 굳이 한자어 이름인 철쭉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순수 우리말[7]로 바꾸자는 학자들도 더러 존재한다.
3. 특징[편집]
자생지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에 있는 수종이므로 철쭉의 영어 일반명이 Korean Azalea일 것 같지만 그게 아니고 서양에서는 모두 Royal Azalea(진달래과의 제왕)라고 부른다. 철쭉은 꽃이 크고 은은한 향기에 수수한 연분홍 색상에다가 잎과 수형마저도 더할 나위 없이 품위 있는 자태를 지녀 서양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이에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도 '진달래의 여왕(ツツジの女王)'이라고 부를 정도다. (참고로 Korean Azalea라고 하면 우리 고유종 산철쭉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소백산 연화봉에 있는 철쭉 자생지가 가장 크며, 이외에 지리산, 태백산, 설악산, 오대산, 팔공산 등 해발 5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견된다. 철쭉은 띄엄 띄엄 자생하기 때문에 압도적이지 않지만 은은하고 기품이 있어서, 유학자로 이름 높은 퇴계 이황조차 풍기군수 시절 소백산에 올라 "(철쭉)꽃이 한창 무르익어 화사하게 흐드러져 마치 비단 장막 사이를 거니는 듯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유명한 철쭉 축제(황매산·바래봉 등)에 있는 꽃들은 대부분 철쭉이 아닌 산철쭉이다. 산철쭉은 색깔이 붉고 모여 피어서 산 전체를 뒤덮어 압도하는 맛이 있기 때문에 축제에서는 산철쭉이 훨씬 더 사람들을 끌어모으긴 한다. 그래서 철쭉 대신 산철쭉으로 축제를 하는 것이긴 하지만, 철쭉과 산철쭉은 엄연히 다른 종이기 때문에 축제 이름을 '산철쭉 축제'라고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산철쭉이 철쭉보다 덜 예쁘다는 것은 아니며, 산철쭉과 철쭉 모두 우리 고유종이다.
철쭉은 봄이 지나감에 따라 잎이 무성해지고 꽃이 하나둘씩 떨어지면서, 연분홍색 꽃에서 점차 색이 빠져 붉은기가 조금씩 사라진다. 위 사진은 꽃이 피고(왼쪽) 10일이 지난 뒤(오른쪽)의 색 변화.
꽃말은 '자제', '사랑의 즐거움'이다.
보통 벚꽃이 점점 지고 있을 때, 철쭉이 피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3.1. 독성
철쭉과 산철쭉은 진달래와 달리 독성이 있어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연분홍색인 철쭉과 진분홍색인 진달래는 잘 구분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산철쭉과 진달래는 둘 다 진분홍색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해서 먹고는 심한 배탈과 구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잎이 없이 꽃만 피었으면 진달래, 잎과 꽃이 함께 있으면 산철쭉이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배탈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철쭉(산철쭉)의 독성은 애벌레로부터 꽃을 방어하기 위해 분비하는 그라야노톡신(Grayanotoxin)이라는 독소로 인한 것인데, 신경 세포의 열려있는 나트륨 통로에 달라붙어 탈분극(dipolarization)을 유도해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독이다. 물론 그라야노톡신은 치사율이 낮고 철쭉에 미량 들어가 있어서 먹는다고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한 철쭉에 알러지 반응이 있는 사람은 접촉만으로도 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꽃가루도 독성이 좀 있어 알러지를 일으킨다고 한다.
진달래과는 서양에서 말과 고양이 같은 일부 동물들에게 강한 독성 반응을 일으킨다고 하는 속설이 있다. 중국에서는 양이 진달래과를 먹으면 죽는다는 속설이 있다.
4. 산철쭉
철쭉은 연분홍색 꽃이지만, 산철쭉은 진분홍색 꽃이다. 진달래와 산철쭉은 둘 다 진분홍색이므로 헷갈릴 수 있는데, 잎이 없이 꽃만 피었으면 진달래, 잎과 꽃이 함께 있으면 산철쭉이다.
