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구경 재미있어요.
오일장에 가면 산 닭을 파는 아주머님이 계십니다. 병아리에서 중닭으로 커가는 녀석을 팔거나, 이미 알을 낳고 있는 닭도 팝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 큰 닭은 달걀을 낳다가 덜 낳는 녀석들을 골라서 판다는 말도 들렸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중닭을 사다가 닭 운동장에 풀어 놓고 키워서 알과 고기를 공급받기에 늙은 닭과는 거리가 멉니다.
작년에 40마리 사다가 키운 닭이 이제 7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멍구가 사냥해 버리거나 자오쉼터 가족들 닭볶음탕과 삼계탕으로 사용되어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봄이 되니 닭을 사다가 닭장에 넣어야겠다며 장날에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남양장은 1일과 6일입니다. 사강장은 2일과 7일입니다.
점심을 먹고 차에 휠체어를 싣게 하고 아내와 삼촌들 5명이 장구경을 갑니다. 마트에서 청소도구를 사야 하기에 마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합니다. 골목을 지나서 남양장이 서는 뒷길로 들어섰습니다. 한낮 온도는 장구경 하기 좋을 정도로 포근했습니다. 우리 삼촌들은 저와 함께 나가면 행복해합니다. 항상 간식을 사 주기 때문입니다. 닭을 팔던 아주머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삼촌들이 직접 돈을 들고 물건을 사고 결재하고 잔돈까지 받는 교육을 하게 됩니다. 좌판을 펼치고 다양한 생필품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 부부가 정답게 앉아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중년의 부부, 지나는 손님에게 자기 물품을 홍보하는 할머니, 대부분 노부부이거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좌판을 벌이고 계십니다.
꽈배기 집 앞에서 삼촌들의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석천 삼촌이 먼저 물건을 주문하고 계산해야 합니다. 7명이라며 도넛과 꽈배기를 주문합니다. 주인 아주머님이 종이컵에 한 개씩 담아 줍니다. 맛있게 먹고, 얼마냐 물어보고 돈을 내밀고 잔돈까지 받습니다. 조금 더 가니 어묵을 파는 곳이 있습니다. 꼬치 어묵 한 개씩 먹었는데 한 개에 천 원이라기에 놀랐습니다. 삼촌들이 순서대로 얼마냐고 묻고 돈을 주고 거스름돈을 받는 교육을 합니다. 이번에는 종경 삼촌이 해 봅니다. 약국에 들러서 약을 타오고 다시 시장으로 들어섭니다. 양 선생님이 간식으로 꽈배기 사지 말고 돼지 족발을 사 오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미니 족발을 다섯 팩 사고 서경 삼촌이 카드로 결제하는 법을 배웁니다.
다시 주차장을 향해 갑니다. 모종을 파는 권사님과 반가운 인사를 합니다. 모종을 살 일이 있으면 일부러 할머니 권사님께 가서 조금 비싸더라도 팔아 줍니다. 20년이 넘은 정 때문입니다. 할머니 권사님이 중년일 때부터 장사했었습니다. 차가 올 때는 멈추고 차가 오지 않으면 걷습니다. 수제 어묵을 만들어 파는 아저씨가 보입니다. 장구경 올 때마다 들리는 곳입니다. 반가움이 앞섭니다. 매운 꼬치 한 개씩 먹습니다. 규호 삼촌이 결제합니다. 닭 파는 아주머니 안부를 물으니 다음 장부터나 나오지 않을까요? 하십니다. 아직 날씨가 덜 풀렸나 봅니다. 눈에 보이는 꼬막. 1kg에 9천 원이랍니다. 3kg을 삽니다. 울림 삼촌이 결제합니다. 마침 물미역이 보입니다. 물미역도 한 상자 샀습니다. 이번에는 서경 삼촌이 결제해 봅니다. 양손에 가득 비닐봉지가 들렸지만, 행복한 삼촌들입니다.
중간에 화장실 문제로 약간 소동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다반사라 익숙합니다. 자오쉼터에 도착하니 웃으면서 화장실로 달려가는 삼촌들입니다. 행복입니다. 내일은 사강장인데 오후에 다른 삼촌들 모시고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