왼쪽에서부터 차례대로 진달래, 철쭉, 산철쭉. 철쭉은 홀로 연분홍으로 색깔로 구분되고, 진달래와 철쭉은 잎의 유무로 구분한다.
산철쭉은 빽빽하게 모여 필 수 있는 꽃이고, 철쭉은 산철쭉보다는 드문드문 떨어져서 군락을 이루기 때문에, 보통 철쭉 축제라고 하면 산철쭉으로 해서 많이 열린다. 물론 산철쭉이든 철쭉이든 모두 우리 고유종이다.
산철쭉과 비슷하지만 우리가 보통 정원이나 도로변에서 보는 철쭉은 일본에서 품종개량한 원예종으로 영산홍이라고 부른다. 공원이나 화단에서 꽃이 작으면서 화려한 색깔을 뽐내고 있으면 그게 영산홍이다. 산철쭉과 구분법은 산철쭉은 수술의 수가 8~10개이지만 영산홍은 5~6개이다. 사진은 우리나라 도로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영산홍.
5. 철쭉제
우리나라 3대 철쭉제로 바래봉 철쭉제, 황매산 철쭉제, 소백산 철쭉제가 꼽힌다. (사진은 바래봉의 산철쭉) 국내에서 개최되는 철쭉제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관악산 철쭉제
대운산 철쭉제(울산 울주)
두위봉 철쭉제(강원 정선)
바래봉 철쭉제(전북 남원)
봉화산 철쭉제(전북 남원)
소백산 철쭉제(경북 영주 / 충북 단양)
안양산 철쭉제(전남 화순)
일림산 철쭉제(전남 보성)
제암산 철쭉제(전남 장흥)
천성산 철쭉제(경남 양산)
태백산 철쭉제(강원 태백)
형제봉 철쭉제(경남 하동)
황매산 철쭉제(경남 산청, 합천)
비음산 철쭉제(경남 창원)
군포시 철쭉 축제(경기 군포)
청계산 철쭉 축제(경기 성남)
이 중 대부분이 산철쭉으로 축제를 열며, 철쭉으로 축제를 여는 곳은 소백산 철쭉제, 두위봉 철쭉제 등 극소수이다.
6. 여담
국내 최고령 철쭉이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에 있다. 수령은 550년이나 된다. 퇴계 이황이 철쭉에 관한 이야기인 『유소백산록』을 지었을 때도 살아 있던 철쭉이다. 철쭉은 한국이 원산지이므로 국내 최고령이 세계 최고령이라고 봐도 된다.
여러 지역의 시화이자 군화이다. 광주광역시, 성남시, 의정부시, 순천시, 용인시, 군포시의 시화이고, 완주군의 군화이다. 성남시의 로고 성남시 CI도 철쭉에서 따왔다.
많은 학교의 교화로 쓰인다.
리얼 군대 드라마 《푸른거탑》에선 부대에 단수가 돼 화장실을 못 쓰게 되자 병사들이 인근 야산에다 볼일을 해결했고 그 기름진 땅 덕에 한겨울인 데도 철쭉이 피었다.
《삼국유사》에서 해가의 주인공인 수로 부인이 절벽에 피어있는 철쭉을 보고 반해 누가 저 철쭉을 가져다줄 수 없느냐고 물었으나 아무도 나서지 못했다. 그때 지나가던 노인이 그 꽃을 꺾어다가 수로 부인에게 주고 〈헌화가〉를 지어 바쳤다고 한다.
《파 크라이 3》에서 채집 가능한 식물 중 하나로 등장한다. 게임 내에서는 적을 벽 뒤에서도 보거나, 화상을 입지 않는 주사를 제조할 때 쓰이는데, 당연하지만 실제 철쭉에 이런 효능은 없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다르나서스에서 상인들이 파는 '야생 철쭉 떡'이 있다. 그러나 원문은 'wild ricecake'로 철쭉이라는 의미는 없다.
차학연이 머리에 철쭉을 꽂고 찍은 졸업 사진이 일명 철쭉소년이란 짤로 돌아다니고 있다. 이 덕에 '철쭉'이라는 별명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